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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만 탓할 수 있나…청년 고용 부진 뒤에 숨은 일자리의 질

▷청년 고용률 23개월 연속 하락…‘쉬었음’ 청년도 3년째 증가
▷신규채용 청년 비중 줄고 비정규직 늘어…“양질의 첫 일자리 부족”

입력 : 2026-04-30 15:00
‘눈높이’만 탓할 수 있나…청년 고용 부진 뒤에 숨은 일자리의 질 재미나이 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고용 지표는 한 나라의 노동시장 활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특히, 미래 경제활동의 주축이 될 청년층 고용 하락세는 단순한 일자리 문제를 넘어 성장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국내에서는 청년 고용 부진을 설명하는 가장 익숙한 말은 '눈높이'였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기준이 높아 취업을 미루고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제시된 지표들은 이러한 해석만으로 청년 고용 부진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공개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개선 과제' 보고서를 살펴보면 청년 고용 지표는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청년 고용률은 2022년 사상 최고치인 46.6%를 기록한 후 2025년 45.0%로 1.6%p 감소했으며, 월별 청년 고용률 역시 2024년 5월 이후 2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쉬었음' 청년은 2023년 증가세로 전환된 후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학력을 살펴보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쉬었음의 주된 사유는 2025년 기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34.1%)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는 최근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에 취업하지 못한 경우 눈높이를 낮춰 하향 취업하기 보다는 구직연장 또는 쉬었음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같은 보고서의 다른 지표를 보면, 청년 고용 부진을 단순히 '눈높이' 문제로만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보고서에서 신규채용이라 볼 수 있는 근속 1년 미만자 중 청년층(15~29세) 비중은 2006년 33.6%에서 2025년 25.2%로 낮아졌다. 20년간 8.4%p 감소한 것이다. 

 

아울러 신규채용 된 청년 근로자의 고용 형태도 악화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채용 청년 근로자 중 정규직 비중은 감소한 반면, 비정규직 비중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2025년 시간당 임금이 낮은 업종에서 청년 근로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숙박음식업(11,547원), 예술여가(13,577원)으로 조사됐으며, 이들 업종의 청년 근로자 비중은 3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는 청년들이 단순히 원하는 일자리를 고집하고 있다기보다,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일자리 자체가 줄고 있고, 새로 열리는 일자리의 질 역시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고용 부진을 단순히 '눈높이'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아무리 많은 임금을 준다고 해도 질적인 안정감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대기업 점검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미취업 유형별 비교 분석'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 증가를 청년층의 높은 일자리 눈높이 때문으로 보는 시각과 달리 이들의 일자리 눈높이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쉬었음' 청년층의 평균 유보임금이 3100만 원 수준으로 높지 않았고, 다른 유형의 미취업 청년들과도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쉬었음' 청년들은 희망 기업 유형으로 중소기업을 꼽은 비중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가장 선호한 다른 미취업 청년층과 비교하면 오히려 눈높이가 낮은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청년 고용 부진은 청년들이 높은 기준을 갖고 기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기보다, 안정적으로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와 맞닿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기업이란 무엇일까.

 

특정 조사 결과가 모든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 공개된 인크루트가 공개한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문화 조사 결과'는 하나의 참고점이 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평적 △과정중심주의 △개방적 △자율 책임 △워라밸 보장 등을 기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년들이 무조건 높은 기준의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갖춰진 기업을 찾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확실한 보상(42.2%)보다 워라벨 보장(57.8%)을 원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란 단순히 높은 임금을 주는 곳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며,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이 아무리 높은 임금을 제시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질적인 안정감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청년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이에 청년 고용 부진을 ‘눈높이’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청년에게 어떤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싶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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