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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의 틈을, 국가가 정책으로 메워달라"... 발달장애인들의 예순 여덟번째 이야기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관, '2024 화요집회' 68회차
▷ 발달장애인 문화 해설가부터 파트너 강사, 피아노 전공자까지

입력 : 2024.01.30 13:17 수정 : 2024.01.30 13:18
"우리 생활의 틈을, 국가가 정책으로 메워달라"... 발달장애인들의 예순 여덟번째 이야기 제 68회 화요집회 (출처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그런데, 저는 남의 지갑에 든 돈이 궁금하고, 갖고 싶어서 참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파트너 강사로서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러다가 파트너 강사를 못하면 어떡하죠? 이런 마음이 안 들도록 지갑을 조심히 해주십시오

 

전남 통영에 자리한 발달장애인센터에서 파트너 강사로서 근무하고 있는 김보배의 이야기에 예순 여덟번째 화요집회의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김보배 강사는 한 때 정신장애와 지적장애로 인해 중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문제행동을 일삼아 정신병원에서 자유를 속박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엿한 파트너 강사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본 적 없는 김 강사는 노래자랑에서 소찬휘의 Tears를 불러 20만 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노래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도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 강사는 훌륭한 파트너 강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했습니다.

 

23일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 농성장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를 위한 화요집회에는 전국에서 온 장애인 본인과 학부모 및 관계자가 참석했습니다. 경남 통영, 전북 정읍, 경기 연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였는데요.

 

행사를 주관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매주 화요일마다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화요집회를 지역사회 내에 24시간 지원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지속하고자 한다,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우리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누는 자리를 가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 曰 누군가의 말처럼 (장애를 갖고 있는 자식을) 왜 낳았나,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렇게 우리가 희망에 차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화요집회가 기여하길 바란다. 멀리서 오신 분들이 계신다

 

가장 먼저, 둘째 유빈이가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강희숙 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 씨는 유빈이와 나 둘 다 장애가 있고, 서로 집안에서 둘째로 태어났으며 동생과 언니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에는 이런 닮은 부분이 싫었다. 돌이켜보면 유빈이를 더욱 강하게 키우고자 모질게 군 것 같다고 회고했습니다.

 

유빈이의 장애판정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진단받은 강 씨가 최근에 장애진단까지 받았기 때문인데요. 급성뇌염 등 유빈이가 겪은 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강 씨는 살아주어서 고맙다, 앞으로도 언제나 함께하자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42, 다운증후군 아들을 둔 어머니 박종인 씨의 사연도 소개되었습니다. 박 씨는 나이가 들고, 남편도 세상을 떠나면서 삶이 막막해졌지만, 아들이 기초수급자가 되면서 경제형편이 훨씬 나아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박 씨는 이 모든 것이 부모연대의 고생으로 인해 얻은 결실이라며, 참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밝혔고,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힘을 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한 에스더 씨와 동료 (출처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 자리에는 발달장애인으로서 문화 해설가 근무를 하고 있는 한 에스더 씨도 참석했습니다.

 

한 씨는 경기도 연천 재인폭포에서, 다른 해설가들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연천과 재인폭포를 설명하는 일을 하고 있다, 덥고, 춥고 비를 맞으면서 일하고 있지만 이 직업이 마음에 들고 즐겁다고 밝혔습니다.

 

한 씨는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직무와 관련해 즐거운 부분도 있으나, 동시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출근하기 위한 대중교통수단은 미흡하고, 혼자서는 장애인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한참을 걸어 다녀야 한다는 겁니다.

 

한 씨는 나라가 우리를 먹여 살리라고 하지 않을 테니, 정책으로 보살펴달라고 밝혔습니다. “24시간 지원체계는 부모가 나를 국가에 버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의 틈을 여러가지 정책으로 메워달라고 전했는데요.

 

한 씨 뿐만 아니라, 대학을 졸업해 피아노를 전공한 발달장애인 이하나 씨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 씨는 음성군바하주간활동센터를 다니게 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음성군 피플퍼스트에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서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 자립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 에스더 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게끔, 국가가 그 동반자가 되어달라

 

마지막으로, 비장애인의 부모로서 화요집회에 참석한 이정선 씨가 앞에 섰습니다.

 

그는 비장애인 부모로서 여기 왜 있냐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그만큼 어머님들이 많이 상처받고 힘들었기 때문에 그러셨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정선 씨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에게) 많은 지지를 보내면서도, 제가 배우는 게 더 많았다며 앞으로도 계속 후원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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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부분때문에 생활동반자법을 만드는것에 반대합니다! 결혼이라는 가정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자녀들의 대한 무책임이 더 커질 수 있으며 동성애합법화라는 프레임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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