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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AI 주도권 놓고 경쟁 중인데… 국내 스타트업은 생존에 급급

▷챗GPT 흔들리는 독주, 제미나이·뤼튼 추격
▷국내 AI 스타트업의 현실은 왜 추운가

입력 : 2025.12.19 15:00 수정 : 2025.12.19 15:47
세계는 AI 주도권 놓고 경쟁 중인데… 국내 스타트업은 생존에 급급 (일러스트=챗GPT로 생성된 이미지)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챗GPT 천하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국내 AI 스타트업 ‘뤼튼’ 등 국내외 추격전이 본격화되며 생성형 AI 시장의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1일까지 휴대폰 이용자 3148명을 대상으로 한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 생성형 AI 서비스 중 이용경험률 1위는 챗GPT(54%)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2위는 구글의 ‘제미나이’가 30%로 나타났으며, 3위와 4위에는 국산 서비스인 ‘에이닷(17%)’과 ‘뤼튼(13%)’이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제미나이와 뤼튼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제미나이는 챗GPT에는 뒷처졌지만, 반년 새 이용경험률이 16%p 상승하며,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6월 신규 출시한 제미나이 2.5모델이 높은 성능을 인정받으며, 이용자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뤼튼 역시 같은 기간 6% 상승률을 기록했다. 뤼튼의 경우, AI 검색과 생산성 보조 기능, ‘나만의 AI’ 등 개인화 기능을 강화한 ‘뤼튼 3.0’ 출시가 주요 배경이 됐을 것으로 분석됐으며, 지드래곤을 홍보 모델로 기용한 광고 전략도 상승세에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지율 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챗GPT는 인지율 66%로 단독 1위를 지켰으며, 제미나이는 49%로 2위에 올랐다.

 

이는 올해 상반기 대비 18%p 상승한 수치로, 챗GPT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뤼튼(34%)은 3위인 에이닷(42%)에 이어 4위를 차지했지만, 인지율 상승폭은 20%p에 달해 성장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생성형 AI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역시 높은 이용 흐름을 보이며 시장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선 국내 소비자 4명 중 3명이 평균 2.2개의 AI 서비스를 이용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주 1회 이상’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생성형 AI가 일상적 활용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AI 서비스를 한 번 이상 이용해본 소비자는 74%로 집계됐다.

 

이용 빈도별로는 ‘주 3~4회’가 26%로 가장 높았으며, ‘주1~2회’와 ‘거의 매일’은 각각 동일하게 23%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86%)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20대(83%), 40대·10대(67%), 60대 이상(56%) 순이었다.

 

다만, 생성형 AI가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작 AI 시대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쉽지 않은 현실에 놓여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개한 ‘국내 AI 스타트업 R&D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AI 스타트업의 3년 생존율은 56.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일반기업(72.7%) 혹은 전산업 평균(68.8%)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AI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가 초기 시장 안착과 성장 기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AI 스타트업의 재원 구조에서도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AI 스타트업의 연구개발비 중 정부재원 비중은 2023년 기준 22.9%로, 전산업 평균인 5.7%의 4배에 달하며, 외부 민간재원 중 기업으로부터 유입되는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3.6%로 전산업 평균(0.6%) 대비 무려 6배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AI 스타트업이 타 기업군에 비해 정부와 민간 모두의 외부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기술 난이도가 높고 시장 불확실성이 큰 산업 특성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금 운용 여력이 매우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이에 보고서는 AI 스타트업이 국가의 전략산업 주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정부 정책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특히 창업 초기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R&D투자 보완과 민간 투자 전후로의 단계별 지원, 인재·기술·시장 간의 유기적 연결 구축이 향후 생태계 조성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글로벌 패권경쟁의 승패는 AI 주도권 확보에 달려있으며, AI 혁신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AI 스타트업의 생존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라며 “과감한 R&D 지원과 생태계 정비를 통해 우리 AI 스타트업이 글로벌 전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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