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타고 광주에서 서울까지 7시간 넘게 걸린 까닭은?
▷ 8일, 수도권 집중호우로 KTX 열차가 오송역에서 2시간 정차
▷ 승객들 불안감에 발 동동…대중교통 끊겨 용산역서 잠 자기도
▷ “천재지변은 환불 불가능” VS “예상가능한 상황서 열차를 운행한 건 코레일 책임”

“KTX 타고 광주 송적역에서 용산에 내려 집까지 가는데 7시간 30분이 걸렸다”
지난 8일 수도권 집중호우로 고속열차가 2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되면서 승객들이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이 날
열차를 탄 30대 남성 류 씨는 대기시간과 하차 후 택시를 타고 집까지 가는 시간을 합쳐 7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1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 날 오후 8시 22분에
광주송정을 출발해 오후 10시 30분에 용산에 도착하는 KTX 산천 474 열차가 오송역에서 2시간 가량 운행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열차가 운행을 중단한 이유는 이 날 밤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요 운행 구간의 철로가 침수됐기
때문입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예상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승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해당 구간의 시설물 점검을 실시하면서 열차 운행이
한 시간 넘게 지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날 승객들이 겪은 일은?
KTX를 탑승한 승객들은 철로 복구가 언제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자리를 지켜야만 했습니다.
이날 열차에 탑승한 30대 남성 류 씨는 “하염없이 앉아서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면서 “밤을 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판기에서 물과 음료수를 뽑으러 갔지만 이미 다 동이 나버린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다행이 철로가 복구되면서 열차가 출발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승객들은
교통편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굴려야 했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온 탓에 택시를 잡기가 더욱 어려웠습니다. 교통편을
찾지 못한 사람은 용산역 안에서 지하철이 첫차를 이용하겠다며 잠을 청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카카오 T 벤티차량을 운행하는 운전사 A씨는 “밤 6시 이후에
대부분의 택시 운전사들이 쏟아 지는 폭우를 피해 집으로 일찍 들어갔다”면서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지 않고 계속 왔다면 택시수는 더 적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쉬운 코레일의 대응
열차안에 있는 안내스크린. 열차가 정차한 이유가 써있다. (출처=제보자 류 씨)
승객들은 운행이 중단된 후 코레일 측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열차가 대기 중인 시간에 다른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공지를 안 했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당시 오송역에서 철로 복구를 기다리는 동안 강남에 있는 수서역으로 갈 수 있는 열차가 두 편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열차에 탑승했던 20대 여성 B씨는 “다른 차가 있는 줄 알았다면 그걸 타고 먼저 가는 방법도
생각해 봤을 것”이라면서 “승무원에게 물어본 몇명만 수서역 KTX를 타고 가버렸다”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 “수서역은 강남 근처로 본래 목적지인 용산보다
꽤 먼 거리이기도 하고 별도로 비용을 내고 열차를 이용해야 해서 승객들에게 공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두번째는 ‘환불’ 문제입니다. 승객들은 열차가 2시간가량 늦어진 것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코레일 측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열차 지연으로는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코레일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환불규정을 보면, 천재지변 이외 수서고속철도(SRT)의 귀책사유로 20분 이상 지연된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정한 금액을 보상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당시 열차를 이용한 30대 남성 류 씨는 이에 대해 “수도권에 비가 많이 온다는 걸 알았음에도 열차를 출발시킨 책임은 코레일에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적어도 미리 공지를 해줬으면 기차를 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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