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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두구육’ 이상투자그룹 코인사기, 피해자가 믿은 건 탐욕이 아니라 포장된 신뢰였다

▷손실 보상·상장·환불 내걸었지만 드러난 건 조직적 기망 구조
▷‘내 지갑’처럼 보였던 RNDX 잔고, 실제 통제권 의혹은 핵심 쟁점
▷피해자 책임론 넘어 사전 차단·신속 환수 체계 마련해야

입력 : 2026-06-26 09:02
[기자수첩] ‘양두구육’ 이상투자그룹 코인사기, 피해자가 믿은 건 탐욕이 아니라 포장된 신뢰였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다.

 

이상투자그룹 RNDX 코인사기 사건을 취재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다. 겉으로는 손실 보상과 코인 상장, 환불 약속이 내걸렸다. 피해자들이 본 것은 투자 기회였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투자 실패보다 조직적 기망에 가까운 구조였다. 피해자들은 코인을 샀다고 믿었다. 지갑에 찍힌 숫자를 자신의 자산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 숫자를 실제로 누가 통제했는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양의 머리로 걸린 약속들

 

이 사건을 피해자의 무리한 선택으로만 보면 본질을 놓친다. 피해자들은 허공에 돈을 던진 것이 아니었다. 주식 리딩방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는 말이 있었다. RNDX가 곧 상장된다는 설명이 있었다. 환불이 가능하다는 약속도 있었다. 텔레그램방에서는 경쟁 심리가 자극됐고, 시세는 실제 수요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수사기관은 이들이 총책, 코인 발행책, 시세조종책, 판매책, 자금세탁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피해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봤다. 피해자는 377명, 피해 규모는 약 104억 원으로 파악됐다.

 

더 꺼림칙한 대목은 지갑이다. 피해자들은 RNDX가 자신의 지갑에 들어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독립된 개인지갑이 아니라 운영자 측 거래소형 시스템 안에 배정된 컨트랙트 주소였다고 주장한다. 일반 투자자 지갑에서는 코인을 옮길 때마다 300개가 자동 차감됐지만, 발행자 측 지갑으로 분석된 주소에서는 같은 수수료가 붙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부 피해자 지갑에서는 발행자 측이 전송 권한을 위임받은 ‘approve’ 기록도 확인됐다. “내 지갑”이라는 말은 안심의 언어였지만, 실제로는 통제의 장치였을 가능성이 제기된 셈이다.

 

◇사기는 돈을 빼앗긴 날 끝나지 않는다

 

사기는 돈을 빼앗긴 날 끝나지 않는다. 피해는 법정과 생계, 가족관계 안에서 오래 지속된다. 피해자는 통장 잔고만 잃지 않았다. 노후 계획과 자녀의 미래, 가족 안의 신뢰까지 함께 잃었다. 일부 가담자에게는 실형이 선고됐지만,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들의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피해자들은 돌려받은 돈이 거의 없다고 호소한다. 형사 처벌이 이뤄져도 피해 회복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 현실이 고통을 키우고 있다.

 

70대 피해자는 노후자금을 잃고 생계를 위해 다시 현장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은퇴 뒤 생활비로 쓰려던 돈이 사라지면서 쉬어야 할 나이에 다시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딸의 결혼 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잃은 뒤 가족관계까지 무너졌다고 말했다. 피해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지 못해 혼자 견딘 시간도 길었다. 사기 피해는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수치심과 자책, 가족 간 불신까지 남긴다. 피해액은 숫자로 집계되지만, 피해자의 삶은 숫자로 복구되지 않는다.

 

◇피해자 책임론으로는 막을 수 없다

 

양의 머리는 늘 번듯하다. RNDX 사건에서 그 머리는 상장, 보상, 환불, 지갑, 전문가 권유 같은 말이었다. 피해자가 본 것은 포장된 표지였다. 뒤늦게 드러난 것은 무가치한 코인, 역할을 나눈 판매 조직, 통제권이 의심되는 지갑 구조, 늦어진 재판과 회복되지 않는 피해였다. 이 간극을 보지 않고 “왜 속았느냐”고만 묻는 것은 사기의 설계자를 지워주는 일이다.

 

조직사기는 개인의 경계심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피해자는 금융, 기술, 법률을 한꺼번에 알아야 했다. 사기 조직은 피해자의 손실과 불안을 알면 충분했다. 이 불균형을 그대로 둔 채 피해자에게만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필요한 것은 뒤늦은 처벌만이 아니다. 범죄수익을 빠르게 묶고, 피해재산을 신속히 환수하며, 판매 단계에서 지갑 통제권과 출금 조건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상투자그룹 사건은 한 코인 투자자의 실패담이 아니다.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 수 있었던 시장과 제도의 허점을 보여준 사건이다. 피해자가 믿은 것은 탐욕이 아니라 포장된 신뢰였다. 같은 사기를 막으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피해자는 왜 속았는가가 아니다. 조직은 왜 그렇게 오래 속일 수 있었는가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댓글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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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댓글

1

사기친놈들은 자책도 반성도 안한다. 어떻게하면 감형을 받을수 있을까만 생각한다.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고 시간을 벌기위해 아무상관없는 사건을 찿아보고 확인해달라 요구한다. 그러는동안 피해자들은 입은 있으나 말도할수 없고 발언 기회도 주지 않는다. 피해자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주기는커녕 재산꽁꽁 숨겨놓고 출소하면 잘먹고 잘살려한다. 죽일놈들 깜빵에서 평생썩었으면 좋으련만 15년형 이라니~~~ 몇천억을 사기치고도 15년형이라니 기가 막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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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건 재판이 3년이상 걸려서 피해자들은 지쳐가고 피해회복도 되지않고 처벌도 약하고 누굴위한 법인지 사기를 당해보니 법은 피해자 들을 위한 법이 아니 더라구요 사기꾼들에게 관대한 나라 사기꾼들을 양성하는 나라 언제쯤 사기꾼 없는세상에서 살수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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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콘 이더리움 스테이킹 사기 사건이 얼마나 잔인한 수법이었는지 끔찍합니다. 자살자가 속출하고, 암, 심장마비로 사망한 피해자들과 유족분들 너무도 안타까워요 수만명의 피해자와 수천억의 외콘 사기사건이 아직도 피해회복 한 푼 없이 계속 재판이 진행 되고 있다는 것 또한 기가 막힙니다. 이런 사기 범죄자들은 반드시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사기꾼들의 한결 같은 변명!! 나도 사기 당했다~~너무도 웃기지 않나요??? 투자 설명 할때는 한번도 말하지 않은 김대천, 싹쓰리 이야기는 갑자기 왜 나오는지?? 참 기가막힌 변명과 술수 입니다. 타인의 재산을 사기로 편취하고 사람의 목숨까지 가벼이 여기는 자들은 죄의 무게만큼 형량으로 심판해서 또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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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들을 보호하는 대한민국법에 오열을 합니다. 허술한 법을 피해 반복적으로 사기치는 사기꾼들에게 무기징역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사기임을 알고도 가담한 모집책들에게도 큰엄벌을 내려주세요 사기꾼들이 큰형량을 받아야 사기공화국 대한인국의 오명에서 벗어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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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콘은 콘페이, 와이파이 코인, 옐로버킷 등등 수많은 아이템으로 사기를 치고 원금회복이라는 명목으로 또 다른 플랫폼으로 지속적으로 사기를 쳤습니다. 주범들 구속직전까지도 새로운 플랫폼으로 마중물 역할을 한다며 어르신들 쌈지돈까지 뽑아먹었습니다. 조직사기사건에서는 주범들도 나쁘지만 영업활동을 하는 모집책들이 더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피해자다, 나도 돈을 잃었다. 우리 가족도 투자했다"라는 말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조직사기 뿌리뽑기 위해서는 주범들과 공범들 모두 이례에 없던 높은 형벌로 처벌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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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화국이란 말이 왜 나오는지 알게해주는 사건입니다 와콘피해액만 5천억이 넘는데도 고작15년판결이라니 가슴이 무너집니다 대한민국법은 사기꾼들 가해자편에서서 사기치기더좋은 판만 깔아주는것같습니다 가벼운형량이 결국엔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는데 말이죠 주범들은 책임전가하기바쁘고 공범모집책은 같은피해자라고 떠들어대고 전형적인 사기꾼들의 수법아닙니까 !! 대한민국 판사님 검사님 제발 똑바로 쳐다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의는 살아있어야하지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