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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부가 죄 인가요?” 한국서 미혼부 출생신고 여전히 어려워

▷ '이상한변호사 우영우'에 등장인물 미혼부 '우광호'
▷ 실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미혼부 6천 명
▷ 여러 차례 법이 개선되었지만, 미혼부에겐 여전히 출생신고가 어려워

입력 : 2022.08.23 16:00 수정 : 2022.09.06 13:52
 

#'이상한변호사 우영우'의 미혼부, 우광호 

 

“아이를 낳아주면 데리고 사라지겠다. 공부 다 그만두고 사법시험이고 뭐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널 곤란하게 만들지 않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인물 ‘우광호’가 한 때 자신의 연인이었던 ‘태수미’에게 한 대사입니다. 대학에서 만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서투른 연애로 인해 태수미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됩니다. 

 

아이를 지우겠다는 태수미에게 우광호는 ‘아이를 낳아달라’며, 낳아만 준다면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빗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 절박한 심장으로 건넨 말이었죠. 

 

태수미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탄생한 아이가 자폐증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미혼부인 우광호의 보살핌 아래에서 주인공 우영우는 건강하게 성장하는데요.

 

#미혼부에게는 쉽지 않은 출생신고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배우자없이 아이를 혼자 양육하는 미혼부 이야기는 비단 드라마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미혼부는 6,307명으로, 미혼모(20,345명)보다는 적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미혼부들에겐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혼인을 하지 않은 채 태어난 아이는 ‘어머니’가 출생신고를 하는 게 원칙입니다. 

 

자녀가 태어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어머니가 출생지 관할 구청, 동주민센터 등을 찾아 직접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요. 

 

이 기간 내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5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아이는 주민등록번호를 가질 수 없습니다.

 

문제는 미혼부가 ‘단독으로’ 출생신고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어머니 측에서 출생신고를 거부해버리면 아이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도 있는데,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미혼부 입장에선 이를 해결할 수단이 없는 셈입니다. 

 

2015년 이전에는 미혼부가 홀로 출생신고를 하는 게 ‘불가’했습니다만, 미혼부들의 사회적 건의로 여러 차례 법이 개선되긴 했습니다. 

 

2015년 당시 일명 ‘사랑이법’이 신설되면서, 어머니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록기준지 등 인적사항을 전부 모르면 미혼부가 단독으로 출생신고를 가능하게끔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는 이 '사랑이법'이 개정돼 어머니의 인적사항 중 일부만 모르거나, 어머니의 인적사항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가 ‘정당한 사유’없이 출생신고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미혼부가 홀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었는데요. 

 

★ 가족관계등록법 제 57조 1항

부가 혼인 외의 자녀에 대하여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한 때에는 그 신고는 인지의 효력이 있다. 다만, 모가 특정됨에도 불구하고 부가 본문에 따른 신고를 함에 있어 모의 소재불명 또는 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아니하는 등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를 할 수 있다


2항: 모의 성명, 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알 수 없어 모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또는 모가 서류/증명서/장부 등에 의하여 특정될 수 없는 경우에는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제 1항에 따른 신고를 할 수 있다

 

#법을 고쳐도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미혼부가 원활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법을 여러 차례 손을 봤음에도 부족한 부분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미혼부가 출생신고 할 수 있는 경우가 확대되어 한 발짝 나아갔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입법취지 자체가 모가 출생신고를 못하거나 안하는 경우 생부인 미혼부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인천에서 발생했던 사건도 생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며 가족관계등록법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참고로, 서 위원장이 언급한 인천의 사건은 여덟 살이 될 때까지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8세 여아가 세상을 떠난 것을 말합니다. 이 때 미혼부인 친부는 친모가 혼인 중이었기 때문에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의장 曰 “'정당한 사유 없이'라는 표현이 모호하다. 실제 미혼부가 직접 입증해서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

 

이처럼, 미혼부의 출생신고에 대해 많은 법적인 한계점과 개선점이 거론되자 규제심판위원회가 나섰습니다. 

 

‘사랑이법’을 포함한 가족관계등록법의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이야기인데요. 규제심판위원회에서 8월 23일부터 9월 5일까지 이와 관련해 시민들의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규제개선에 찬성하는 측은 “아동의 기본권인 ‘출생등록될 권리’를 보장하고, 복잡한 절차와 소송비용 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고생하는 미혼부를 돕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미혼부가 단독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법적인 방법이 있다”며, “현행 미혼부 출생신고도 신청부터 완료까지 총 3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하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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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한 자립은 당연한 것이기에 어떤 거주 시설에 있던 자립지원은 필수적이다. 시설안에서도 시설밖에서도 자립지원은 필수적인 것이므로 장애인거주시설에 충분한 인력지원을 해주고 시설환경도 개선하여 선진화 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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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익이라는 맹점에 가려져 위, 날조 및 사기, 선동이라는 범죄가 숨겨저서는 안되며, 이를 눈감아 주는 판관의 사심은 그들이 지켜야 하는 사회 정의를 무너뜨릴 뿐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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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가 일어나길 감시하며 걸리면 바로 아웃 시켜버리리라~ 작정한 것 아닌가 합니다.그냥 탈시설에만 꽂혀있는겁니다.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하면 모두에게 형평성 있는 법을 펼칠지... 진정으로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거주시설을 없애려고만 하지말고 거주시설에 인력 지원도 더 해주고 재가 장애인이나 자립주거에만 편중된 지원을 하지말고 공평하게지원해 주시면서 좀 관심을 가져주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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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생활을 알면 전장연이 이렇게 무조건적이고 강압적인 탈시설을 주 장할수없는데 같은 장애인인데 본인들의 이권을 위해 중증장애인들을 사지로 내몰면서 자유를 주장한다는 게 화가 납니다. 중증장애인에게 자유는 날개 다친 새 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것과 다름없습니다. 시설에 도움받아야하는 중증장애인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도 움받고 자립하고싶은 경증장애인은 자립하면 되는문 제인데 무조건 모아님도를 주장하니 중증장애인 부모 님들이 어버이날에 이렇게 나선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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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회의 주장은 거주시설 이용 장애인의 권리와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진정성 있는 외침입니다. 지역사회 자립 지원과 더불어 거주시설의 선진화와 인권 보호도 함께 균형 있게 추진해서 모두가 존중받는 복지정책을 만들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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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자립법안은 자립을 돕는 법안이라 하지만 탈시설이 목적입니다. 자립하고자 하는 장애인 반대 하지 않습니다 시설 또한 중증장애인들에겐 꼭 필요한 곳이기에 생활환경개선과 인력지원 통해 시설의 선진화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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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은 부모가 사후에 홀로 남겨질 아이가 걱정이 되어 선택을 하는 곳입니다.시설이 감옥이라면 그 어느부모가 시설에 입소를 시키겠습까..전장연은 당사자가 아니며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도 아닙니다.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한쪽으로 기우는 정책 보다는 균형있는 정책으로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