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스마트폰 없는 학교, 답일까…‘폰 프리 스쿨’ 둘러싼 교육현장의 속내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1호 핵심 공약...학습권 보호 등 목적
▷교사단체 "정책 취지 공감…관리 부담 줄일 안전장치 필요"
▷학부모 "긴급 연락 막히고 학생 보호 수단도 사라질라"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 하는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사진=연합)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폰 프리 스쿨’은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첫날 1호로 결재한 핵심 공약이다. 학교 일과 중 교육 활동과 무관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독서와 예술, 체육 활동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내 학교들은 학기 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칙 개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책을 바라보는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7.3%가 교내 스마트폰 수거·보관에 공감했고, 70.2%는 정책 효과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학부모의 공감 비율은 84.0%로 더 높았다. 그렇다면 실제 교육현장에서도 이를 같은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에 위즈경제는 교사·학부모·학생·전문가에게 ‘폰 프리 스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다. [편집자주]
◇교사단체 “규제 취지 공감…현장 부담 줄일 안전장치 필요”
교사단체들은 이번 정책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현장 안착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 학생의 디지털 노출을 줄이고 교실 내 상호작용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쉬는 시간 몰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온라인 범죄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내놨다.
다만 학생의 건강 상태나 가정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적용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 환자의 인슐린 관리처럼 스마트폰 사용이 필요한 경우나 긴급 연락이 불가피한 학생에게는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지은 초등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일률적으로 모든 것을 막기보다 스마트폰 없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활동을 충분히 설계한 뒤 제도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에게 단속과 관리 책임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현승호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지금도 현장에서는 스마트폰을 속옷에 숨기고 가져가 보라고 교사를 모욕하는 등 실랑이가 끊이지 않는다"며 "단속 부담을 교사에게만 지우면 분실·파손 책임이나 인권 침해 민원으로 결국 교사만 다치는 독박 구조가 된다"고 비판했다.
수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실·파손 사고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이유진 경기교사노조 정책실장은 "현재 200만 원 수준인 교육청의 보장 범위를 확대해 교사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초·중·고교의 수업 중 스마트폰 수거 및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기 분실·파손에 대해, 학교안전공제중앙회를 통해 학교당 최대 2,000만 원, 기기당 최대 200만 원까지 보상을 받는다.
◇ "긴급 연락 막히고 학생 보호 수단도 사라질라"
학부모 단체는 이번 정책이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행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학생과 학부모, 학교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일괄적인 제한부터 추진했다는 것이다. 적응·훈련기간 없이 관련 정책이 시행될 경우 학교와 가정 간 긴급 연락에 공백이 생기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최근 교권 보호 조치로 교사의 개인 연락처 공개가 제한되고 ‘E알리미’ 등 단방향 알림 앱 사용이 늘면서 긴급 상황에도 자녀나 담임교사와 바로 연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신희 전국학부모단체 대표는 "학생의 스마트폰까지 제한하면 긴급 상황 때 자녀나 담임교사와 바로 연락하기 어렵고 결국 학교 행정 절차를 거쳐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며 "교실을 청정구역으로 만들겠다면서 이 과정에서 생기는 소통 공백과 불안을 학부모에게 떠넘긴 꼴"이라고 꼬집었다.
학생이 녹음이나 촬영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최소한의 수단까지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학생이나 보호자가 확보한 녹음 자료가 교사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학대 의혹을 외부에 알리고 수사를 요청하는 단서가 된 사례도 있다. 이 대표는 "스마트 사용을 제한하더라도 학생이 학내 문제를 신고하고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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