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반등했지만…‘낙관’ 문턱은 아직 넘지 못해
▷5월 전산업 CBSI 98.9…제조업은 기준선 100 웃돌며 개선
▷ESI 97.5로 5.8p 상승했지만 순환변동치는 제자리…“회복 신호와 불안 요인 공존”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5월 기업심리지수(CBSI) (표=한국은행)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한 달 만에 뚜렷하게 개선됐다. 제조업 심리는 장기평균을 웃돌며 낙관권에 진입했고, 비제조업도 채산성과 매출 개선에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다만 경제 전반의 심리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는 여전히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어, 경기 회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6년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5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8.9로 전월보다 4.0포인트 상승했다. 다음 달 전망 CBSI도 97.6으로 3.7포인트 올랐다. CBSI는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제조업은 ‘낙관권’ 진입…수출기업·대기업이 회복 견인
5월 제조업 CBSI는 100.8로 전월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다음 달 전망도 100.3으로 2.3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은 제조업 심리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업황과 자금사정 개선을 꼽았다.
세부 지표를 보면 제조업 업황 BSI는 80으로 전월보다 6포인트 올랐다. 생산 BSI는 90, 매출 BSI는 93, 신규수주 BSI는 87로 각각 상승했다. 특히 수출 BSI는 94로 전월보다 5포인트 오르며 제조업 개선을 뒷받침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 대기업 CBSI는 103.4, 수출기업 CBSI는 105.3으로 기준선 100을 웃돌았다. 반면 중소기업은 96.2, 내수기업은 98.4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조선·기타운수 업황 BSI가 103으로 가장 높았고, 의료물질·의약품은 93, 전자·영상·통신장비는 89, 자동차는 86을 기록했다. 반면 가구는 32, 섬유는 48에 머물러 업종별 온도차가 컸다.
◇비제조업도 반등…하지만 내수 부담은 남아
비제조업 CBSI는 97.5로 전월보다 5.4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보다 상승폭은 컸지만 기준선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채산성과 업황 개선이 반등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74로 전월보다 4포인트 올랐고, 매출 BSI는 84, 채산성 BSI는 82, 자금사정 BSI는 81로 모두 개선됐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업 업황 BSI가 84로 전월보다 크게 개선됐고, 숙박업과 예술·스포츠·여가도 각각 85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업은 61에 그쳐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기업들이 꼽은 경영애로사항은 여전히 비용 부담에 집중됐다.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상승’ 비중이 32.8%로 가장 높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 17.7%, ‘내수부진’ 15.5%가 뒤를 이었다. 비제조업도 원자재 가격상승 18.0%, 불확실한 경제상황 17.7%, 내수부진 17.0% 순이었다.
◇지표는 좋아졌지만, 회복의 질은 아직 약해
이번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심리가 개선됐다”는 사실보다 “어디서 개선됐는가”다. 제조업 회복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주도했다. 반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 여전히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경기 반등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됐다기보다, 수출·대기업 중심으로 먼저 살아나는 흐름에 가깝다.
경제심리지수도 이를 보여준다. 5월 ESI는 97.5로 전월보다 5.8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선 100에는 못 미쳤다. 더구나 계절·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5.2로 전월과 같았다. 겉으로 보이는 심리 반등은 있었지만, 경기의 기조적 흐름이 뚜렷하게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5월 지표는 경기 회복의 출발점이라기보다 ‘불안한 반등’에 가깝다. 수출기업과 일부 제조업은 회복 신호를 보였지만, 내수 부진과 비용 부담은 여전히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상승이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에서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힌 만큼, 향후 환율·에너지 가격·금리 흐름에 따라 체감경기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경기가 좋아졌다”는 단순한 신호라기보다, “기업들이 최악의 국면에서는 조금 벗어났지만 아직 확신을 갖지는 못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하반기 경기 판단의 핵심은 수출 회복이 중소기업과 내수업종으로 얼마나 확산되는지, 그리고 비용 부담이 실제 채산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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