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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동안 잡힌 마약 범죄자 5,702명... 외국인들 중에선 태국인이 제일 많아

▷ 지난해 국내 검거된 마약 사범 12,387명... 전년보다 16.6% ↑
▷ 외국인 마약사범도 늘어... 태국인이 355명으로 절반 가량 차지

입력 : 2023.01.30 11:00
5개월 동안 잡힌 마약 범죄자 5,702명... 외국인들 중에선 태국인이 제일 많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지난 5개월간 우리나라에서 잡힌 마약 사범은 5,70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8.2%(1,5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검거 인원 역시 12,387명으로 전년보다 16.6%(1,761) 늘어났는데, 이는 역대 최다 규모입니다. 마약청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별명도 점차 퇴색되어 가는 듯합니다.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 사범은 주로 클럽(42.9%)에서 발견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유흥업소(26.3%), 노래방(15.9%) 등의 순이었는데요.

 

특히, 파티룸을 빌려 마악류를 집단으로 투약하는 신종 사례가 나타나는가 하면, 인터넷과 SNS 등으로 마약류 불법 유통이 증가했습니다.

 

마약 사범들은 공권력의 단속을 피하고자 다크웹, 가상자산을 통로로 이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번 단속 기간 중 다크웹, 가상자산을 이용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총 533명으로, 저년 동기 대비 19% 늘었습니다.

 

★지난 5개월간 국내에서 압수된 마약

필로폰 16.7kg, 대마초 24.4kg, 양귀비 34,009, 야바 82,453, 엑스터시 5,238, JWH-018 4,-063g

→ 범죄수익금 52억만 원

 

눈 여겨볼 만한 부분은 국내에서 외국인 마약류 사범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적발된 외국인 마약사범 비율이 전체의 15.2%(866)으로,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오름세에 있습니다.

 

2018년에 적발된 외국인 마약류 사범이 596, 지난해가 1,757명으로 무려 3배 가량 늘었는데요. 최근 공단 등 외국인 밀집 지역 주변 노동자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자국민들끼리 모여 공동 투약하는 사례가 수사당국에 의해 다수 적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적발된 외국인 마약 사범들을 국가 별로 분류해보면, 태국이 355(41%)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 다음으로 중국이 237(27.4%), 베트남(179, 20.7%), 우즈베키스탄(141.6%) 등의 순이었는데요.

 

태국인 마약 사범의 경우 경기도 김포에서 필로폰을 공급, 투약한 33명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태국인 마약 사범이 비교적 다수 발견되는 이유는 이들의 고향인 태국의 마약 규제가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2001년 태국은 마약을 잡기 위해 앞장서던 나라 중 한 곳이었습니다. 당시 탁신 친나왓 태국 총리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 사범들을 엄하게 다스렸습니다.

 

사형을 비롯해 무기징역 등 강도 높은 수준의 처벌이 태국에서 시행되면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이러한 추세에 동참한 바 있습니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는 관광객조차도 소량의 마약을 소유하고 있었다면 처벌을 피하기가 힘들었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6, 태국에선 돌연 대마를 합법화했습니다. 아누틴 차른비라쿨 현 태국 공정보건부 장관이 의료 및 요리 용도의대마초 합법화를 대대적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대마초 산업을 통한 경제적 효과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 였는데요.

 

나름의 순기능을 지향한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는 부작용도 함께 유발했습니다. 현재 태국에서 대마초는 오락용이나 공개된 장소에서 사용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상점에서 대마초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굳이 의료요리용도가 아니어도 대마초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입니다.

 

더군다나, 대마초에 대한 규제가 미비하다보니 관련 범죄가 폭증하는 건 물론 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대마초 사용이 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태국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대마초를 다시 범죄의 영역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태국인 마약사범이 다수를 차지하는 데엔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의 반사작용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태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대마초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환경의 차이가 태국인 마약사범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로 골머리르 썩는 건 우리나라 뿐만이 아닙니다. 싱가포르 역시 마약 사범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샨무감(Shanmugam) 싱가포르 내무부 및 법무부 장관은 지난 9월 태국의 대마초 합법화를 언급하면서 대마초를 사용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면 엄중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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