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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스마트폰 없는 학교, 답일까…‘폰 프리 스쿨’ 둘러싼 교육현장의 속내

▷학생인권 단체 "청소년만 통제 대상으로…과거 셧다운제와 닮아"
▷전문가 "예외 기준 마련하고 현장 관계자 합의 과정 필요"
▷규제 넘어 교육으로…현장 합의·안전장치가 관건

입력 : 2026-07-14 13:45
② 스마트폰 없는 학교, 답일까…‘폰 프리 스쿨’ 둘러싼 교육현장의 속내 학생이 스마트폰 사용하는 모습(사진=연합)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폰 프리 스쿨’은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첫날 1호로 결재한 핵심 공약이다. 학교 일과 중 교육 활동과 무관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독서와 예술, 체육 활동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내 학교들은 학기 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칙 개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책을 바라보는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7.3%가 교내 스마트폰 수거·보관에 공감했고, 70.2%는 정책 효과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학부모의 공감 비율은 84.0%로 더 높았다. 그렇다면 실제 교육현장에서도 이를 같은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에 위즈경제는 교사·학부모·학생·전문가에게 ‘폰 프리 스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다. [편집자주]

 

◇ "청소년만 통제 대상으로…과거 셧다운제와 닮아"

 

학생인권단체는 이번 정책이 청소년을 일률적인 통제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과거 두발·복장 규제,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와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당시에도 청소년 보호와 생활지도를 명분으로 당사자의 선택권과 생활 방식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 규제를 도입해 거센 반발과 실효성 논란을 낳았다.

 

이번 정책 역시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에 얽힌 사회적 맥락과 생활 방식을 살피기보다 압수와 금지라는 행정 편의적 수단을 택했다는 게 학생인권단체 측 입장이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활동가 '난다'는 "스마트폰 과의존과 짧은 영상 중독, 정신건강 문제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연령대가 겪는 사회 현상"이라며 "청소년에게만 위험을 이유로 일률적인 통제를 적용하는 것은 세대 차별이자 불평등"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를 학습 도구로만 바라보는 교육 당국의 이중적 태도도 문제로 지목됐다. 인공지능 교육을 내세워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 보급을 확대하면서도 학습 외 목적으로 활용되는 스마트폰은 통제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관계자는 "청소년의 여가와 소통, 또래 문화에서 스마트폰이 지닌 의미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일률적인 규제가 학생의 반발과 디지털 사용 습관에 미칠 장단기적 영향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교육 효과 높이려면 예외 기준·구성원 합의 갖춰야”

 

교육 전문가들도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 학생 간 소통과 학습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 교수는 "폰 프리 정책이 학생 간 소통과 학습에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와 랜드연구소의 2025년 협력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대형 교육구에서 휴대전화 사용 제한 전후의 시험 성적과 무단결석, 정학 변화를 분석했다. 시행 2년 차 봄 시험 성적은 시행 직전보다 1.1백분위 상승했고 무단결석도 줄었다.

 

정책 시행에 앞서 구성원 간 숙의 과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강제로 스마트폰을 빼앗기보다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토론을 거쳐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야 학생들이 규칙을 자발적으로 더 잘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장에게만 결정을 맡길 경우 학부모 민원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청 지침이 학교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학교 안에서의 제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가정과 연계한 관리도 필요하다고 봤다. 교내 사용을 막더라도 학교 밖이나 집에서 사용 시간이 늘어날 수 있어, 학교와 가정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규칙 위반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분명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아날로그 놀이 공간을 마련하는 등 스마트폰 없이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도, 공기계를 제출하고 실제 스마트폰을 숨기는 등 의도적으로 규칙을 어긴 경우에는 학칙에 따른 명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 넘어 교육으로…현장 합의·안전장치가 관건

 

교육 현장의 의견은 스마트폰 사용 제한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일률적인 통제만으로는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데 모였다. 수업 집중도를 높이고 과의존을 줄이려는 취지는 타당하지만, 학생의 생활 방식과 학교별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제부터 적용하면 반발과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생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목적을 스스로 조절하도록 돕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기기를 수거하거나 사용을 금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독서·예술·체육 프로그램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학교별 상황에 맞는 사용 원칙과 위반 시 조치 기준을 함께 정하는 숙의 과정도 필요하다고 봤다.

 

건강이나 가정 사정으로 스마트폰 사용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예외 기준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긴급 상황 때 학교와 가정이 신속히 연락할 수 있는 체계와 학생이 학내 문제를 신고하고 사실관계를 입증할 대체 수단도 갖춰야 한다는 요구다. 스마트폰 수거·보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실과 파손, 인권 침해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책임 기준과 보상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결국 ‘폰 프리 스쿨’의 성패는 스마트폰을 얼마나 강하게 통제하느냐보다 학생의 자율적 사용 습관을 어떻게 길러내고, 학교 구성원의 합의를 어떻게 끌어내느냐에 달렸다는 게 교육 현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장석찬 사진
장석찬 기자  seokchanj26@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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