[폴앤톡] 학생인권조례 ‘재폐지’ 강행에 교육감 재의 요구…여러분의 생각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관련 재의요구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서울시의회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재의결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하면서, 학생 인권과 교권의 균형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정면충돌했다. 조례의 존치와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학생을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가’와 ‘교사를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번지며 교육 현장 전반을 흔들고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5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 입장과 대응 계획을 밝혔다. 정 교육감은 이번 폐지 의결을 “교육공동체 모두의 인권 후퇴”로 규정하고 “학생의 기본권 보호 체계를 전면 해체하는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 공동체를 편 가르는 나쁜 결정”이라며 학교 현장에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도 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성별, 종교, 출신, 언어, 장애,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다. 체벌과 따돌림, 집단 괴롭힘, 성폭력 등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와 학교의 예방 책임도 담고 있다. 교육청은 이 조례가 학교를 ‘권리의 사각지대’로 두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선이며, 학생을 보호하는 장치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다고 본다.
교육청은 폐지조례안이 학생인권교육센터와 학생인권옹호관 등 관련 기능까지 없애 학생 인권 침해 구제·증진 체계를 약화한다고 본다. 인권 침해를 상담하고 조사·조정하는 체계가 흔들리면,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차별 문제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한다. 지방의회가 조례로 행정기구를 폐지하는 방식이 교육감의 조직편성권과 교육행정기구 설치 권한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 교육감은 “객관적 근거 없이 학생인권조례를 교권 침해나 학력 저하의 원인으로 단정하는 건 일방 주장”이라고도 했다. 교육청은 과거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의 조화를 위해 조례를 보완하는 개정안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지만, 충분한 심사나 공론화 없이 폐지로 직행했다는 점도 문제로 보고 있다.
반면 조례 폐지를 요구해온 쪽은 학생인권조례가 생활지도와 훈육을 위축시키고 교권을 약화시켰다고 본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의 지도 행위가 ‘인권 침해’로 비화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교사들이 문제 상황에 적극 개입하기 어렵게 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차별받지 않을 권리, 사생활의 자유 같은 조항이 현장에서 악용돼 교사가 학생 지도에 손을 대는 순간 분쟁이 발생하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교사 개인이 책임을 떠안는 상황이 반복되면, 생활지도는 위축되고 교실 질서는 약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폐지론자들은 학생의 기본권은 이미 헌법과 상위 법령에 규정돼 있어 별도 조례가 불필요하다고도 본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학생 권리의 확장이 아니라 ‘교권 보호의 구체화’라는 주장이다.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분리 조치와 법률 지원이 가능해야 하고,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뒤따른다. 학생 인권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권리만 있고 책임이 약하다’는 현장의 체감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쟁점은 이제 조례의 존폐를 넘어, 학교 규율의 설계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학생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되,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현장에서는 “인권과 교권은 대립 항목이 아니라 함께 설계해야 할 두 축”이라는 주장과 “그동안 균형이 무너져 교권이 희생됐다”는 주장이 맞선다. 조례의 문구가 어떤 해석으로 현장에 내려오는지, 분쟁이 생겼을 때 누가 어떤 절차로 판단하는지에 따라 체감은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표결과 법적 다툼이 남긴 비용도 적지 않다. 조례가 ‘폐지되는 듯하다가 다시 효력이 살아나는’ 과정이 이어지면, 학교 현장에서는 기준이 흔들리고 혼란이 누적된다. 교사는 지도 기준을 확신하기 어렵고, 학생은 자신의 권리 보호 장치가 유지되는지 불안해질 수 있다. 학부모 역시 학교의 규정과 대응 방식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갈등의 당사자로 끌려들 가능성이 커진다. 조례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정작 학생 안전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논의는 뒤로 밀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법을 둘러싼 관점도 갈린다. 교육청은 조례를 유지하되 교권 보호와 학생 책무성을 강화하는 보완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반면 폐지론은 ‘조례 체계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교실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줄이려면, 생활지도 기준을 명확히 하고 분쟁 조정 절차를 정비하는 등 제도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은 공통으로 제기된다. 말로는 ‘균형’을 말하면서도, 그 균형이 어떤 규칙과 지원으로 구현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논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회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재의결한 가운데 여러분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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