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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 10초에 가격 띄우고 3분 만에 빠졌다”…가상자산 ‘경주마 효과’ 시세조종 적발

▷ 금융위, 초단기 시세조종 혐의자 고발…수억 원대 물량 고점 전가 구조
▷ “정각 급등 추종 매수 위험”…거래소 예방조치 미흡도 함께 지적

입력 : 2026.03.18 17:30:00
“정각 10초에 가격 띄우고 3분 만에 빠졌다”…가상자산 ‘경주마 효과’ 시세조종 적발 고가매수 전/후 가격상승률 변동 내역 참고 예시(1개 종목 기준)(표=금융위원회)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의 특정 시각 가격 변동률 초기화 구조를 악용해 초단기 시세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의 시세조종 사례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열린 제5차 정례회의에서 가상자산 시세조종 행위 혐의자 1건에 대해 수사기관 고발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거래소마다 일정 시각에 가격 상승률이 초기화되는 구조를 이용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정 종목으로 집중되는 이른바 ‘경주마 효과’를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해당 시점에 가격이 급등하는 종목을 추종 매수하려는 투자 심리를 자극해 매수세를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10초 내 매도 시작, 3분 내 전량 처분”…초단기 시세조종 구조

 

금융당국에 따르면 혐의자는 사전에 특정 가상자산을 저가에 매집한 뒤, 정각 시점에 수억 원 규모의 고가 매수 주문을 단 한 차례 제출해 시세를 급등시켰다. 이로 인해 해당 종목은 거래소 화면에서 상승률 상위권으로 올라서며 일반 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후 혐의자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초기, 평균 10초 이내에 매도를 시작해 약 3분 내 보유 물량을 전량 처분하고 차익을 실현했다.

 

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순위가 하락할 경우 추가 고가 매수 주문을 넣어 다시 상승률 상위권에 재진입시키는 방식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단발성 거래가 아니라 가격 순위 자체를 ‘관리’하는 형태의 시세조종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혐의자는 수십 개 종목을 대상으로 유사한 패턴을 반복하며, 같은 날 여러 종목을 매집한 뒤 하루에 한 종목씩 순차적으로 시세를 띄우는 계획적인 거래를 이어온 정황도 확인됐다.


◇“정각 급등 따라가면 급락 위험”…투자자 유의 필요

 

금융당국은 이 같은 구조에서 일반 투자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각에 급등하는 종목을 단순한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오인해 추종 매수할 경우, 언제든지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가 매수 주문이 단 한 차례라도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 인정되고, 이러한 행위가 반복될 경우 불공정거래로 판단돼 조사 및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이상거래 예방조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던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예방조치 대상 거래 유형을 확대·표준화하고, 이상거래 반복 시 주문 제한을 강화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시행 중이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시장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고, 적발된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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