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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플러스] 참여자 10명 중 8명, “은행권 과점체제로 피해 입었다”

▷ 은행권, 통신업계의 과점체제가 부당하다고 여기는 참여자 많아
▷ 통신업계의 '30GB 데이터 제공'도 불만족스러워

입력 : 2023.03.10 11:00 수정 : 2023.04.11 13:46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위즈경제가 ‘시중 5대 은행과 이통 3사, 독점의 대명사?’란 제목으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은행권과 통신사들의 과점체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참여자가 각각 80.4%, 69.8%로 나타났습니다.

 

참여자들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우리나라 은행권과 통신업계의 구조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셈입니다. 이번 ‘폴앤톡’은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9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총 97명이 참여했습니다. 

 


 

 

먼저, ‘소비자의 입장에서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란 질문에 참여자의 80.4%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매우 그렇다’가 47.4%, ‘그렇다’가 33%였는데요. ‘보통이다’는 11.3%, ‘그렇지 않다’가 5.2%, ‘전혀 그렇지 않다’는 3.1%로 나타났습니다.

 

은행권의 과점체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참여자 비율이 그렇지 않은 참여자에 비해 현저히 적은 셈입니다.

 

이와 관련, 참여자 A는 “IMF를 기억해야 한다. 시민과 소비자, 직원들을 볼모로 공적기금이 은행을 살리는데 사용되었다”며, “은행은 기업이기도 하나 공공성의 측면도 있다. 완전 사기업으로만 인식되고 싶다면 해외은행에게 시장을 완전 개방하라”고 주장했습니다.은

 

행이 힘들 때 정부가 나서서 도왔으니, 마찬가지로 사회가 힘들 때 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공공성’을 강조한 셈입니다. 

 

참여자 B는 5대 시중은행의 권위적인 모습을 지적하며 현 은행권의 구조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1금융 메이저 은행에서 대출 한 번 받으려면 신용등급을 조회한다. 이 신용등급이 대출조회나 카드 발급하면 무슨 범죄를 저지른 양 빨간 줄이 그어진다”며, “메이저 은행에서 퇴짜를 맞으면 이자부담이 큰 2금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개인과 기업의 신용등급을 공유하고 같은 잣대로 들이대는 현재의 구조적 결함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만큼, 대출 시장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주요 은행들이 행사하는 영향력이 크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로, ‘은행권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묻자, 참여자의 79.4%가 ‘문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고금리 상황 속 공공재인 은행이 사회에 아무런 공헌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건데요. 정부가 아닌, 은행이라는 ‘기업’이 벌어들인 이득으로 향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참여자는 14.4%, ‘잘 모르겠다’는 6.2%에 그쳤습니다.

 



 

 

세 번째로 ‘금융당국은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 확대나 핀테크 업체의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방안이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나요?’란 질문에, 참여자의 47.9%가 ‘보통이다’라고 응답했습니다.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한 참여자가 각각 6.3%, 25%였으며,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가 15.6%, 5.2%로 나타났습니다. 

 



 

 

네 번째로는 통신업계의 과점체제에 물어보았습니다. ‘SK텔레콤, KT, LG 등 이통3사의 과점체제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질문에 참여자의 69.8%가 ‘그렇다’라고 응답했습니다.

 

‘매우 그렇다’가 45.8%, ‘그렇다’가 24%였는데요.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참여자는 19.8%,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가 각각 8.3%, 2.1%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통 3사는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라”는 대통령 발언에 오는 3월 데이터 30GB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란 질문에 참여자의 68.6%가 ‘불만족스럽다’고 여겼습니다. ‘보통이다’는 26%, ‘만족스럽다’는 불과 5.2%에 그쳤는데요.

 

통신업계의 선심성 정책에 대해 위고라 참여자 대다수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표했습니다. “푼돈으로 애들 용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30GB를 3월 안에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건 장난이냐”,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이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가”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은행권과 통신업계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많은 이득을 향유한 건 사실입니다. 비대면 문화에 고금리까지 겹치다 보니 경영난에 시달리는 다른 산업군과 달리 호화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었는데요. 여기에 정부의 허락 없이는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특성상, 은행권과 통신업계는 과점체제라는 든든한 성벽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돈잔치’라는 강력한 어조를 써서 이들을 비판한 데에는 그 이유가 있는 셈인데요.

 

한 위고라 참여자가 “공정한 경쟁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글로벌 은행과 해외 통신사를 들어오게 하는 건 어떨까”라고 이야기했듯, 정부는 은행권과 통신업계의 과점체제를 깨기 위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전했습니다.

 

핀테크 업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업무를 확대하거나 제4의 이동통신사를 내놓는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해결 방법들이 은행권과 통신업계의 오랜 과점체제를 깨부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이 정책이 논의된다는 사실 자체가 은행권과 통신업계에 경고장처럼 보여진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습니다. 

 

반대로 은행권과 통신업계의 입장에선 평소에 행실을 톺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이 ‘공공재’라는 성격에 부합하게 사회환원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런 면에서 은행권과 통신업계가 성급하게 ‘10조 지원책’이나 ‘30GB 데이터 무료 지급’을 내놓은 건 ‘선심성’이 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적이 나오자마자 이런 정책이 나온 건 물론, 정책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하는 소비자들도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은행권과 통신업계가 평소에 여러모로 준비를 해두었다면, 이번처럼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는 적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호황을 누린 은행권과 통신업계가 현실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외면하는 건 다소 부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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