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산재 정보 미공개는 취업사기”… 전문가, 정보 공개와 감시자 역할 강조
▷전주희 연구원 “정부·언론의 산재 기업 공개 필요”
▷“산업재해는 사회적 문제, 감시자 역할로 나서야”
산업재해 관련 개선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전주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및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사진= 위즈경제)
[위즈경제] 전희수 기자 = “사고가 드러나기 전까지 위험은 보이지 않고, 위험을 예측할 뿐이에요”
전주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및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산업재해 사고에 대해 적극적인 공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주희 연구원은 “산업재해는 은폐되지 않고 드러나야만 발생 원인과 위험을 밝힐 수 있다”며 “여러 위험 요인들이 중첩돼 산업 재해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원인을 파악해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산업재해 은폐가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업의 손해 방지’에 있다. 산업재해 사고 발생 시 기업은 노동자에게 산업재해
보험 처리가 아닌 기업이 직접 보상하는 공상 처리로 “치료비를 해결해 주겠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식으로 ‘강압적 배려’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산업재해 보험 처리가 아닌 공상 처리를 유도하는 이유는 고용노동부의 감독 회피, 산업재해 보험료 상승 방지, 노동자에게 회사 재량에 따른
일시적 보상 지급으로 노동자의 후유증이나 사고 재발 시 추가 보상에 대한 책임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대다수의 노동자는 당장의 치료비 해결로 ‘손해도 없고 동료들이나 업체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해 공상 처리에 동의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의 공상 처리는 ‘배려를 가장한 강압’일 뿐, 노동자에게 선택을 권유하는 듯하면서 사실상 예정된 답변을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산업재해 은폐는 취약하고 불안정한 노동자들에게 체화된, 일종의 왜곡된 생존 전략이 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 고용 구조 변화 없는 경영평가 제도, 산업재해 해결엔 한계
지난 9월 고용노동부는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산업재해 사망자 수에 따라 영업정지·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 연구원은 “단일한 정책으로는 산업재해와 같은 구조적으로 뿌리 깊은 난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모든 규제에는 예방 정책과 처벌 정책이 함께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처벌보단 예방’이라는 기조로 기업의 자율적 의지에 의존한 예방 정책을 펼쳐왔지만, 최근에는 일부 처벌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며 “그런 흐름에서 영업정지는 기업에 실질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산업재해 감축 방안으로 ‘공공기관경영평가’에서 안전 부문 배점 비중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 연구원은 ‘평가 중심의 서류 작업’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안전관리를 위한 경영평가 제도가 현장과 실질적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평가 중심의 서류 작업 부담만 늘어나면 안전 시스템이 실제 노동 현장에 적용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 내에서 일반 산업재해를 감점 지표 대상에 포함해 산업재해 은폐가 구조적으로 발생한다”며 “원청 업체인 공공기관에서 감점을 피하기 위해 하청업체 노동자의 경미한 부상이나 단순 사고조차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고용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전 평가 시스템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안전 관리를 위해서는 고용 구조에 대한 문제 파악과 이를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 등 안전 관리 시스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청과 하청업체 간 고용 구조로 인한 산업재해 은폐나 피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의 일반 산업재해 감점 지표를 삭제하고, 외주화 축소·폐지와 직접 고용 변경 등 고용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정부의 산업재해 안전대책 수립 과정에는 노동자의 민주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정부는 기업 내 노동조합이 없을 경우 노동자 대표를 민주적으로 선출하고, 소수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안전 경영 수립 과정부터 최소 3~5년간 원청·하청 노동자를 구분하지 않고 공동 결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산업재해 은폐는 취업사기극… 산재 감시자 역할 중요
그는 “언론기관은 기업의 산업재해 정보를 투명하게 알릴 의무가 있다”며 “기업의 산업재해 감시자 역할과 노동자와 시민에게 노동 처우 관련 정보 제공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산업재해는 결국 기업의 이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기업 측에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민은 소비자로서 산업재해가 재발하는 기업의 상품을 불매함으로써 기업 측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강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특히 노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교육기관에서 10대를 사회의 인력으로 키울 의무가 있는 만큼, 학생들이 사회의 불공정한 거래에 노출되지 않도록 인권·노동 교육을 해야 한다”며 “특성화고등학교·직업전문대학 등에서는 학생들에게 노동 중 위험에 처했을 때 작업중지권 요구 등 합법적인 노동 조건을 교육해야 하고, 취업 연계 시 해당 기업의 산업재해 현황이나 위험 작업 수행 여부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기업의 자발적인 의지만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없다”며 “정부가 기업의 안전한 노동 작업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규제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개
관련 기사
Best 댓글
류으뜸기자님,우리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기피해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가정 붕괴,극단적 선택,사회불신 확대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고, 현행 법체계로는 이 거대한 범죄구조를 제때 막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사기특별법은 피해자 구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합니다!
2한국사기 예방 국민회 웅원 합니다 화이팅
3기자님 직접 발품팔아가며 취재해 써주신 기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조직사기 특별법은 반듯시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빠른시일내에 통과하길 원 합니다
5피해자들은 결코 약해서 속은것이 아닙니다. 거대한 조직의 치밀한 덫 앞에서.국민의 안전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틈을 통해 쓰러러진겁니다. 조직사기특별법 반드시 하루빨리 제정해야 합니다!!!
6판사님들의 엄중한 선고를 사기꾼들에게 내려주십시요
7사기는 살인이나 마찬가지이고 다단계살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