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사자 의사와 선택권 무시된 탈시설 조례안 인정할 수 없어"
▷지난 26일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가람'의 김원녀 원장 만나
▷"탈시설 용어, 종사자·보호자·장애인들을 무시하고 혐오하는 낙인 찍어"
▷"체계가 잡히지 않은 탈시설은 장애인과 가족들에겐 사실상 사형선고"
김원녀 원장이 지난달 26일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과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위즈경제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의사와 선택권이 무시된 법안이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가람'에서 만난 김원녀 원장은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을 반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은 장애인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장애인에게 탈시설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자립정착금, 활동지원급여, 공공일자리, 장애수당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입니다.
경기도 탈시설 지원 조례안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4월 20일로 거슬로 올라갑니다.당시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유호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벗어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기도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등은 "시설은 인권침해의 공간이다. 모든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탈시설 조례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를 중심으로 관련단체들은 조례안 철회를 요구 했습니다. 조례안이 중증장애인 당사자와 가정의 실상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한때 경기도 탈시설 지원 조례안 입법예고란에는 이를 반대하는 댓글이 5000개 이상 달리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유의원은 조례안을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했지만 여전히 장애인 시설단체 및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등에서는 조례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음은 김원녀 원장과의 일문일답
Q.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을 반대하는 이유?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의사와 선택권이 무시된 법안이기 때문입니다.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은 주거 이전의 자유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은 시설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다 갖고 있습니다. 근데 그 이유는 묻지 않고 무조건 탈시설 해라는 것이 (중증장애인) 보호자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한 겁니다. '탈'자가 들어가는 것들이 '탈옥', '탈북' 등이 있는데 이런 단어들이 굉장한 압박감과 강제성이 느껴집니다. '탈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어 자체가 시설에서 일하는 종사자, 보호자, 장애인들을 무시하고 혐오하는 낙인을 찍는 그런 단어거든요. 이런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당사자 모두를 힘들게 만드는 겁니다.
무엇보다 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아직까지 크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저희 가람에도 시설을 이용하겠다는 대기자만 200명 가까이 됩니다. 저희 시설에는 약 30명의 중증장애인분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분들만 돌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분들의 가정까지 지키고 있는 겁니다. 집안에 중증 및 발달장애인 한명이 있음으로 해서 온 가족이 힘들어지는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신규 시설이 계속 설치가 되고 시설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들어가게끔 해야합니다. 지금 장기요양 시스템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집에서 보호하기 힘들면 장기요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설 또한 이해당사자들이 시설을 선택하거나 다른 곳이 편하다면 그쪽으로 옮길 수 있는 선택권을 줘야한다는 겁니다.
Q.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중증 장애인의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힘듭니다. 그런 분들이 사회에 나가려면 지원자립주택 원룸에서 장애인 활동지원사분들과 함께 지내야 하겠죠. 근데 이 활동지원사 분들을 겨우 40시간만 관련 교육을 듣습니다. 이런 분들이 발달장애에 대해서 어떻게 알며 이분들이 자폐를 가진 분들의 도전적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알겠습니까. 의료사고가 나도 훈련이 되어있지 않아 큰 사고가 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니까 보호자들은 너무 불안한 겁니다. 그래서 자식이 시설 밖으로 내보내지면 '사실상 사형 선고다'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부모님들이 많은거죠. 그렇다고 부모님들이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해 적극 지지하고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설이 하는걸 직접 보셨을때 못마땅한 점이 분명 있거든요. 하지만 서비스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곳에 아이를 맡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셔서 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겁니다.
Q.서비스가 체계적이지 않다는 말이 어떤 뜻인가요?
의식주 해결만 생각하지 이 사람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예전에 정부에서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하고 나서 전국 몇 개 시설에 신청을 받아서 시범사업을 했습니다. 당시 장애를 가진 한 분이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에서 운영하는 IL센터(자립생활센터·Independent Living Cente)를 통해 직업을 갖고 자립을 하게 된거죠. 근데 1년 있다가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IL센터는 이후 이 분에 대해 더이상 지원해주지 않았아요. IL센터 관계자 분들은 자립한 장애인을 의식주만 해결해주는데만 관심을 갖지 이 사람의 삶을 전체로 보고 필요한 지원을 안하는거죠. 그러니까 이 분은 해고 통보 받은 뒤로는 그냥 방에서 지내며 마치 감옥에서 지내는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장애인 활동지원사들이나 장애인 활동지원 코디네이터들이 종합적인 역할을 못해 주는 게 확 드러난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슷한 일이 장애인거주시설에서도 일어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이분을 그냥 놔두지 않고 계속 사후지원을 해줬습니다.
Q.전장연 측에서는 시설 내 인권침해 사례를 들며 탈시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시설내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서는 옹호할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아직도 시설내 인력 지원은 근로기준법을 충족시키기에는 굉장히 부족합니다. 사회복지사 한 사람이 중증장애인 6명을 케어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관에서는 이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시설에서만 인권 침해가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IL 센터에서는 더 심각한 사망사고도 여러 건 있었고 이곳을 나간 사람 중에는 소재파악이 안되는 사람도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오세훈 서울 시장이 탈시설 장애인들을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전장연에서는 이를 적극 반대하고 있죠. 본인들이 떳떳하면 그래 해보자 이렇게 할 거거든요. 반면 장애인거주시설은 전수조사를 매년하고 있습니다. 인권침해가 물론 없으면 좋겠지만 그 비율을 따져보면 어디서나 있을 수 있을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유치원이나 노인요양시설에서도 가끔 인권침해 관련 뉴스가 나오잖아요. 그런 이유로 시설을 폐쇄해야한다고 주장한다면 유치원이나 노인요양시설도 폐쇄해야죠. 그리고 인권 침해는 사실 가정에서 제일 많이 일어난다고 해요. 그러면 가정에서도 보호 못하게 해야 하나요? 시설 폐쇄는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닙니다.
Q.탈시설은 주장하는 전장연 측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립의 가치는 굉장히 중립적인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에요. 근데 마치 전장연 쪽에서는 이게 선이라고 생각을 해요. 장애인이 아닌 사람들 중 나이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럼 이분은 아직 자립을 안했기 때문에 잘못됐다라고 보진 않잖아요. 자기가 선택을 했고 부모님도 데리고 있을 만해서 데리고 있는 거니까요.다른 사람들도 이에 대해 크게 비난을 하지 않죠. 그런데 장애인한테만은 그 잣대를 들이데는 거죠. 장애인들한테 시설에서 나와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이해 당사자밖에 없는 거에요. 그게 주거 이전의 자유인데 이런 거주 이전의 자유를 막는게 탈시설 지원 조례라는 겁니다.자립을 선과 악의 구분으로 보고 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을 무조건 자립해야 한다는 말은 오늘도 얘를 데리고 어디 가서 죽을까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 보호자들에게 비수를 꽂는 겁니다. 전장연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안 갖고 무조건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고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Q.유호준 의원이 낸 경기도탈시설조례안이 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와 시설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이후 유 의원은 민관협의체에 탈시설 당사자를 참여시키고 장애 유형 등을 고려한 관련 분야 전문가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 조례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수정 조례안도 받아들이기 어렵죠. 탈시설 자체가 잘못됐는데 민간협의체에 당사자를 넣던, 전문가를 넣던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겁니다. 그저 형식일 뿐이에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탈시설 조례안 자체가 당사자의 주체성이나 선택권을 무시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는겁니다. 그리고 교수를 포함한 전문가 분들이 탈시설 문제를 중립적으로 판단해 줄지 의문입니다. 교수분들은 대부분 탈시설을 옹호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학교에서는 그렇게 가르쳐야 되잖아요. '자립을 하는 결정을 당사자인 장애인이 주체성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입니다. 허울만 좋을 뿐 실제 당사자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잘 모르시고 하신 말씀입니다.
Q.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미 경기도에는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조례가 있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자립생활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가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 내용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조례안에는 중증장애인과 그 이해당사자가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을 이용할지에 대한 선택권이 보장됐습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와 전장연은 탈시설 조례안을 굳이 만들어 장애인 당사자의 주체성이나 선택권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전체 장애인 중 1%도 안되는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 분들까지 구태여 시설 밖으로 빼내려고 하는 저의가 궁금합니다. 이것은 탈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을 수단으로 본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시설에서 장애인 한분에게 들어가는 1년 정부 예산이 6000만원이 넘지 않는데 IL센터 통해서 서비스 받는 인력 단가가 1억 5000만원으로 거의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훈련체계나 지도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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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토론의 장이되야한다는 말씀 공감하며 중증발달장애인의 또다른 자립주택의 허상을 깨닫고 안전한 거주시설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추구하여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할수있도록 거주시설어 선진화에 힘을 쏟을때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돌봄인력충원과 시설선진화에 국가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합니다
2시설이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 되야합니다. 이를위해 전문인력이 배치되고, 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보호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거주시설을 개선하고 지원 되이야 가족도 지역사회에서도 안심할 수 있게 정책개발 및 지원 해야 한다는 김미애의원의 말씀에 감동받고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3중증발달장애인의 주거선택권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바랍니다. 탈시설을 주장하시는 의원님들 시설이란 인권을 빼앗는 곳이라는 선입관과 잘못된 이해를 부추기지 마세요. 중중발달장애인을 위해 노화된 시설을 개선해 주세요. 또, 그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폐쇄한다는 등 위협을 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4지역이 멀리 있어서 유트브로 시청했는데 시설장애인 부모로 장애인들이 시설이든 지역이든 가정이든 온전히 사회인으로 살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5탈시설 개념에 대해 페터 슈미트 카리타스 빈 총괄본부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게재된 탈시설화는 무조건적인 시설 폐쇄를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주거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거주 서비스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도전적 행동이 있는 경우, 자립 지원이 필요한 경우 등 여러 거주 서비스 필요성에 의해 장기요양형 거주 시설부터 지역사회 내 자립홈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거주시설에서의 자립생활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6장애인도 자기 삶을 결정하고 선택 할 귄리가 있습니다. 누가 그들의 삶을 대신 결정합니까? 시설에서 사느냐 지역사회에서 사느냐가 중요 한게 아니고 살고 싶은데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살아야합니다. 개인의 선택과 의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7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거주시설에서의 생활은 원가정을 떠나 공동체로의 자립을 한 것입니다. 거주시설은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시설안과 밖에서 너무도 다양하게 활동합니다. 원가정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운 좁은 임대주택에서의 삶과 다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야 말로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성이 향상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곳 입니다.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이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아가기란 주변의 민원과 벌래 보듯한 따가운 시선 그리고 돌발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늙고 힘없는 부모나 활동지원사는 대처할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심지어 경찰에 부탁을 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 입니다. 그러나 거주시설은 가장 전문성이 있는 종사자들의 사명과 사랑이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을 웃게 만들고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안봐도 되고 외부활동도 단체가 움직이니 그만큼 보호 받을수 있습니다 . 예로 활동지원사가 최중증발달장애인을 하루 돌보고는 줄행랑을 쳤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