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왜 CBDC·예금토큰과 함께 가야하나?
▷실시간 P2P 송금 강점에도 청산·결제 완결성 한계 뚜렷
▷민간의 혁식성과 공적 신뢰를 결합한 '디지털 다중통화체계' 필요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CBDC와 이를 기반으로 한 상업은행의 예금토큰이 향후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밝힌 말이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은 열어두되, 디지털 통화 체계의 중심축은 결국 중앙은행 화폐와 은행권 예금토큰이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왜 CBDC와 예금토큰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일까. 본지는 스테이블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정리해봤다.
◇왜 CBDC·예금토큰과 함께 가야하는가?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금융권에서 '디지털 달러'로 불리며 각광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화폐의 고질적인 문제인 가치 변동성을 발행사가 보유한 실물 자산(달러 등)을 통해 해결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진가는 '스마트 계약'에서 나온다. 은행 등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24시간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며, 화폐에 특정 조건을 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조금의 사용처를 제한하거나, 물건 수령이 확인되면 대금이 지급되는 에스크로 기능을 코드 하나로 구현할 수 있다. 특히 복잡한 환거래 단계를 거쳐야 했던 국경 간 결제 분야에서는 기존 체계의 고비용·저효율 문제를 해결할 파괴적 대안으로 꼽힌다.

스테이블코인의 약점과 해결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정리한 이미지.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청산과 결제의 완결성'이다. 이용자 간 코인을 주고받는 단계는 눈 깜짝할 새 이뤄지지만, 이를 실제 현금(예금)으로 바꾸거나 서로 다른 코인 간의 차액을 정산하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결국 기존 은행의 결제망에 의존해야 한다. 이러한 한계는 해외 송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기반 코인으로 교환할 때, 이를 실시간으로 정산해 줄 공적 결제 인프라가 없다면 결국 기존의 환전 시스템이나 카드사 망이라는 우회로를 택할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최첨단 디지털 거래처럼 보이지만, 최종 계산은 여전히 아날로그식 구식 엔진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은 '바람직한 디지털화폐 생태계의 모색'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디지털 지금결제 완결성을 충족시키고 국경간 지급결제의 디지털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금토큰과 디지털 법정화폐(CBDC)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법은 '디지털 다중통화체계' 구축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디지털 다중통화체계’ 구축을 제시한다. 민간의 혁신성과 중앙은행의 공적 신뢰를 결합한 모델이다. 핵심은 철저한 역할 분담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자들이 실제 결제와 송금에 편리하게 사용하는 '프론트엔드' 역할을 맡는다. 예금토큰은 상업은행이 발행하여 스테이블코인 거래 과정에서의 청산과 결제를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마지막으로 도매용 CBDC는 은행 간 최종 결제를 담당하며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최종 결제 자산'이 된다.
이 체계가 갖춰지면 스테이블코인의 교환과 환매가 하나의 디지털 흐름(Seamless)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화폐가 '중심 잡기'를 해줌으로써 국경을 넘는 거래도 중간에 끊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 방식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진정한 가치는 '사용자 선택권'과 '민간의 혁신 가능성'에 있다. 스테이블코인 소유자는 상황에 따라 환매 수단으로 은행 예금뿐만 아니라 디지털 현금인 '소매용 CBDC'를 직접 선택할 수도 있게 된다. 이는 자산 운용의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높여준다. 나아가 민간 지급결제서비스업자(PSP)들은 이 다중통화 플랫폼 위에서 '프로그램 가능(Programmability)' 기능을 활용해 창의적인 서비스를 마음껏 설계할 수 있다.
중앙은행은 튼튼하고 공정한 '플랫폼'을 깔아주고, 실제 서비스의 혁신은 민간 영역의 치열한 경쟁에 맡기는 '디지털 금융 거버넌스'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결국 CBDC와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의 공존은 단순한 기술적 결합을 넘어, 더 안전하고 역동적인 디지털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기초 자산이 될 전망이다. 완벽한 디지털 공존은 과연 도달 가능한 미래일까, 아니면 이상적인 시나리오에 그칠 것인가. 시장의 눈은 이제 그 실험적인 첫발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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