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출산제 조속히 도입돼야...부정적 효과 대처방안도 검토돼야"
▷국회입법조사처 '보호출산제, 논쟁의 지점과 숙고할 사안' 보고서
▷유령 아동 막고자 논의...자녀 유기 또는 살해하는 범죄도 끊이지 않아
▷"부정적 효과에 대한 대처는 다양한 형태로 검토돼야"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출생통보제 도입에 따른 의료기관 외 출산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출산제 도입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6일 국회법조사처가 발간한 ‘보호출산제, 논쟁의 지점과 숙고할 사안: 출생통보제 도입에 따른 보완·병행 입법 논의에 부쳐(허민숙 입법조사관)’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출산통보제 도입을 위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출산통보제를 도입한 배경에는 출생 미신고에 따른 '유령 아동' 발생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19년 한국 생 아동 30만2676명 중 1556명(0.5%)이 병원 밖에서 태어났습니다.
충북지역에선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출생신고가 안 된 무적자 아동이 79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7건에 대해선 경찰이 지자체와 함께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출생한 신생아는 '임시 신생아 번호'가 자동 부여돼 출생 사실이 조회 가능하지만, 병원 밖 출산은 출생증명서를 발급해줄 의료기관이 없어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기 어렵습니다.
산모 외 누구도 영아의 출생 사실을 알지 못하다 보니 자녀를 유기하거나 살해하는 범죄도 끊이지 않는 추세입니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20대 산모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한 식당 앞 10ℓ짜리 음식물 쓰레기통에 자신이 주거지에서 낳은 아이를 유기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하지만 출생통보제 도입에 대한 반대의견은 만만치 않습니다. 신원 노출을 꺼리는 임산부가 의료기관에서 산전진단 또는 출산을 회피할 것이라는 겁니다.
보고서는 "특히 십대 청소년과 같이 어린 미혼모로서 임신 자체를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 법정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혼외자를 출산할 경우 등의 임산부는 자신의 출산 사실을 숨기고자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산모가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하는 '보호출산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보호출산제는 해외에서 도입된 익명출산제, 또는 비밀출산제와 유사한 개념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등은 안전한 환경에서 출산을 돕고, 영아살해 등 출산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사고를 막고자 익명출산제를 도입했습니다.
다만 이들 국가에서도 익명출산제를 둘러싼 논쟁은 존재합니다. 아동의 ‘태생의 알 권리’를 침해한단 이유에서입니다. 프랑스(익명출산제)와 독일(비밀출산제)에선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제한적으로 친모 기록 열람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선 익명출산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2003년 유럽인권재판소는 익명출산제도가 유럽 인권협약(ECHR)이 보장하는 ‘가족 및 사생활을 보호할 권리’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그 제도가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자의 ‘생모를 알 권리’가 생모가 익명으로 남아있을 권리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2019년 한국에 베이비박스 금지와 함께 '최후의 수단'으로서 비밀출산제 도입을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출산통보제가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효과에 대한 대처는 다양한 형태로 검토돼야 하고, 출생통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의료기관 이용을 포기하는 취약 임산부와 태아에 대한 대책은 더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해서라면 산모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철저히 배제돼야 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소재 서울스퀘어에서 '출생 미등록 아동 보호체계 개선 추진단' 1차 회의를 주재하고 료 기관이 아동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출생통보제와 함께 보호출산제도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회에서는 출생통보제를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보호출산제 관련 특별법안은 아직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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