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장관 자택 시위에 장애인거주시설 부모회 반발..."준비 없는 탈시설, 생존권 위협"
▷복지부 장관 자택 인근까지 이동해 포체투지·면담 요구
▷“자택 앞 압박, 사회적 공감 얻기 어려워…시설도 선택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8일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 앞에서 '포체투지'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보건복지부 장관 자택 인근까지 이동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두고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들이 반발했다.
이들은 "공직자 자택까지 찾아가는 시위 방식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 전장연이 요구하는 탈시설 역시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장애인의 현실과 선택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전장연은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 앞에 모여 보건복지부 장관 자택 인근까지 이동하며 포체투지를 진행하고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포체투지는 불교의 오체투지에서 ‘오’(五) 대신 ‘기어갈 포’(匍)자를 사용한 표현으로, 중증장애인들이 바닥을 기어 이동하며 자신들의 요구와 절박함을 알리는 시위 방식이다.
이에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이하 부모회)는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전장연의 시위 방식과 탈시설 요구에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부모회는 "공직자 개인의 자택 앞까지 찾아가 압박을 가하는 시위 방식은 정당한 정책 건의가 아닌 위력 행사이자 사생활 침해"라며 비판했다.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이어 공직자 개인의 삶까지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부모회는 시위 방식뿐 아니라 전장연이 요구하는 '탈시설'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에게 전문적인 의료·돌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탈시설을 강요하는 것은 장애인을 방치하고 돌봄 부담을 가족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의 핵심 가치인 '자기결정권'과 '선택의 자유'를 언급하며, 거주시설 역시 최중증장애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전문 주거·복지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당사자와 가족의 선택권을 무시한 일방적인 탈시설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는 게 부모회 측 입장이다.
부모회는 특정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단일한 정책 방향을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필요한 돌봄과 지원이 다른 만큼 탈시설이라는 하나의 방향만을 모든 장애인에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모회는 성명서에서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유형과 정도의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이 존재한다"며 "거주시설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살아갈 권리를 요구하는 수많은 최중증장애인과 부모들의 목소리 역시 엄연한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라고 밝혔다.
정부와 보건복지부를 향해서는 거주시설과 지역사회 자립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 아닌 '투트랙(Two-Track) 복지 체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시설의 현대화와 전문성 강화, 종사자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자립 지원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현아 부모회 대표는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최중증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거주시설은 생명줄과 같다"며 "준비 없는 탈시설만을 강요하며 공직자 자택까지 압박하는 과격 시위는 진정한 장애인 권리 보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특정 단체의 위력 행사에 타협하지 말고, 실질적 돌봄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즈경제는 부모회 측의 비판과 관련해 전장연의 입장을 듣기 위해 공식 답변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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