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만 5천 원이면 서울시 대중교통 무제한... '기후동행카드' 내년 도입
▷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내년 상반기에 시범 도입, 하반기엔 실제 운영
▷ 월 6만 5천 원이면 신분당선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가능, 서울시외에서 승차하는 경우는 제외
▷ 오세훈 서울시장, "기후대응을 위해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핵심, 요금 인상 부담 완화"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서울시가 월 6만 5천 원이면 대중교통은 물론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무제한에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Climate Card)를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오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시범운영한 뒤,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운영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기후동행카드의 정가는 6만 5천 원으로, 스마트폰 어플과 실물카드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이 중 실물 카드의 경우 최초 3천 원의 비용이 소모됩니다.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면, 한달 간 서울 권역 내 지하철과 시내/마을 버스,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따릉이는 하루
‘1시간 이용권’을 한도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시는 수상대중교통이라 할 수 있는 ‘리버버스’ 등 새롭게 추가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까지 확대 운영해 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추가요금을 제하고 서울시내의 버스 요금은 1,500원, 이를 한 달에 60회 탑승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교통요금은 총 9만 원입니다. 여기에서 기후교통카드를 사용하면 요금을 약 2만 5천 원 절약할 수 있으며, 따릉이 일일권(1,000원)을 합치면 절감폭이 더 증가합니다.
다만, 몇 가지 제한사항은 있습니다. 기후동행카드를 통해선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이용이 가능합니다만, 만약 서울 외의 지역에서 ‘승차’할 때는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즉, 서울시 밖에서 ‘승차’할
때는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없다는 겁니다. 아울러, 수도권
전철 기본운임(현재 1,250원)에 거리초과운임과 각 구간 별도운임이 붙는 ‘신분당선’에서는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불가합니다. 운임요금이 서울시 지하철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인천 등 타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다른 광역버스는 서울 지역 내라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는 제도 도입의 취지로 ‘환경’을
이야기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승용차 이용이 증가하면서
대중교통 이용률은 떨어지고 있고, 이것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2022년 수도권 여객 기종점 통행량(O/D) 전수화 공동사업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1%에 달하던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은 2021년에 52.9%로 떨어진 반면 승용차는
24.5%에서 38%로 뛰어올랐습니다.
★ 교통수단분담률
사람들이 통행할 때 하루 중 이용하는 교통수단의 분포 비율(%)
실제로 서울 시내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수송 분야’ 온실가스가 17%(약 763만 톤)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승용차 이용을 대중교통 수요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1km 이동 시 승용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10g, 버스가 27.7g, 지하철이 1.5g을 기록했습니다. 대중교통이 승용차보다는 환경에 유익한 셈입니다.
아울러,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서민들의 대중교통 요금부담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전했는데요. 실제로 교통(휘발유, 경유, 도로통행료, 도시철도료, 시내버스료, 택시료, 택배이용료)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 이후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통계청의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교통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3.8% 증가한 114.43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8월 이후 교통 소비자물가지수는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올해 8월에 반등했습니다. 2023년 6월의 교통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1.0%까지 감소했으나, 8월에는 -2.5%로 그 감소폭이 줄어들었습니다.
통계청이 조사한 주요 등락품목에도 시내버스 요금이 전월대비 7.7%, 전년동월대비
8.1%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10월 말까지 연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 소비자물가지수가
크게 증가한 데에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 부담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의 모티브인 독일 ‘9유로 티켓’의 성과를 벤치마킹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독일은 지난해 6~8월, 한화 약 1만 2천 원으로 대중교통을 한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실험 도입한 바 있습니다.
이 9유로 티켓은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약 5천만 장이 팔렸는데요. 실험 도입 결과 대중교통 이용률은 25% 증가했고, 이산화탄소는 180만 톤을 저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가상승률은 0.7% 감소하는 경제적 효과를 비롯, 교통혼잡 개선 등의 부가적인 성취도 이룰 수 있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독일은 올해 5월부터 월 49유로(원화 약 7만 원) 가격의 ‘도이칠란드 티켓(D-Ticket)’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3달 여 만에 1,100만 장을 판매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曰 “교통분야 기후위기 대응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핵심이며,
교통요금 인상으로 느끼실 가계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기후동행카드’를 안정적으로 도입, 운영하는 한편 앞으로 시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동행하는 교통정책을 지속 발굴하고 펼쳐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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