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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을 묻다 ①] “육아휴직 썼다고 따돌림... 사각지대 기업 보호해야”

▷ 남양주 거주, 30대 남성 심영철(가명) 씨 인터뷰

입력 : 2024.07.26 16:20 수정 : 2024.07.26 16:53
[저출생을 묻다 ①]  “육아휴직 썼다고 따돌림... 사각지대 기업 보호해야”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 상황입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전년대비 0.06명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의 한 교수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듣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다'라고 개탄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국가적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위즈경제가 청년·교수·국회의원 등을 만나 해법을 들어봤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심영철(가명) 씨는 최근 건축사사무소에 건축사보로 취직에 성공했습니다. 연애한 지 3년이 넘은 연인과 진지한 결혼 이야기까지 오가던 상황에서, 취업을 통해 나름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심 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요. 청년으로서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심 씨에게 위즈경제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Q1. 미래에 대해 연인과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

결혼했을 때의 주거 문제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서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부동산 청약은 당연히 넣고 있고, 연인이 수원 쪽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서울과 수원 사이의 아파트를 전세로 구하는 방식을 알아보고 있어요. 

 

Q2. 아이에 대해서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가

향후 연인과 함께 사업을 시작하려는 생각입니다. 우리의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자녀는 한 명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 사람을 새로 고용하는 것보다는 아이를 잘 키워서 나중에 같이 일을 했으면 합니다. 물론, 출산을 필수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에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입장에서, 출산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

 

Q3. 사업과 출산, 걱정거리는 없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사업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40살까지 맞벌이로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성의 몸으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그 시기를 30살 전후로 잡아야 합니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건데, 과연 출산 이후에도 경력이 끊기지 않으면서 복직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사회적으로 마련되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어요.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 입장에서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게 현실입니다. 출산가구가 이러한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4. 청년층으로서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한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결혼이라는 제도가 둘만의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각 집안의 중요 행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각자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시대가 왔고, 적은 비용을 웨딩에 투자하는 대신 신혼여행에 비교적 관대하게 돈을 사용하는 경향도 많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결혼 전에 집안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졌다면, (결혼이) 어떤 형태를 취하든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산은 이제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갖고 싶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고물가 시대에 맞벌이는 기본입니다. 아이를 가지길 원한다면 충분한 계획을 갖고,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5. 만약 결혼·출산에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이 해결된다면, 남은 걱정거리는 무엇인가

맞벌이하는 부부 입장에서 고려해본다면, 회사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험해본 바에 따르면, 내가 다니고 있는 건축사 사무소는 5인 미만 기업이 대부분입니다. 한 명이 100명의 일을 감당하는 사람들인데, 이런 분들이 잠시간 일을 쉬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 너무나 큰 타격이에요. 이런 사각지대에 있는 기업들도 실질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는 정부의 제도가 필요합니다.

 

Q6. 기업 입장이 아닌,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업 입장이 결국 경력에 관한 나의 입장으로 이어집니다. 5인 미만 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권고사직을 권할 수 있고 심하면 따돌림까지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로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루종일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그런 눈치를 받게 된다면 굉장히 부담스럽고, 일하기가 힘들어요. 육아를 이유로 회사를 쉬면서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Q7. 저출생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현실에서 와닿는가

서울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으로서 지금 당장 와닿지 않아요. 합계출산율이 0.72명이라고 해서 주변 환경이 심각하게 변하는 현상을 아직까지 겪지 않았습니다. 저조한 출생율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인류가 발전하고 있다고도 여기고 있습니다. 인적 자원을 막대하게 필요로 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이를 기술이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지금이 과도기인 셈이죠. 또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발전해 온 나라입니다. 선진국의 사례는 참고할 만한 사항이지, 정치인들이 지침으로 삼을 건 아니다. 우리나라만의 해석으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8. 저출생에 대한 위기감을 어느정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인가

저출생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동시에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아요. 과학적인 부분 등에서 외국과는 다르게 미래를 해석하고, 좀 더 심도 깊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Q9. 저출생 문제를 낙관적으로 보기 이전에, 연금 같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연금이 지나칠 수 없는 문제인 건 맞다. 연금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고 우리나라에 적용시킨 게 국민연금제도인데, 처음 제도를 설계한 사람들은 출산율이 이렇게 저조할지 예상하지 못했을 터입니다. 최근에 연금개혁을 한다고는 하지만, 연금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득권층은 저출생을 별로 심각하게 보지 않습니다. 저출생 현실에 직면한 청년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짧은 시간에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청년층이 연금개혁을 이끌었으면 합니다. 

 

Q10. 저출생의 주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근 들어 여성에 대한 인권이 강화되면서 이들이 직무에 종사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이 다져졌습니다. 여성들의 커리어는 곧 자신의 능력이 되고, 이들은 노동에 대한 큰 자부심, 확실한 물질적인 보상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을 살펴보면, 취미나 자기관리 등에 관심을 가지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여성 입장에서 놓치기 아쉬운 것들입니다. 한번 놓치면 자기가 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출산입니다.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경우 여성 입장에서는 포기하는 부분이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출산 이후에도 호르몬 등 건강 문제를 부담스러워 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때문에 아이의 역할을 대신하는 반려동물이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Q11. 결혼과 출산에 나름 긍정적인 듯하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의 친밀도가 높아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애정 표현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집안의 분위기가 부드러웠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막힘없이 할 수 있었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러한 면모를 자녀에게도 똑같이 보여주면, 그에게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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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한 자립은 당연한 것이기에 어떤 거주 시설에 있던 자립지원은 필수적이다. 시설안에서도 시설밖에서도 자립지원은 필수적인 것이므로 장애인거주시설에 충분한 인력지원을 해주고 시설환경도 개선하여 선진화 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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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익이라는 맹점에 가려져 위, 날조 및 사기, 선동이라는 범죄가 숨겨저서는 안되며, 이를 눈감아 주는 판관의 사심은 그들이 지켜야 하는 사회 정의를 무너뜨릴 뿐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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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가 일어나길 감시하며 걸리면 바로 아웃 시켜버리리라~ 작정한 것 아닌가 합니다.그냥 탈시설에만 꽂혀있는겁니다.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하면 모두에게 형평성 있는 법을 펼칠지... 진정으로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거주시설을 없애려고만 하지말고 거주시설에 인력 지원도 더 해주고 재가 장애인이나 자립주거에만 편중된 지원을 하지말고 공평하게지원해 주시면서 좀 관심을 가져주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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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생활을 알면 전장연이 이렇게 무조건적이고 강압적인 탈시설을 주 장할수없는데 같은 장애인인데 본인들의 이권을 위해 중증장애인들을 사지로 내몰면서 자유를 주장한다는 게 화가 납니다. 중증장애인에게 자유는 날개 다친 새 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것과 다름없습니다. 시설에 도움받아야하는 중증장애인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도 움받고 자립하고싶은 경증장애인은 자립하면 되는문 제인데 무조건 모아님도를 주장하니 중증장애인 부모 님들이 어버이날에 이렇게 나선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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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회의 주장은 거주시설 이용 장애인의 권리와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진정성 있는 외침입니다. 지역사회 자립 지원과 더불어 거주시설의 선진화와 인권 보호도 함께 균형 있게 추진해서 모두가 존중받는 복지정책을 만들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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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자립법안은 자립을 돕는 법안이라 하지만 탈시설이 목적입니다. 자립하고자 하는 장애인 반대 하지 않습니다 시설 또한 중증장애인들에겐 꼭 필요한 곳이기에 생활환경개선과 인력지원 통해 시설의 선진화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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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은 부모가 사후에 홀로 남겨질 아이가 걱정이 되어 선택을 하는 곳입니다.시설이 감옥이라면 그 어느부모가 시설에 입소를 시키겠습까..전장연은 당사자가 아니며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도 아닙니다.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한쪽으로 기우는 정책 보다는 균형있는 정책으로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