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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CPR] “국장 떠나야 되는지 하루에도 수십 번 고민”…주주들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

▷경영진의 부조리로 인한 거래정지·상장폐지로 2년 넘게 자산 동결
▷“정당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입력 : 2025.03.27 15:00 수정 : 2025.03.28 09:41
[STOCK CPR] “국장 떠나야 되는지 하루에도 수십 번 고민”…주주들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 (일러스트=DALLㆍE)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주식은 부동산과 함께 자산 증식 수단으로 오랜 기간 각광받고 있다하지만 국내 주식 시장에 일부 기업의 부조리로 인한 거래정지·상장폐지로 피해를 입는 투자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이에 위즈경제는 억울하게 피해를 받은 주주들의 목소리를 듣고향후 발생 가능한 투자 리스크를 사전에 경고하여 건전한 주식 시장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편집자주)


한국 주식시장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전자기기 제조업체 종사하고 있는 50대 직장인 유 모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그는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국내 주식시장에 활발히 참여해온 투자자이자, 적극적인 주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시련은 어느 날 불쑥 찾아왔다.

 

지난 2023년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이화전기, 이트론 이아이디 등 3사가 거래정지 되면서, 그는 장장 2년 넘는 시간동안 졸지에 피해 주주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거래정지 상태를 유지하던 이화그룹 계열사 3(이화전기, 이트론 이아이디)의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그는 또 한 번 깊은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유 씨는 이화그룹 1차 거래정지 이후 거래재개가 이뤄졌을 때 투자를 진행했는데, 당시에는 사측에게 제기된 문제를 모두 소명했을 것이라고 믿었기에 투자를 결심했다라며 이화전기에 300-500만 원 정도 투자를 했으며,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가지고 내린 결정이 이렇게 큰 고통으로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유 씨는 많은 사람들이 자산증식의 기회를 얻기 위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본인의 판단에 따라 수익이 될 수도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다라며 하지만 투자자의 잘못이 아닌 경영진의 부조리로 인한 거래정지·상장폐지로 인해 투자자 및 주주들의 재산을 동결시킨다는 거에 대해 억울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화그룹에 투자한 주주들은 수 천억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은 주주 입장에서 큰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며 기업의 유망한 미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 모든 이들의 자산이 거래정지·상장폐지를 통해 회사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현실에 한국 주식시장은 건강하게 운영되는 투자의 장이 아닌 사행성 도박판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라고 했다.

 

아울러 유 씨는 이화그룹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졌으며, 국내 보다는 해외 기업에 투자를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유 씨는 앞선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시장은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라며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해외로 나가야된다는 말이 비일비재하게 나오는데, 저 역시 한국 시장을 떠나야 되나라는 고민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발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확산 중인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문구가 단순한 푸념이나 비관론을 넘어 개인 투자자와 주주들의 투자 성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자금의 해외 유출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자금 이탈 추세가 단 한 사람의 사례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공개한 ‘2024년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에 따르면 순대외금융자산은 2024년 말 1 1023억 달러로 전년말(8103억 달러) 대비 2920억 달러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으로 해당 수치가 플러스일 경우,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 갖고 있는 금융자산이 외국인이 국내에 갖고 있는 금융자산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방증인 동시에 국내 자본이 점차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징후로도 볼 수 있다.

 

유 씨는 한국 주식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당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유 씨는 이화그룹의 거래정지·상장폐지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주연대가 사측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시도했지만, 사측은 이를 계속해서 거부해왔다라며 그 결과, 회사의 정상화를 믿어왔던 주주들은 극심한 무력감에 빠졌고, 이제는 희망조차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 투자를 하다보면 손실이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며 다만, 일부 사람들의 부조리한 행동으로 인해 주주나 투자자가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는 건전한 투자 환경이 구축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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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토론의 장이되야한다는 말씀 공감하며 중증발달장애인의 또다른 자립주택의 허상을 깨닫고 안전한 거주시설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추구하여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할수있도록 거주시설어 선진화에 힘을 쏟을때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돌봄인력충원과 시설선진화에 국가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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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 되야합니다. 이를위해 전문인력이 배치되고, 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보호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거주시설을 개선하고 지원 되이야 가족도 지역사회에서도 안심할 수 있게 정책개발 및 지원 해야 한다는 김미애의원의 말씀에 감동받고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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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발달장애인의 주거선택권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바랍니다. 탈시설을 주장하시는 의원님들 시설이란 인권을 빼앗는 곳이라는 선입관과 잘못된 이해를 부추기지 마세요. 중중발달장애인을 위해 노화된 시설을 개선해 주세요. 또, 그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폐쇄한다는 등 위협을 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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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멀리 있어서 유트브로 시청했는데 시설장애인 부모로 장애인들이 시설이든 지역이든 가정이든 온전히 사회인으로 살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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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개념에 대해 페터 슈미트 카리타스 빈 총괄본부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게재된 탈시설화는 무조건적인 시설 폐쇄를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주거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거주 서비스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도전적 행동이 있는 경우, 자립 지원이 필요한 경우 등 여러 거주 서비스 필요성에 의해 장기요양형 거주 시설부터 지역사회 내 자립홈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거주시설에서의 자립생활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6

장애인도 자기 삶을 결정하고 선택 할 귄리가 있습니다. 누가 그들의 삶을 대신 결정합니까? 시설에서 사느냐 지역사회에서 사느냐가 중요 한게 아니고 살고 싶은데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살아야합니다. 개인의 선택과 의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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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거주시설에서의 생활은 원가정을 떠나 공동체로의 자립을 한 것입니다. 거주시설은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시설안과 밖에서 너무도 다양하게 활동합니다. 원가정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운 좁은 임대주택에서의 삶과 다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야 말로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성이 향상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곳 입니다.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이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아가기란 주변의 민원과 벌래 보듯한 따가운 시선 그리고 돌발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늙고 힘없는 부모나 활동지원사는 대처할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심지어 경찰에 부탁을 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 입니다. 그러나 거주시설은 가장 전문성이 있는 종사자들의 사명과 사랑이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을 웃게 만들고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안봐도 되고 외부활동도 단체가 움직이니 그만큼 보호 받을수 있습니다 . 예로 활동지원사가 최중증발달장애인을 하루 돌보고는 줄행랑을 쳤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