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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2분기 ‘쇼크’… 반등 열쇠는?

▷양극재 출하 지연·북미 수요 부진 겹쳐 실적 하락
▷美-中 공급망 전환 속 ‘소재 대체 수요’가 반전 기회

입력 : 2025.07.22 11:15 수정 : 2025.07.22 11:20
포스코퓨처엠 2분기 ‘쇼크’… 반등 열쇠는?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국내 배터리 소재사인 포스코퓨처엠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전기차 시장과 탈중국 공급망 전략이 하반기 실적 반등의 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609억 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2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억 원으로 1분기(17억 원) 대비 95.5%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OPM)은 0.1%에 불과했다. 시장 컨센서스(매출 8,324억 원, 영업이익 72억 원)와 비교하면 큰 폭의 미달이다.

 

핵심 부진 원인은 양극재 부문이다. 양극재 출하량은 8000톤 수준으로, 불과 3개월 전 전망치(1만 4500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북미 고객사인 GM(얼티엄)의 초기 양산 차질과 전구체 공급 지연과 유럽 최대의 다국적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텔란리스 등 고객사의 가동률 저하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극재 부문에서만 163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음극재는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약 20%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악화된 모습이다. 음극재 부문 영업손익은 91억 원으로, 글로벌 수요 둔화와 낮은 단가가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반등 가능"…비중국 전구체가 게임체인저

 

다만 증권가는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3분기 매출 1조480억 원, 영업이익 66억 원을, SK증권은 각각 9,727억 원, 176억 원의 실적을 예상했다. 두 기관 모두 실적 반등의 중심축으로 ‘양극재 출하량 회복’을 꼽는다.

 

특히 북미 고객사(GM)향 N86 양극재의 전구체 문제가 해소되며 2분기 2500톤에 불과했던 물량이 3분기엔 1만 톤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물론,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출하가 예상되는 것이다. 공급망 재편에 따른 전구체의 비중국화가 본격화되며,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확보한 포스코퓨처엠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퓨처엠의 또 다른 기회는 음극재 부문에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월, 중국산 흑연을 원료로 사용한 음극재에 대해 93.5%의 반덤핑 관세를 예비 판정했다. 최종 관세가 확정되면 중국산 흑연은 사실상 180% 이상의 가격 장벽을 넘게 되어, 한국산 음극재가 미국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매출 비중은 전체의 6%에 불과하지만, 공급 단가 상승 및 북미 전기차 OEM의 공급 다변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SK증권 박형우 애널리스트는 "비중국 소재 선호 추세 속에서 포스코퓨처엠이 가장 탄력적인 실적 개선 모멘텀을 지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엇갈려

 

양호한 중장기 성장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실적 가이던스 하향과 단기 수익성 악화로 인해 증권가의 의견은 엇갈린다. IBK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단기 매수 의견(Trading Buy)’로 하향 조정했다. 양극재 출하량 가이던스가 연초 30%에서 10%로 낮아졌고,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경우 추가 하향 가능성도 열어놨다. 다만 목표주가는 기존 16만 원을 유지했다. 반면 SK증권은 이번 분기를 ‘실적 저점’으로 보고, 향후 탈중국 공급망 수혜에 기반한 중장기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며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19만6천 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15만6,900원) 대비 약 25%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둔화(Q)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소재 가격(P)과 점유율(M/S)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고객사들이 점차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비중국’ 소재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배터리 소재 기업 중에서도 포스코퓨처엠은 공급 역량과 북미 네트워크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이에 따라 증권가는 하반기 이후 양극재·음극재 양축 모두에서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26~27년에는 전년 대비 50% 이상 매출 성장이 예상돼, 중장기적 실적 회복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R&D와 설비 투자, 장기 성장 기반 될까

 

포스코퓨처엠은 단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와 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고 있다. 2025년 예상 CAPEX(유형자산 투자)는 약 1,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구체 생산라인 확충 및 차세대 양극재 개발에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비중국 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구체 원소재의 자체 조달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아울러 리튬, 니켈 등 핵심 금속의 원료 안정화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 파트너십 확대도 모색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R&D 및 공급망 전략이 2026년 이후 본격적인 수익성 반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실적에는 부담이 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 전략과 비중국 소재 내재화 노력이 중장기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특히 전구체 원소재 조달 비중 확대와 차세대 양극재 개발은 향후 수익성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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