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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교실도청법 이어 이제는 교실직촬법?… 교육 붕괴 부르는 입법 폭주 즉각 멈춰야”

▷ “감시·불신의 교실 만들 것”… 교원단체 강력 반발
▷ CCTV 설치 책임 떠넘기는 법… 민원·갈등 폭증 불 보듯
▷ 교육은 사라지고 방어 수업만 남아… 학생·교사 기본권 침해 심각

입력 : 2025.11.28 09:20 수정 : 2025.11.28 09:51
교총 “교실도청법 이어 이제는 교실직촬법?… 교육 붕괴 부르는 입법 폭주 즉각 멈춰야”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교실 내 CCTV 설치를 가능하게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교실도청법에 이어 교실직촬법까지 나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총은 해당 법안이 “대한민국 교육을 감시와 불신의 공간으로 만들 악법”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문제가 된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복수의 CCTV 관련 법안을 통합 심사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것으로, ‘교실은 원칙적으로 설치 제외하되, 학생·교사 보호를 위해 교장이 제안하면 설치 가능’이라는 조항이 핵심이다. 그러나 교총은 이 조항이 “겉으로는 자율로 포장돼 있지만 실상은 학교장에게 무한 책임을 지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교장에게 설치 제안 권한을 준다는 것은 곧 악성 민원과 외부 압력에 취약한 학교장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옆 학교는 설치했다는데 왜 우리 학교는 안 하느냐’는 비교 민원에 떠밀려 학교 현장은 줄줄이 설치 압박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교총은 “초상권·사생활 침해라는 헌법적 사안을 학교장 개인 판단으로 가능케 하는 것은 절차적으로도 대단히 위험하다”며 “설치 기준조차 모호해 학교마다 제각각 판단이 이뤄지면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교실이 감시 공간으로 변하면 교육의 본질이 훼손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총은 “교실은 학생의 실수와 성장이 허용되는 공간이며, 교사와 학생의 교감이 살아 숨 쉬는 배움의 현장”이라며 “이곳에 24시간 감시 카메라가 돌아가게 되면 교사는 교육적 소신 대신 사후 시비를 피하기 위한 기계적 매뉴얼 수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교육의 질은 추락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권 침해 우려도 제기됐다. 교총은 “교실 CCTV는 학생들의 민감한 사생활과 교사의 초상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해킹·관리 부실로 영상이 유출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가인권위도 2012년 “교실 CCTV는 학생과 교사 모두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설치에 부정적 의견을 낸 바 있다.

 

교총은 해당 법안이 학교 현장의 ‘사법 분쟁화’를 촉진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CCTV 영상은 교육적 해결 수단이 아니라 민원·고소·소송을 위한 증거 수집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표정 하나, 말투 하나까지 시비의 대상이 되고 학교 교육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된 ‘교실 몰래녹음 합법화 법안’을 거론하며 “제3자 몰래 녹음을 허용하겠다는 법안에 이어 이번 CCTV 법안까지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입법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법원이 올해 ‘교실 내 몰래 녹음은 불법이며 증거능력이 없다’고 명확히 밝힌 사법 원칙과도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대전 초등생 사망 사건의 원인은 교실에 CCTV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몰리는 왜곡된 현실에 있다”며 “이번 법안은 적극적 교육활동에 대한 사망 선고이자 대한민국 교육을 붕괴시킬 법”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교총은 이날 국회 교육위 소속 의원 전원에게 ‘교실 내 CCTV 설치 반대 의견서’를 전달하고 즉각적 철회를 요구했다. 더불어 “교육현장을 감시·불신의 교실로 만드는 악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입법 저지에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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