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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플러스] 72.1%, “학생인권조례 재폐지 필요”…현장 민심은 ‘교권 회복’에 쏠려

▷교육청 재의 요구에도…응답자 10명 중 7명 “조례 폐지 찬성”

입력 : 2026.02.11 16:30 수정 : 2026.02.11 16:35
[폴플러스] 72.1%, “학생인권조례 재폐지 필요”…현장 민심은 ‘교권 회복’에 쏠려 “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 재폐지 강행”에 대해 72.1%가 ‘재폐지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래픽=위즈경제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 재폐지안’을 강행 통과시키고, 서울시교육감이 이에 맞서 ‘재의 요구’에 나선 가운데, 시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조례 폐지를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권 회복’과 ‘학생 인권 보장’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교육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여론은 “현장 질서 회복이 우선”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성별·출신·성적지향 등 다양한 사유에 따른 차별 금지와, 체벌·괴롭힘으로부터의 자유, 인권침해 구제 절차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조례를 둘러싼 갈등은 끝없이 반복돼왔다.이번에는 시의회가 조례를 재폐지한 데 대해 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하면서, 법적·행정적 충돌까지 이어지고 있다.

 

◇ “재폐지 찬성” 72.1%…‘교권 회복’ 응답 압도적

 

위즈경제가 폴앤톡을 통해 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 재폐지 강행”에 대해 72.1%가 ‘재폐지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교권 회복”과 “현장 질서 우선”을 이유로 들며 조례 폐지에 힘을 실었다.

 

반면, ‘재폐지는 과도하다’는 의견은 27.8%에 그쳤으며, ‘잘 모르겠다’와 ‘기타’ 응답은 각각 0%로 나타났다. 이는 조례 폐지 논의가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라, 현장의 위기의식과 맞물려 있다는 방증이다.

 

◇ 교육감의 ‘재의 요구’에도…과반 이상 “과했다” 반응

 


그래픽=위즈경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시의회의 폐지 의결에 맞서 재의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여론은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전체 응답자의 65.9%는 교육감의 조치를 “과도하다”고 평가했으며,“의회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정당하다’는 평가는 32.9%였고, ‘잘 모르겠다’는 1%에 그쳤다.

 

이는 교육청이 주장하는 ‘학생 기본권 체계 해체’라는 위기 인식보다는, 시의회의 판단에 신뢰를 보내는 민심이 더 우세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교권 강화’ 최우선…“인권보다 질서가 먼저”

 


그래픽=위즈경제
 

‘학생 인권과 교권이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45.7%가 ‘교권 강화’를 꼽았고, ‘학생 권리 보호’는 28.7%로 집계됐다. ‘사안별 판단’(23.4%)과 ‘학교 자율 강화’(2.1%)는 비교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인권과 교권은 대립항이 아니라 병존해야 한다”는 이상론보다는,

현장에서의 피로감과 통제력 회복의 필요성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혼란 줄이려면 학생 책무 규정부터 손봐야”

 


그래픽=위즈경제
 

학생인권조례 존폐 여부와 무관하게, 학교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가장 시급한 조치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36.9%가 ‘학생 책무 규정’을 꼽았다. 이는 단순히 권리 보장이 아닌 ‘책임과 규율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어 ‘생활지도 기준 명문화’(26%), ‘분쟁조정 기구 강화’(21.7%)가 뒤를 이었다.

‘법률지원 확대’(7.6%), ‘학부모 민원 시스템 개선’(6.5%)은 상대적으로 낮은 선택을 받았다.

 

◇"이제는 인권·교권의 이분법을 넘어야 할 때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쪽은 “학생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라고 주장하고,다른 한쪽은 “현장 지도력을 무력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가장 큰 피해자는 교사도, 교육청도 아닌 학생들이다.지속되는 폐지-유지-재의-표결이라는 정치화된 프레임 속에서, 교육 현장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실제 설문 결과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비교적 명확하다.교권의 회복이 먼저이며, 인권 논의는 그 균형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인권은 곧 교권’이라는 명제는 옳지만, ‘인권 때문에 교권이 무너졌다’는 체감은 무시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인권 후퇴”를 경고하지만,그보다 더 무거운 현실은 현장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조례에 대한 불신이 제도의 취지까지 흔들고 있으며,“지키기 위한 조례”가 오히려 “지키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갈등은 더 이상 ‘폐지냐 유지냐’의 이분법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현실은 회색지대이고, 대다수 교사와 학부모, 학생은 그 안에서 길을 잃고 있다.

 

이제는 조례의 내용과 형식을 뛰어넘어,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준과 절차,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교권과 학생권리를 함께 보장할 수 있는 제도 설계로 나아가야 한다.

 

교권과 인권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그러나 행정과 입법, 교육청과 의회,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적처럼 대하는 구조에서는그 두 축은 결코 나란히 설 수 없다.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더 이상 반복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학교 현장을 위한 실용적 정책으로 작동하기 위해선지금이야말로 ‘정치’를 멈추고 ‘교육’을 시작할 때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육 주체 간 신뢰 복원이 최우선이다. 지금의 갈등은 ‘조례’라는 문서 한 장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 아니라, 그 이면에 쌓인 불신과 오해, 그리고 단절된 소통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다. 

 

현장의 교사들이 느끼는 법적 불안, 학생들이 체감하는 권리 보장의 공백, 학부모들이 겪는 정보 부족과 혼란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그 어떤 제도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교육청과 시의회는 서로의 입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공청회, 실태조사, 협의체 운영 등 실질적인 협력 구조를 통해 조례의 미래를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진짜 해법은 종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실 안의 현실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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