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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기후위기, 미래가 아닌 현재

▷ 지난 8일 중부지방 집중호우..."기후변화가 이유"
▷ 유럽은 가뭄에 고통, 지구온난화 영향
▷ 파리기후협약 1년...러-우 침공으로 지체 中

입력 : 2022.08.30 17:00 수정 : 2023.02.03 16:15
 

#물에 잠긴 중부지방

 

 

(출처:뉴시스)

 

 

지난 8월 8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엄청난 양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약 이틀동안 내린 비의 양이 올해 장마 강수량을 뛰어넘었는데요. 

 

8일 기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일일 강수량은 무려 288mm로, 서울에 이렇게 비가 많이 온 건 지난 1942년 여름 이래 처음입니다. 

 

우리나라의 장마기간은 보통 6월 말부터 7월말, 8월 약 이틀간 내린 폭우는 그 시기도 비의 양도 이례적입니다.

 

이수역을 비롯해 각종 지하철역이 침수되는 건 물론, 사람들이 맨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등 이번 폭우는 중부지방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특히, 강남 도로한복판이 물에 거의 완전히 잠겨 많은 자동차들이 버려진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강남이 물에 잠긴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배수구가 담배 꽁초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들로 막혀 있어 빗물을 원활하게 배수해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폭우의 원인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상고온, 정체전선, 수증기입니다. 

 

지구 대부분의 기온이 올라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변의 고기압과 저기압이 부딪혀 수증기를 듬뿍 머금은 정체전선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정체전선이 우리나라 위쪽에 자리잡은 저기압을 뚫지 못한 채 중부지방에 머물러있던 것인데요. 

 

기상청은 이 이례적인 상황의 범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습니다. 지구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지난 8일의 폭우와 같은 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핵심은 불확실성과 불안전성, 자연은 이제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듯합니다.

 

유희동 기상청장 曰 “기후변화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홍수와 가뭄이 공존하고 있는 지구

 

 

라인강 인근 네덜란드 헬데를란트주 저수지 (출처: AFP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는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홍수로 전 국토의 3분의 1이 잠긴 파키스탄과 폭우가 휩쓸고 지나간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과 중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세계가뭄관측기구(GDO)의 보고서에 따르면, 8월 10일 기준, 사실상 유럽 전역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GDO는 유럽 전체 지역 중 64%가 가뭄 ‘주의’ 또는 ‘경고’ 상태라며, 땅과 식물이 말라가고 있다고 부연했는데요.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진 가뭄은 유럽의 강줄기를 메마르게 했습니다. 독일의 라인강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포강, 프랑스의 루아르강 등은 배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수위가 낮아져 바닥이 보이고 있습니다. 

 

농작물에 사용할 용수가 부족한 건 물론, 수력발전 상황도 여의치 않은 등 유럽은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샤워 시간을 5분으로 제한하고, 영국은 머리를 매일 감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GDO 曰 “기후변화가 의심할 여지없이 해마다 더 두드러진다"

 

중국도 상황이 유사합니다. 대륙의 젖줄로 손꼽히는 양쯔강이 메마른 건 물론, 쓰촨성 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아 무려 48만 ha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큰 산불도 시시때때로 발생하고 있죠. 

 

중국의 한 종자 판매상 曰 “태어나서 이런 폭염과 가뭄은 처음,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해 종자가 아예 팔리지 않고 있다”

 

GDO는 유럽 가뭄의 원인을 ‘대기 정체’에서 찾았습니다. 

 

본래대로라면 전 지구를 돌아야 할 대기가 한 구역에서 집중적으로 머물렀다는 이야기인데요. 즉, 뜨거운 여름철 열파가 유럽에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뭄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대기가 움직이지 않은 데에는 ‘지구 온난화’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원래대로 라면 북쪽의 찬 공기를 제트기류가 싣고 유럽 방향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제트기류란 뜨거운 공기와 차가운 공기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기류인데, 위아래로 구불구불 흐르면서 공기를 순환시킵니다. 뜨거운 공기는 위로,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보내죠.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이 제트기류의 모양이 더욱 구불구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움직임은 오히려 공기 파동을 증폭시켜, 대기 순환을 원활하지 않게 만듭니다. 

 

한 곳에 긴 시간 머무르기 시작한 제트기류는 ‘열파’를 만들었고, 이것이 유럽과 중국을 장악한 것입니다. 

 

#파리기후협약 후 1년...돌아선 유럽 

 

무분별한 화석 연료 사용, 심각한 양의 쓰레기 투기 등으로 인해 기후 위기를 지적하는 주장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이미 유엔은 2021년 1월부터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을 주된 골자로 하는 ‘파리기후협약’을 맺어 시행 중에 있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파리기후협약은 점차 빛을 잃는 모양새입니다.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비판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 러시아는 천연가스밸브를 잠갔습니다.

 

이는 국제 에너지의 값을 상승시켰고 유럽 국가들은 상황이 난처해졌습니다. 천연가스를 사용해 온실가스를 줄이려 했는데, 러시아의 방해로 이것이 어렵게 된 셈입니다. 

 

결국,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는 독일은 국방력의 강화와 함께 ‘친 석탄’으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7월 8일에 ‘천연가스 절약을 위해 가능한 한 가스화력발전을 대체한다’는 취지의 대체발전소관리법 개정안을 연방상원위원회에서 가결했는데요. 

 

독일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그리스, 오스트리아 등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류는 수차례 기후위기를 지적했습니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길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전쟁과 자본주의의 이익 등 복합적인 사회적 요소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점차 옅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땅한 개선책 없이 작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유럽의 가뭄, 파키스탄의 홍수, 우리나라의 변화무쌍한 날씨 등 심각한 자연재해는 언제든지 우리 곁을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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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택권을 줘야합니다 공산당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섣부른 정책 다시 검토해야합니다.

2

탈시설 지원법은 악법이며 폐기 되어야만 합니다. 부모회는 자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 탈시설 보다는 자립을 원하면 자립 지원을 해주고 시설을 원하면 입소 지원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3

탈시설은 자립의 유일한 길이 아닙니다. 중증장애인에게는 선택권과 안전한 돌봄이 먼저 보장돼야 합니다. 정부는 현실에 맞는 복지 다양성을 마련해야 합니다.

4

다양한 삶의 방식 앞에 놓이는 단일 선택은 폭력입니다. 각자의 삶에 맞는 환경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탈시설 지원법은 중증장애인들을 사지로 내모는 악법이다. 다양한 시설과 시설의 처우개선은 뒤로 한체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은 생존권까지 무시한 폐쇄에만 목적을 둔 이권사업으로써 탈시설 지원법은 폐기 시켜야 합니다.

6

탈시설 정책을 시작한 복지 선진국에서의 주요 대상자는 정신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이다. 거주시설은 중증장애인들이 부모사후 인권을 보장받으며 살아갈 제 2의집 장애인들의 마지막 보루다! 마땅리 존치되어야한다. 정부는 장애인들의 권리를 획일적인 자립정책으로 박탈하지말고 거주시설을 더더욱 늘리는 정책을 펼쳐라!

7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토론의 장이되야한다는 말씀 공감하며 중증발달장애인의 또다른 자립주택의 허상을 깨닫고 안전한 거주시설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추구하여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할수있도록 거주시설어 선진화에 힘을 쏟을때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돌봄인력충원과 시설선진화에 국가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