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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 응급처방에 나섰지만…취업의 질도 과제

▷고용부, 청년 일자리 추경 신속 집행 착수…3월 청년 고용률 43.6%·실업률 7.6%
▷첫 취업 11.3개월 걸리고 정규직·비정규직 시급 격차 7185원…취업 이후 여건도 숙제

입력 : 2026-04-20 16:28
청년 고용, 응급처방에 나섰지만…취업의 질도 과제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청년 취업지원 관련 안내문이 놓여있다.(사진=연합)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고용노동부가 20일 제4차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청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채용 위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일경험과 직업훈련, 국민취업지원제도 확대를 통해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 고용률은 43.6%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고, 실업률은 7.6%로 같은 기간 최고 수준이었다. 20·30대 ‘쉬었음’ 청년도 66만1000명에 달했다. 정부가 이번 추경을 ‘속도’의 문제로 꺼내든 배경이다.

 

고용부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등을 통해 파악한 현장 목소리도 녹록지 않다. 청년들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신규채용 축소 우려와 경력채용 선호로 높아진 취업 문턱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실제로 부품제조업과 수출입 관련 기업에서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보류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가 일경험 확대와 우수기업 정보 제공을 앞세운 것은 이런 불안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지금의 청년 고용 문제는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 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 취업 이후의 임금과 고용형태, 일자리 만족도까지 종합해 봐야 실상이 드러난다.

 

◇ 취업문은 여전히 좁고, 첫 취업까지는 더 오래 걸렸다

 

청년층의 첫 취업 소요기간은 2025년 11.3개월로 집계됐다. 고졸 이하 청년은 16.5개월, 대졸 이상은 8.8개월로 차이가 컸다. (자료=국가통계연구원 ‘청년 삶의 질 2025’)

 

국가통계연구원이 펴낸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는 청년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15~29세 청년의 첫 취업 소요기간은 2025년 기준 11.3개월이었다. 전년보다 0.2개월 줄었지만 2015년의 10.0개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었다. 학력에 따른 차이도 선명했다. 

 

고졸 이하 청년은 첫 취업까지 16.5개월이 걸렸고, 대졸 이상은 8.8개월이었다. 같은 청년이라도 어떤 학력을 가졌는지에 따라 첫 일자리로 들어가는 속도부터 큰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고용률만 봐도 청년 내부의 격차가 뚜렷하다. 2024년 기준 15~29세 고용률은 46.1%였지만 30~34세는 80.4%였다. 청년층 전체를 하나로 묶어 보기에는 실제 사정이 꽤 다르다는 얘기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15~29세 고용률은 2023년 46.5%로 OECD 평균 55.3%를 밑돌았다. 실업률은 2024년 5.9%로 낮아졌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추가 취업을 원하거나 즉시 취업이 가능한 사람까지 포함한 확장실업률은 15.6%였다. 겉으로 잡히는 실업률보다 체감 취업난이 훨씬 무겁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 일단 취업해도 문제…임금·고용형태·만족도 격차

 

2024년 청년 시간당 임금은 2만660원이었지만, 정규직은 2만2644원, 비정규직은 1만5459원으로 격차가 7185원 벌어졌다. 자료=국가통계연구원 ‘청년 삶의 질 2025’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취업 이후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9~34세 청년의 시간당 임금은 2만660원이었다. 겉으로는 2015년 1만3200원대에서 꾸준히 오른 흐름이지만, 내부 격차는 더 선명했다. 정규직은 2만2644원, 비정규직은 1만5459원으로 차이가 7185원 벌어졌다. 2015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시급 격차가 3773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이는 오히려 더 커졌다. 

 

교육 수준별로도 고졸 이하 1만6442원, 초대졸 1만9237원, 대졸 2만3416원, 대학원 졸업 이상 3만2657원으로 뚜렷한 격차가 나타났다. 청년 고용 문제를 단순히 “취업률이 오르느냐”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일자리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도 가볍지 않다. 2024년 기준 업무 자율성 조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44.8%, ‘일하는 장소’는 34.0%에 그쳤다. 2023년 일자리 만족도는 36.0%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임금이 낮고, 고용형태가 불안정하며, 자율성과 만족도까지 낮다면 청년층이 느끼는 불안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정부의 추경은 분명 필요한 대응이다. 다만 지금 청년층이 겪는 어려움은 경기 충격에 따른 일시적 채용 위축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취업 문턱을 낮추는 정책과 함께,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취업 이후의 임금과 고용안정성, 일자리 만족도를 함께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청년 고용의 위기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어렵게 취업해도 안심하기 힘든 노동시장 구조의 문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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