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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정책, 韓 경제성장률 0.1% 낮춘다

▷ 한국은행, '美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경제 영향'
▷ 비관 시나리오로 흘러갈 시 내년에는 0.4%p 더 떨어져

입력 : 2025.03.17 09:33
美 관세정책, 韓 경제성장률 0.1% 낮춘다 (사진 = 연합뉴스)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美 트럼프 2기의 관세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올해 0.1%p, 내년에는 0.2%p 낮출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美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경제 영향' 보고서를 통해 "과거 트럼프 1기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미중 무역갈등을 촉발하고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킨 사례를 돌이켜 볼 때, 미국의 관세정책 향방은 우리 경제에도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최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정책 발표와 시행 유예 등 이행과정을 보면 실제 정책에 대한 예측도 쉽지 않다며, 향후 관세정책 시나리오를 설정해 그 영향을 검토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2기의 전반적인 관세정책은 속도도 빠르고, 전반적으로 트럼프 취임 예상 전보다 강도도 높다. 한국은행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1기 때와 달리 중국뿐 아니라 최근에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된 주요국을 상대로 관세부과가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과정에서 1기 때와 같이 갈등과 협상의 국면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국은행은 향후 예상되는 미국 관세정책 강도에 따라 기본, 낙관, 비관 시나리오로 구분하였다.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 미국이 중국에는 현 수준의 관세를 2026년까지 유지하고, 여타 주요 무역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관세를 금년 중에 부과하나 협상이 진전되어 2026년에는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이다. 낙관 시나리오는 무역적자국에 대해 상당폭 낮은 관세를, 반대로 비관시나리오는 관세를 점차 높여 2026년 중에도 이를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기본 시나리오 대로 흘러갈 경우, 미국발 관세충격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률은 금년과 내년중 각각 0.1%p 하락한다는 전망이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0.3%p 하락하지만, 내년 중에는 0.2%p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둔화를 지나 내년에는 관세율이 점차 인하되는 데다가, 전년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누릴 것이란 설명이다.

 

낙관 시나리오의 경우, 기본 시나리오 대비 올해 0.1%p, 내년에는 0.2%p 높을 것이란 예상이다. 문제는 비관 시나리오로, 미국과 주요국의 고강도 보복관세가 이어지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은 기본 시나리오 대비 2025년 0.1%p, 내년에는 0.4%p 낮을 것이란 추측이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경로에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바, 한국은행은 "협상을 통해 평균관세율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무역마찰이 저강도로 나타나는 경우, 글로벌 교역 둔화폭이 제한적이고 무역정책 불확실성도 빠르게 해소되면서 성장률은 기본 시나리오 대비 올해 0.1%p, 내년에는 0.3%p 높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다만, 비관 시나리오에 대해선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우리나라 수출과 투자는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2025년 국내 성장률은 기본 시나리오 대비 0.1%p 추가로 낮아지고, 연중 높아진 관세의 영향이 내년에는 더욱 크게 나타나면서 내년 성장률은 0.4%p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美 관세인상은 주요 교역상대국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건 물론,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일으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제학자들이 대체로 크게 우려하는 것과 달리 최근 금융시장은 관세인상 움직임에 비교적 둔감하게 반응하는 등 각계의 견해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향후 美 관세정책의 전개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우리나라의 대응 전략을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 신정부와의 관세협상에서 주도적이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건 물론, 한미간 기술협력을 강화하여 상호 이익을 증진할 수 있는 사업기회를 제시해야 하는 등 적극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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