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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다트] SK하이닉스, 첫 50조 매출·영업익 37.6조…증권가 “2분기엔 더 높아질 수도”

▷AI 인프라 수요에 HBM·고용량 서버 D램·eSSD 동반 강세…순현금 35조 확보
▷증권가, 2분기 영업이익 57조~64조 전망…가격 지속력·장기계약·투자 부담이 변수

입력 : 2026-04-24 09:47
[증시다트] SK하이닉스, 첫 50조 매출·영업익 37.6조…증권가 “2분기엔 더 높아질 수도” SK하이닉스, 2026년 1분기 주요 경영실적(인포그래픽=SK하이닉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 순이익 40조34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처음으로 분기 5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도 각각 37.6조원, 72%로 창사 이래 최고치다. 

 

회사는 비수기에도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HBM,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같은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5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조4000억원 늘었고, 차입금은 19조3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줄어 순현금도 35조원까지 불어났다.

 

실적 발표 직후 나온 증권가의 해석은 한쪽으로 모인다. “좋았다”는 평가를 넘어, 이번 실적이 HBM 한 품목의 힘만으로 나온 숫자는 아니라는 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 71.5%를 “세계 기업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으로 평가했고, 미래에셋증권은 회사가 초고수익 구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iM증권과 SK증권 역시 1분기 이후의 핵심을 단기 서프라이즈보다 2분기 가격과 물량, 그리고 수요 가시성에서 찾고 있다.

 

◇ HBM만이 아니었다…서버 D램·eSSD가 같이 밀었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HBM 바깥으로도 번졌다는 점이다. 

 

IBK투자증권은 1분기 D램 매출이 전분기 대비 62.1%, 낸드 매출은 55.6%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D램 ASP는 63%, 낸드 ASP는 71.5% 상승한 것으로 봤다. 낸드의 경우 출하량은 줄었지만 SSD 비중이 64%에서 68%로 높아졌고, AI 수요 확대로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이 실적을 떠받쳤다는 분석이다.

 

SK증권도 서버 D램과 eSSD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짚었다. 회사 보도자료에 나온 “D램·낸드 전반의 우호적 가격 환경”이라는 표현을 증권가가 더 구체적인 숫자로 풀어낸 셈이다.

 

 

SK하이닉스, 2026년 1분기 주요 실적 및 시장전망(인포그래픽=SK하이닉스)

이 지점은 역설적으로 HBM 의존도를 다르게 보게 만든다. 

 

iM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이 강했음에도 최근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고 봤는데, 그 이유로 “1분기 가격이 충분히 오르지 못한 HBM의 판매 비중이 높았던 제품 포트폴리오”를 들었다. 다시 말해 이번 분기 실적은 HBM만 잘 팔려서가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까지 가격이 강하게 뛰어오르며 수익성이 넓게 개선된 결과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AI 서버 수요가 HBM에서 서버 D램, eSSD, 낸드까지 번지는 흐름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장은 이를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시선은 2분기로…가격 지속력·장기계약·투자 부담이 핵심

 

이제 관심은 2분기다. 증권사들의 전망치는 더 높다. IBK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을 57조원, iM증권은 58조900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64조4000억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공통분모는 가격이 주도하는 성장 구간이 한 분기 더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SK증권이 정리한 회사 가이던스도 2분기 D램 출하량은 한 자릿수 후반, 낸드는 10%대 중반 증가를 가리킨다. 여기에 IBK투자증권은 2분기 D램 ASP 26%, 낸드 ASP 30% 상승을, iM증권은 D램 32%, 낸드 37% 상승을 각각 반영했다.

 

다만 낙관만 있는 것은 아니다. iM증권은 목표주가 150만원을 유지하면서도 이란 전쟁 장기화로 유동성이 꺾일 경우 AI 투자와 메모리 업황이 함께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166만원으로 올리며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메모리 공급 타이트 상황에 더 주목했다. 

 

IBK투자증권은 180만원 목표주가를 유지했고, SK증권은 장기공급계약이 정착되면 수요 가시성과 투자 효율성이 높아져 업황 변동성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1분기 숫자만 놓고 보면 이미 충분히 강하지만, 시장이 진짜 확인하고 싶은 것은 ‘이 초고수익 구간이 얼마나 길게 이어질 수 있느냐’인 셈이다.

 

회사가 컨퍼런스콜에서 꺼낸 투자와 주주환원 카드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가 M15X 램프업, 용인 클러스터 인프라, EUV 등 핵심 장비 확보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장기 수요 가시성을 고려한 투자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연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마련하고, 미국 ADR 상장도 추진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결국 이번 실적 시즌에서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질문은 단순히 “얼마나 더 벌 수 있나”가 아니다. AI 메모리 수요가 HBM을 넘어 D램과 낸드 전반으로 확산되는 국면에서, 이 회사가 초과 수익을 얼마나 오래 구조화할 수 있느냐가 다음 주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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