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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다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증권가에서도 "아쉽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6조 원 규모 유상증자 실시, 증자비율 13.05%
▷ "경쟁사와의 격차 좁히기 위해 결정"
▷ 증권가에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 "투자자 우려 부각"

입력 : 2025.03.21 23:55
[증시 다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증권가에서도 "아쉽다" (사진 = 연합뉴스)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6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주당 액면가액이 5,000원, 신주의 예정가액이 605,000원으로 증자비율은 13.05%로 나타났다.

 

유상증자의 주된 목적은 '투자'이다. 해외/국내 방산, 해외조선, 무인기 투자 등으로 글로벌 방산과 조선해양, 우주항공 분야의 탑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투자 금액 중 해외 방산에 1조 6천억 원, 국내 방산에 9천억 원, 해외 조선 8천억 원, 무인기용 엔진에 3천억 원을 책정했다. K-방산이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2025년 34.5조 원에 달하는 시총 규모를 2035년에는 약 70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이익 11.2조 원에서 2035년엔 70조 원으로, 영업이익은 1.7조 원에서 약 10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K9에 이어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장갑차, 대공방어시스템, 탄약 역시 제2의 K9 육성할 계획"이라며, 최근 상황이 방산 산업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우러전쟁 이후 안보불안으로 중장기 방위비가 증가 추세에 있고, 중동에선 지속적인 분쟁에 따른 지상무기체계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호주와 인도, 동남아를 중심으로 꾸준함 무기 수요가 증가세에 있다. 미국의 경우, 지상무기체계 중심의 대규모 시장 기회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쟁자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방산기업인 독일의 Rheinmetall의 입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보다 높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Rheinmetall이 20% 높으며, 시가총액은 60% 가량 차이가 난다. 이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역 별로 차별화된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의 글로벌 R&D 허브를 중심으로, 미국에선 Prime 기업으로의 성장, 호주에선 AUKUS(호주-영국-미국이 체결한 3자 방위 파트너십) 시장으로 통하는 전략거점으로, 중동에서는 MENA(중동과 북아프리카 주변의 국가)의 전략적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설명이다. 최근 회원국간 안보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EU에 대해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지의 탑티어 종합방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습적인 유상증자 소식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3월 21일 하루 13.02% 떨어져 628,000원을 기록했다. 주주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짙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보고서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의 단기 급락은 불가피하다"며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유상증자 규모가 3.6조 원인 데다가 할인율이 15%에 달해 주주부담이 가중되었다는 점, 지난해 성장세가 나름 안정적이었음에도 증자를 결정했다는 점, 연초대비 주가가 131%나 오른 상황에서 고점 인식을 우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등의 내용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여러모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대규모 자본조달 판단은 당장의 투자가 급박한 상황이라는 인식, 현금흐름이나 차입으로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라는 것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투자의 급박성 여부가 쟁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선 투자가 그만큼 급박하다는 점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이 제대로 소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일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를 신속하게 승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구체적인 자금사용 목적은 정부에 대해서는 소명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DS투자증권 측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DS 투자증권은 "글로벌 탑티어가 되기 위해서 글로벌 방산, 조선해양 거점 확충이 필요한 한화 그룹의 미래 청사진은 머리로 이해된다"면서도, "불확실성 및 잠재적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럽의 방위비 증액은 러시아와의 군비 경쟁을 명분으로 삼았을 뿐, 자국 내 재정 지출을 통한 경제 성장 가능성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의 국방 지출의 범주는 무기 구매 뿐만 아니라, 임금, 군사용 도로, 다리건설과 같은 이중 용도에 대한 국방지출도 속한다. 쉽게 말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이 국방비를 증액하고 있다는 점을 유상증자의 계기로 제시했으나,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DS 투자증권 曰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넘어야 할 산은 매출 성장률을 넘어서는 수주잔고 성장률인데, 이를 유상증자를 통한 M&A로 장기 성장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투자자로 하여금 우려를 낳게 할 것이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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