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산 제품 관세 25%로 인상 선언…한·미 통상 갈등 재점화되나
▷“무역 합의 이행 안 했다” 압박…자동차·의약품·목재 등 전방위 적용
▷한국 정부 “공식 통보 못 받아”…산업부 장관, 워싱턴 긴급 방문 추진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미 통상 관계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지난해 체결한 무역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관세 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에 부과하던 15% 관세를 자동차, 목재, 의약품, 그리고 ‘모든 상호 관세 대상 품목’에 대해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국회의원들이 합의안 승인에 더딘 반면, 미국은 거래(Transaction)에 따라 관세를 신속히 인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과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바 없으며, 워싱턴과의 긴급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 직후,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의에는 캐나다에 체류 중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유선으로 참석했으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에서 직접 참석했다.
회의 결과에 따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캐나다 일정이 종료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관세 인상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조만간 미국을 찾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관계부처와 긴밀히 공조해 한국 정부의 관세 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고, 이번 사안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관세 인상 소식이 전해진 28일 오전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는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주요 수출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약 1.8% 상승 전환했다.
앞서 서울과 워싱턴은 지난해 10월,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2560억 파운드)를 투자하는 내용을 포함한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 투자금 일부는 미국 조선업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이어 지난해 11월 양국은 한국이 합의 비준 절차에 착수하면 미국이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추가 합의했다.
해당 합의안은 지난해 11월 26일 한국 국회에 제출됐으며, 현재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BBC는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 법안이 2월 중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관세는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세금으로,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기업들은 한국산 제품을 들여올 때 25%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관세 인상이 가격 전가로 이어질 경우 한국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들어 관세를 외교·통상 압박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주말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캐나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다른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구상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입장을 미국 측에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덴마크 자치령) 편입 구상에 반대한 영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그린란드와 관련한 미래 합의에 진전이 있다”며 해당 위협을 철회했지만, 이 과정에서 덴마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일시적으로 악화됐다고 BBC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자동차·의약품·목재 등 주력 수출 산업을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한·미 간 추가 협상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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