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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권익옹호기관 성폭력 파장… 전장연 책임론 놓고 공방

▷광주법원, 전직 조사관 A씨 항소기각...징역 10년 유지
▷"전장연, 내부 사건에 침묵"VS"직접 연계 해석은 무리"

입력 : 2026.04.02 11:16:00
제주 권익옹호기관 성폭력 파장… 전장연 책임론 놓고 공방 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광주고법 제주재판부가 전직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조사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징역 10년을 유지하면서 장애계 내부 책임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부모회(이하 '전장연)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을 향해 "하부조직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냐"며 비판했지만 전장연 측과 직접 연결해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함께 제기됐다.

 

광주고법 제주재판부는 지난 1일 전직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조사관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부모와 합의가 있었더라도 피해자 본인이 처벌을 원하면 감경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0월 미성년 지적장애인을 포함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진영 내부 성폭력 앞에 침묵"VS"해당 사건 적극 지원해와"

 

부모회는 성명을 통해 전장연을 비판했다. 제주 사건의 운영법인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과 최근 교장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충북 옥천의 '해뜨는학교(야학)' 등이 모두 전장연의 핵심 기반 조직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및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부모회는 "전장연은 각종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자기 진영 내부의 참혹한 성폭력 앞에서는 침묵하고 있다"며 "타인에게 들이대던 엄격한 잣대를 스스로에게도 적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권운동이 아니라 권력의 자기보호일 뿐"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본지는 전장연 측 입장은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신 연대 단체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이승헌 사무국장을 통해 관련한 입장을 들었다. 이 사무국장은 전장연과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관계를 직접 연결해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양측의 관계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 사무국장은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현재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위탁 법인을 이미 철회한 상태”라며 “위탁 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기관 직원들도 전면적으로 교체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작년 기준으로도 해당 사건 당시의 연대 단체와 같은 구조로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위탁을 맡은 이후에는 이 사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쪽에서 대응해 왔다”고 말했다.

 

◇책임 공방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것은 피해자 보호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한 단체를 겨냥한 공방에 있지 않다. 장애인의 권익을 지키라고 만든 제도와 기관이 오히려 가장 약한 사람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데 본질이 있다. 

 

부모회는 구조적 책임을 묻고 있고, 연대 단체는 현재의 운영 주체와 과거 사건을 단순 연결해선 안 된다고 반박한다. 두 주장 모두 따져볼 지점이 있다. 

 

다만 그 어떤 설명도 피해 사실의 무게를 가리거나 책임 규명의 필요성을 늦추는 이유가 돼선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사건 당시의 책임은 끝까지 밝히고, 현재의 제도와 운영은 더 촘촘히 점검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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