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함' 용납하지 않는 청소년들... "부당한 특혜 안돼"
▷ 공정에 민감한 MZ세대... 청소년 대다수가 불공정함에 대해 엄격
▷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이용한 부당한 특혜... "절대 안된다"는 응답 많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MZ 세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공정함’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아빠 찬스’를 통해 딸이 입시 수혜를 입은, 이른바 ‘조국 사태’는 전국의 대학생들로부터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주요 대학교에선 시위가 펼쳐지기도 했는데요.
박원익, 조윤호 공저 ‘공정하지 않다’는 책에서도 “지금의 20대 청년들은 윗세대의 양보가 아니라 공정한 세상을 원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호봉제 폐지, 공정한 채용문화를 요구하는 등 MZ세대는 ‘공정’에 대한 민감한 더듬이를 갖고 있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曰 “상식, 공정, 정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시시비비를 가려내는 MZ세대, 젊은 세대에게 공감하는 지도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MZ세대의 이러한 인식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97개 중/고등학교 학생 1,925명을 대상으로 ‘청렴의식’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7%가 ‘특정인의 이득을 위해 원칙을 벗어나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부정적인 방법으로 공정함을 깨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다음으로 “상황에 따라 허용될 수 있다”(19.9%), “나도 그렇게 하겠다(4.2%)”의 순이었는데요.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를 중/고등학생의 현실에 대입해 물어봤습니다. 그 사례로 ‘시간 부족으로 시험에서 답안지 작성을 못한 경우, 아버지가 친한 담당 선생님께 작성을 대신 부탁하는 상황’을 들었습니다.

아버지의 친분을 이용해 시험에서 이득을 챙길 것이냐 묻는 것이었는데요. 이에 청소년들은 앞선 질문과 마찬가지로 “절대 안된다고 말씀드린다”가 47.2%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다음이 “조금 아쉽지만 부탁드리지 않는다”(36.4%)이며, 종합적으로 “아버지를 통한 부정청탁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83.6%에 달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지연, 학연, 혈연 등을 이용한 부당한 특혜’에도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절대 안된다”는 응답이 55.3%였는데, 그 사례로 ‘학생회 소속으로서 친한 친구의 지각을 목격한 상황;’에서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벌점 기록을 한다”가 56%로 가장 높았습니다.
“친구를
생각해서 벌점기록을 하지 않는다”가 25%, “모르겠다”가 19%로 친구라도 원칙을 어겼다면 봐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또,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50.6%가 “절대 안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만약 학급 임원으로서 교무실에서 기말고사 출제 내용을 목격한 상황을 가정한다면, “보지 않는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43.8%였는데요.
“선생님이 오시면 시험지 유출 우려가 있다고 말씀드린다”는 비율도 31.5%에 달하며, 종합적으로 “직무상 미공개 정보 사적 이용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3%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공정에 민감한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모습은 어떨까요.
‘우리 사회의 부패수준’에 대해 “부패하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49.8%, ‘우리 사회 공정수준’에 대해서는 45.3%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절반 가량의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공정/청렴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셈이지만, 기존과 비교해선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의 조사에서 “부패하다”, “불공정하다”고 응답한 청소년 비율은 각각 61.1%, 56.7%에 달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2020년은 조국 사태가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해이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의 인식과 마찬가지로 정부 기관의 모습도 나름 개선된 듯합니다.
행정안전부가 조사한 ‘2021년도 청렴도 측정’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 평균 종합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27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공기관과 업무를 같이한 국민들의 부패 인식이 개선되고, 금품 같은 전통적인 부패 경험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공직자들 역시 내부업무 관련 부패경험률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공직자의 갑질행위나 부정청탁을 경험한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공직자들의
경우 내부의 ‘부패행위 적발, 처벌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율이 늘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