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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출 10조 원 시대, 면세점 접고 골목으로 들어왔다

▷ 상반기 방한객 1,071만 명·카드 지출 50.8% 급증…관광수지 3개월 연속 흑자
▷ 체류 기간은 줄었지만 하루 지출은 11% 증가…생활형·체험형 소비 확산
▷ 지방 관광 이어가려면 간편결제·지도 앱·교통 예약 등 수용태세 개선해야

입력 : 2026-07-29 13:32
외국인 지출 10조 원 시대, 면세점 접고 골목으로 들어왔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방한 외래객 1,000만 시대를 넘어선 데 이어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 10조 원을 돌파했다. 관광수지 역시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한국 관광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흑자 흐름을 지속하려면 해외 간편결제 연동과 외국어 지도 서비스 개선, 지방 관광 전문인력 확보 등 현장 수용태세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6월 관광 실적 보고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방한 외래관광객 수는 1,07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출액의 증가 속도'다. 상반기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지출액은 10조 3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8% 급증했다. 외국인 방문객 수 증가율보다 카드 지출액 증가율이 2.4배가량 가파른 셈이다.

 

10조 원 돌파 시점 역시 지난해 9월과 비교해 3개월이나 앞당겨졌다.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뿌리고 간 외화가 급증하면서 수년간 만성 적자를 면치 못했던 대한민국 관광수지도 전환점을 맞았다. 2025년 내내 월 -5억~-14억 달러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던 관광수지는 2026년 3월 흑자로 돌아선 이후 5월까지 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면세점 대신 로드샵·피부과로… '체험형 소비'가 끌어올린 지출 단가

 

외국인 관광각의 지출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관광 소비 방식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기존의 관람형 관광은 지출이 저렴한 입장료나 이동 비용에 그쳤지만 일상 체험은 도심 상권 탐방부터 쇼핑, K-뷰티·의료 서비스 이용까지 하루 동선 전체가 유료 소비 활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단순 구경을 넘어 한국인이 즐기는 고단가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구매하면서 관광의 '소비 밀도'가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에서 가장 먼저 체감된다. ‘가장 좋았던 방문지’를 묻는 조사에서 성수동을 선택한 비율은 지난해 1분기 3.8%에서 올해 1분기 7.2%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경복궁 등 전통 관광지가 6~7%대의 선호도를 유지한 반면, 팝업스토어와 K-패션·뷰티 상권이 밀집해 '한국인의 지금 일상'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성수동의 상승세가 단연 두드러졌다.

 

나아가 일상 체험은 단순한 장소 방문이나 상품 구매를 넘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는 고부가가치 소비'로까지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병원·미용 분야다. 병원·미용 분야의 사전 예약률은 7.1%를 기록했는데, 이는 피부과와 에스테틱 등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받는 미용 케어 서비스 자체가 방한의 핵심 목적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전체 지출액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관광객들이 도심 속 장소부터 고단가 서비스까지 한국인의 일상을 깊이 있게 체험하면서, 체류 기간은 짧아졌지만 하루에 쓰는 금액은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외래관광객조사 보고서(2026년 1분기 잠정치)에 따르면 외국인의 평균 체류 기간은 2024년 6.7일에서 2025년 6.5일, 2026년 1분기 6.1일로 점차 짧아졌다. 반면 항공료를 제외한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액은 지난해 약 33만 원(228.1달러)에서 올해 약 37만 원(252.9달러)으로 11%가량 늘었다.

 

◇ 지방 확산과 FIT 전환이 이끈 '질적 체질 개선'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면세점에서 로드숍과 골목상권으로 확산하는 현상을 한국 관광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신호로 평가한다. 단체 패키지에서 개별여행(FIT) 중심으로 관광 형태가 바뀌면서 대기업 면세점에 집중됐던 소비가 음식점과 카페, 소규모 매장 등 지역 상권 전반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과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면세점 쇼핑과 비교하면 소비 총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생활형·체험형 관광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실질적인 파급효과는 더 크다"며 "성수동 등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소비 구조로 바뀐 것은 한국 관광 생태계에 바람직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을 지방 관광과 재방문으로 연결하려면 관광 수용태세 개선이 필요하다. 외국어 지도 서비스의 부족과 해외 간편결제 이용 제한, KTX·고속버스 예약의 불편은 개별관광객의 지역 이동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관광지의 바가지요금 논란과 지역 관광상품을 기획·운영할 전문인력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교수는 "지방 관광 활성화의 핵심은 현장에서 고품질 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할 지역 관광 인재를 육성하는 데 있다"며 "지도와 결제 시스템의 연동성을 개선하고 바가지요금을 근절해 관광지의 신뢰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석찬 사진
장석찬 기자  seokchanj26@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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