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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부른 갈등... EU,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 논란

▷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크라이나 위한 EU의 '연대의길'
▷ 중동부 유럽 농산물의 가격경쟁력 약화... 반발 불러와
▷ EU의 중재로 갈등은 임시 봉합

입력 : 2023.06.15 15:00 수정 : 2023.06.15 15:23
전쟁이 부른 갈등... EU,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 논란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경제적으로 많은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공급망이 얼어붙었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높은 물가에 시름을 겪고 있는데요.

 

경제를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와의 갈등은 잦아질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서방과 러시아 간의 경제적 교류는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축소되었고, 우리나라 역시 러시아에게 741개의 품목을 수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가운데, 뜻밖에도 서방 진영 내에서도 경제적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곡물 시장을 중심으로 EU와 우크라이나가 마찰을 빚고 있는 겁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곡창지대라고 불릴 만큼, 농업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국토의 약 70%가 농경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옥수수와 밀 등을 재배하여 수출하고 있는데요.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농경지가는 파괴되고, 중요 항구는 봉쇄되어 버립니다.

 

흑해 항로를 통한 수출길이 막혀버렸고, 자연스레 우크라이나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합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EU(유럽연합)’입니다. EU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차원에서 연대의 길’(Solidarity Lanes)이란 정책을 시행합니다.

 

연대의길이란, 우크라이나에게 곡물을 수출할 수 있는 내륙 경로를 마련해주고, 우크라이나산 수입품 대상 관세 및 수입쿼터를 철폐하는 겁니다. 지난해 5월부터 우크라이나 인근 5개국(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는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물품 수입을 지원했고, 6월부터는 우크라이나를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수입품에 붙는 세금, 제한을 없앴습니다.

 

이 연대의길은 20236월까지, 1년의 유효기간을 갖고 있어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농산물이 유럽의 중동부 국가에 집중적으로 몰리다 보니, 해당 지역 농민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초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은 연대의길을 통해 아프리카나 중국으로 수출해야 합니다만, 지난해 2분기 들어서면서 중국과 아프리카가 수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212분기 기준, 중국과 아프리카는 각각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107천만 달러, 933백만 달러를 수입했으나 1년 만에 2,100만 달러, 8,800만 달러로 줄어들었습니다. 수출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은 유럽이 사들였습니다.

 

KOTRA중동부 유럽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제한 조치 전개 및 전망에 따르면, “(수출되지 못한 농산물) 70%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거의 수입하지 않은 중동부 유럽(CCE)으로 수출되었다고 합니다.

 

20224분기 기준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전세계 수출액은 약 74억 달러인데, 이 중 46억 달러(63%)가 對유럽 수출액입니다. 對유럽 수출액 가운데 중동부 유럽이 사들인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액은 약 26억 달러, 전체의 36% 비중입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산 곡물 10kg 중에 4kg는 중동부 유럽이 구입한 셈입니다. 특히, 중동부 유럽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증가율은 러-우 전쟁 발발 이후 642%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과도한 수입이 자국 농업 시장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산 생산물은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낮고,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운송이 증가해 물류비가 상승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자국의 농산물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에 비해 생산비용이 비싸고, 물류비 부담도 심화되어 가격경쟁력이 낮아진다는 겁니다. 20231월에 열린 EU 농어업 이사회 회의에선 중동부 유럽 6개국이 EU에게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에 대한 해결 방안을 요구했습니다.  


EU는 중동부 유럽의 주장에 대해 소극적으로 반응했습니다. EU 집행위가 20233, 불가리아/루마니아/폴란드 3개국 농가를 대상으로 5,630만 유로를 지원하고 밝혔습니다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는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피해 규모에 비해 지원액이 턱없이 작다는 겁니다.

 

중동부 유럽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에 부과하는 관세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는데요.

 

EU의 반응이 미적지근하고, 자국 내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중동부 유럽은 독자 행동에 나섰습니다. 지난 415일부터 이들은 오는 6월까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가 적극적으로 나섰는데요. EU는 당황하며 농민들에게 1억 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터이니, 수입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밝힙니다.

 

무역 협정을 위배하는 EU 회원국의 개별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는 발언까지 덧붙였습니다. 협상 끝에 중동부 유럽은 오는 9월까지 우크라이나산 밀/옥수수/해바라기씨/유채씨 수입을 제한하되, 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주 수출품목이 막히자, 우크라이나는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EU가 회원국들을 차등 대우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등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우크라이나는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오는 9월지 설탕을 EU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U 회원국 중 특히 헝가리와 루마니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EU는 우크라이나도 챙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대의길'의 정해진 시안을 1년 뒤인 2024년 6월까지 연장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곡물시장을 둘러싼 중동부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전 세계 곡물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농무부(USDA) 전망에 따르면, 향후 2023, 2024년도 세계 곡물의 생산량, 공급량, 소비량, 재고량 모두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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