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달갑지 않은 기업들... "원가 부담이 수익보다 커"
▷ 2022년 원달러 환율 한 때 1,400원 넘게 치솟아
▷ 수출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고환율, 원가상승 효과 > 매출증대 효과"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2022년은 가히 ‘환율의 해’라고 부를 법합니다. 지난해 1월 최저 1,080원 대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2022년 들어서 거침없이 오르기 시작해 현재 1,200원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올해 중 평균환율은 약 1,292.7원으로 지난해 대비 12.9% 상승했습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원화 가치가 무려 11.5%나 절하된 셈입니다.
★ 2022년도 최고 원달러 환율: 1,442.50원 (10월 14일)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가파르게 오른 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국發 파운드화 쇼크,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중국의 경제 부진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의 연이은 금리 인상이 가장 큰 효과를 미쳤습니다. FOMC는 지난 5월부터 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4차례 연속으로 단행한 바 있으며, 인상의 속도를 늦출지 언정 기준 금리 자체를 낮추는 일은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FOMC가 시중에 있는 달러를 거둬들이면서 달러의 가치가 급상승했고,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는 보전하지 못한 셈입니다.
환율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특히 기업의 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수출 기업의 경우 사실상 환율에 따라 수익이 판가름난다는 측면에서 환율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인데요. 환율이 오르면, 기업 입장에선 외국에 물건을 비싸게 팔 수 있어서 좋지만 동시에 수입 원자재의 가격이 오릅니다.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셈으로, 말 그대로 달러의 ‘물가’가 올라 무역 환경 자체가 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율이 이례적으로 오른 올해, 기업들의 영업환경은 어떨까요.
한국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환율상승이 기업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 원가상승 효과(비용측면)가 매출증대 효과(수익 측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가상승 효과가 더 크다고 응답한 업체가 42.6%, 매출증대 효과가 더 크다고 응답한 업체가 34.3%였는데요.
다만, 내수업체를 제외한 ‘수출업체’로 한정할 경우엔 매출증대 효과가 더 크다고 응답한 업체가 64.4%에 이르렀습니다.
즉, 수익을 달러로 벌어들이는 수출 기업 입장에선 환율 상승이 호재로, 내수 기업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업종 별로 따지면, 환율 상승에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곳은 ‘제조업’이며, 수입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1차금속을 제외하곤 대부분 매출증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반면,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원가상승 부담이 더 크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이 각각 52.4%, 58.5%에 달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서 원자재 가격도 동시에 뛰었고, 이것이 생산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환율은 기업의 자산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환율변동에 따른 기업의 영업외(外)손익은 주로 외화순자산(외화자산에서 외화부채를 뺀 값)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데, 지난 9월 말 기준 외화순자산이 양(+)인 업체의 비중이 음(-)인 업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업체 중 외화자산이 더 많은 업체가 33.3%, 외화부채가 더 많은 업체가 12.2%로 나타났는데요. 외화자산과 부채가 비슷하다는 기업이 18%, 둘다 없다는 비율은 38.5%에 달했습니다.
즉, 달러의 가치가 올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의 가치도 덩달아 오른 것인데요. 외화 부채보다 외화 자산이 많은 기업 입장에선 환율 상승이 큰 이득으로 작용한 셈입니다.
기업은 고환율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설문응답업체의 58.7%가 고환율로 인해 기업의 장기적 성장 또는 사업 연속성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62.3%, 건설업의 54.5%, 서비스업의 51.6%가 고환율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요.
기업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을 1,200원 대(39.9%)로 여겼습니다. 그 다음이 1,100원대(32.3%), 1,300원대(12.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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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의 보호는 생각 도 안하는 상법개정
2상법개정 꼭 이루어 져야 합니다ㅠㅠ
3잘모르겠어요
4회사의 만행을 신속한기사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깡패대유 고의상폐하려고...
5정말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기사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는 소액주주가 없는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6이정원 기자님, 거래정지된 대유 소액주주의 아픔에 대해 자세히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소액주주의 1인으로서 거래정지의 상실감과 고통을 공감하며, 멀쩡한 회사의 주식을 거래정지되게 만든 김우동과 그와 연관된 모든 경영진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서 대유의 주식이 다시 거래재개되길 빌겠습니다. 대유 소액주주분들 힘내십시요~
7기사 올려주신 기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