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수출국보다 중요한 건 아이의 삶”…정부 ‘해외입양 중단’ 방침에 입양가족·시민단체 반발
▷"아동 현실 무시한 결정...아동권 침해"
입양가족, 시민단체, 청소년 대표 등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정부가 2029년까지 해외 입양을 단계적으로 완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아동의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며 준비 없는 금지는 곧 국가에 의한 아동권 침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입양가족, 시민단체, 청소년 대표 등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입양가족 자조모임 ‘제이움’, 가정양육 지지단체 ‘패밀리 온더락’, 청소년 단체 ‘제네시스 프로젝트’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참석자들은 “국가의 체면이 아닌 아이 한 명 한 명의 삶의 질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의원은“정부가 해외 입양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이라며 “국내 입양 활성화, 원가정 보호 대책, 장애 아동에 대한 인프라 구축 없이 중단부터 선언한 것은 책임 있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실질적 대안 없이 입양 경로를 막아서는 것은, 결국 아이들을 시설에 고립시키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특히 면접교섭이 단절된 경우 생부모의 친권을 조기에 박탈하여 입양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국적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사랑받는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입양가족 자조모임 제이움의 유보연 총무는 “정부는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상징적 조치로 해외 입양을 끊겠다고 하지만, 정작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현실은 외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총무는 “특히 장애 아동은 국내 입양 기회가 거의 없고, 재활치료와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일수록 해외 가정에서 오히려 더 나은 보호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평생 누워 있어야 할 아이가 해외 입양 후 휠체어를 타고 대학에 가는 사례를 직접 보았다”며, 해외 입양을 ‘아동 수출’로 치부하는 시각에 대해 “그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감정적 접근이며, 때로는 해외 입양이 아이에게 마지막 생명줄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패밀리 온더락’의 대표 성정은 씨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가의 보호 체계가 아니라, 밤마다 이름을 불러줄 부모의 품”이라며 “입양과 위탁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은 현실에서 해외 입양부터 막는 건 결국 시설 보호의 장기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 대표는 “해외 입양 금지 정책은 장애 아동 입양 가정에 대한 의료·교육·돌봄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가 아이들의 삶을 통제하겠다는 오만한 결정”이라며, “사랑으로 아이를 길러낸 해외 입양 가족들과 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말미에는 청소년 단체 제네시스 프로젝트의 고이찬 부대표가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우리 또래 아이들에게 부모의 사랑은 생존의 문제”라며, “가정이 없는 친구들이 시설이 아니라 가족 품에서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 부대표는 “국내 입양이 우선이라는 원칙은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아동이 국내에서 가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해외 입양까지 막는 것은 국가가 아이의 행복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정부에 △국내 입양 및 위탁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 지원 △장애 아동 입양 가정에 대한 의료·교육 전폭 지원 △입양 편견 해소 위한 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 전개 △해외 입양 중단 정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해외 입양의 중단은 단순히 숫자를 줄이는 정책이 되어선 안 된다. ‘단 한 명의 아이라도 외롭게 시설에서 자라지 않게 하겠다’는 책임 있는 사랑의 약속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정부가 진정으로 아동의 권리를 우선한다면, 국적이 아니라 아이 한 명 한 명의 필요와 상황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현실을 외면한 정치적 선언보다, 아이들이 당장 따뜻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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