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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정신건강 문제로만 초점 맞춰선 안돼"...전문가가 바라본 '하늘이법'

▷24일 온라인 전문가 간담회 열어...범죄·수사심리 전문가·교사 등 참여
▷교사노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

입력 : 2025.02.25 14:13 수정 : 2025.02.25 14:20
"교사 정신건강 문제로만 초점 맞춰선 안돼"...전문가가 바라본 '하늘이법' 사진=교사노조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교사의 정신 건강 검사 의무화 등에 내용을 담은 이른바 '하늘이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원인에 대해 모든 교사에 대한 정신건강 문제로 초점을 맞추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교사노조연맹(이하 교사노조)은 24일 오후 2시 온라인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최근 논의 중인 ‘하늘이법’과 교사 정신건강 검사 의무화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경하 범죄·수사심리 전문가(경기대학교 겸임교수), 황준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강원대학교병원 교수), 왕건환 교사노조연맹 교권정책자문위원(서울 경기기계공업고 교사)이 참여했고, 진행은 장경주 교사노조연맹 정책처장이 맡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정신질환으로 교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교원에게 강제 휴직을 명령할 수 있는, 이른바 ‘하늘이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아온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살해한 ‘고(故) 김하늘 양 피살 사건’의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교사의 정신 건강 검사를 의무화하고 필요에 따라 강제로 업무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들 "교사 정신건강 문제로 초점 맞추는 것은 위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교사 정신건강 문제로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하 교수는 "이번 사건은 가해자의 반사회적 성향이 주요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교사의 정신건강 문제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건강 문제 자체보다는 교사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행동을 분석해 위험 전조 현상을 감지하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건환 교사는 "학교에서 흉악 범죄가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적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건이 발생한 후의 사후 대처 매뉴얼은 있지만, 사건이 임박했을 때나 진행 중일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교사 임용 전·후 정신건강검사 의무화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준원 교수는 "이런 검사가 위험성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을지 의문이며, 오히려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수조사가 비용 대비 실효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잘못된 응답이 탈락으로 이어질 경우 거짓 응답이 많아질 수 있고, 위험 교사를 선별할 정확한 검사 도구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하늘이법’, 교사만 겨냥하면 부작용 생겨

 

현재 입법 논의 중인 ‘하늘이법’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경하 교수는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군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늘이법’이 교사들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교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심리적 문제나 폭력 사건들이 더 빈번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준원 교수는 CCTV 설치 확대에 대해  "학교 내 범죄를 예방하기보다는 사후 증거로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학교전담경찰관 배치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법안이 특정 직군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전체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 정신건강 지원 체계 구축 시급"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교사의 정신건강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하 교수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겪으며 폭력적인 전조 증상을 보이는 경우, 가해자로부터 학교 구성원을 신속히 분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건환 교사는 "문제의 본질은 사회 전반의 고위험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라며 "학교는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더욱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신질환이 심화되지 않도록 지원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며, 위협 징후가 나타나면 적절한 치료와 분리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교사노조연맹은 "앞으로도 교사들의 권익 보호와 실질적인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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