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제도 이대로 괜찮나...'회생' 낙인에 다시 무너지는 기업들 [피해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4곳 중 1곳 회생폐지 수순 밟아...강제집행 착수로 파산 가능성 높아
▷낮은 신용등급 탓에 계약 무산되고 금융권 대출 제한으로 자금줄 막혀
▷업계 "신용사면제도 확대하고 회생기업 자금대여(DIP) 활성화 시급"
![기업회생제도 이대로 괜찮나...'회생' 낙인에 다시 무너지는 기업들 [피해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upload/1caa992e108a45c7b6f1c3e60b4970b9.jpg)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중공업 대표 A씨는 최근 고객사로부터 수 억원대 납품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신용보증기관이 신용등급이 낮다며 이행보증보험을 거절해 사업기회가 무산됐다. 결국 계약은 성사되지 못하고 사업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은행도 과거 이력을 이유로 대출을 꺼리면서 사업을 운영할 자금줄마저 막혔다. A씨는 "돈을 벌어야 갚을 수 있는데 애초에 기회를 막아버리니 채무 변제는 커녕 파산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법원의 회생 인가를 받고도 끝내 폐지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부실기업이라는 낙인효과로 채무변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상으로 기업 재건의 문이 열렸지만 시장의 현실은 여전히 닫혀 있는 구조적 모순이 드러난 셈이다. 업계에선 개인에만 적용되는 신용사면 제도를 기업에도 확대 적용하고 회생기업 자금대여(DIP)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한국기업회생협회가 대법원 사법통계(2020~2023년)를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인가 후 폐지 비율은 2023년 24.43%를 기록했다. 회생 인가를 받은 4곳 중 1곳이 법원으로부터 회생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계(2024~2025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민간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폐지된 기업 수가 늘었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해당 비율은 더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가 후 폐지는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제대로 못하거나 영업실적이 현저히 악화돼 회복될 가능성이 없을 경우 결정된다. 폐지가 결정되면 회생 과정에서 부여된 채무 변제 유예, 강제집행 금지 등의 보호 조치가 모두 사라진다. 채권자들은 즉시 변제를 요구하거나 강제집행에 착수할 수 있어 결국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회생기업이 끝내 '회생'하지 못하는 이유
회생인가를 받거나 종결된 기업들은 신용평가사로부터 낮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통상 이들은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을 인지한 시점에 C등급을 부여하고 법원에 의해 개시 결정이 날 경우 D등급을 부여한다. 회생절차가 종결됐어도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상태가 개선됐지만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윤병운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은 "회생 인가를 받은 기업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대략 70%의 부채가 탕감된다. 이는 일반 기업 기준으로 보면 B+ 등급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갖췄다는 의미"라면서 "그럼에도 회생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D등급으로 낙인찍혀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신용등급은 회생인가를 받은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발목을 잡는다. 실제 신용보증기관에서 낮은 신용등급을 이유로 이행보증을 받지 못해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대기업 등 다수 거래처는 자체 규정상 이행보증보험 없이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회생기업은 사업기회가 무산돼 재무구조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회생 이력을 근거로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최근 회생인가를 받은 한 중소기업 대표 B씨는 "낮은 신용등급을 이유로 신용보증기관으로부터 이행보증을 받지 못해 어렵게 따낸 사업기회가 무산됐다. 최근엔 은행도 회생이력을 걸고 넘어지면서 대출을 꺼리며 자금 조달 창구마저 막힌 상황"이라며 "법원이 회생을 허가해줬지만 현실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회생 인가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회생 절차가 종결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라는 게 회생인가 기업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경제 전반에 악영향..."홀로서기 가능하게 해야"
문제는 이들이 파산으로 내몰릴 경우 그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기업회생 실패는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지고 이는 대량 실직과 지역경제 침체를 낳는다. 결국 국민경제 전반의 불황으로 번지며 사회 전체가 그 부담을 고스라히 떠안게 되는 셈이다. 특히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기업이 사라지면 산업경쟁력까지 악화돼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성마저 위협받게 된다.
조붕구 전(前) 금융정의연대 이사는 "현재처럼 회생기업이 잇따라 파산하면 그간 쌓아온 유무형자산과 기업가의 경험과 노하우마저 함께 사라진다"며 "이런 사회적 자산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 것은 국가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회생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법인에 대한 신용사면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용사면이란 특정 기한 내 연체가 발생했지만 이후 전액 상환을 완료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연체 기록을 삭제해주는 제도다. 현재는 개인 채무자에게만 적용된다.
윤병운 한국기업회생협회 회장은 "일정기간 채무 상환이 잘 이뤄진 기업들 대상으로 신용사면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회생기업이라는 낙인이 사라져 신용등급 상향이 이뤄지면 정상적인 기업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생인가 기업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회생기업 자금대여(DIP)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DIP금융은 회생기업의 자금 선순환을 촉진하고 회생 절차의 성공률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정부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관련펀드를 조성해 회생기업의 재기를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 대상은 규모가 크고 회수 가능성이 높은 일부 우량 기업에 한정돼 있다.
윤 회장은 "회생인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 DIP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매출 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원자재 구입이나 인건비 등 기본 경비 부담을 덜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회생기업이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며 진정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행보증보험
계약 당사자 중 한쪽(채무자)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 보험사가 다른 쪽 당사자(채권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대신 보상해주는 상품. 이는 계약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보증금 대신 사용되며 입찰·계약·선급금·하자보증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된다.
[피해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는 위즈경제가 진행하는 장기 심층취재 시리즈입니다. 불법사금융,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점점 더 정교해지고 악질적으로 변하는 범죄들과 사회적 부조리 속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일상과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실효성 없는 제도와 소극적인 보호뿐입니다.
가해자는 진화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는 여전히 느리고, 그 책임은 여전히 남의 일입니다. 왜 피해자만이 끝까지 남아서 홀로 그 큰 무게를 감당해야 할까요? 이에 본지는 반복되는 피해의 이면에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짚고, 피해자가 사회에서 더 이상 '관리 대상'이나 '부주의한 개인'으로 낙인 찍히지 않도록 목소리를 모으고자 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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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스 어떻게 이화그룹주식을 매집했을까 자기회사도 자본잠식 상태로 빠제허우적되는데 자기이익을 위해 했는데 그게. 잘되지 읺으니깐 이화 그룹주주 연대 들먹이면서. 우리를 보호한다고. 말도 안도는 소리를. 하면서 상장폐지 되기전에 고민하고 주주연대와 이야기하고 해법을 찿아야지 자기들이. 불리하니깐 이제와서 먼소리 하는건지 어처구니 없네 돈에 미쳐가는 사람들은 모든게 돈으로 만보이는법이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는. 이치를 아직도 모르고있구나 진정으로 자기성찰을 해보시요
2코아스나 이화그룹 3사나 주주들 가지고 노는건 도낀개낀이네 피해주주 구제할 생각이였다면 상장폐지 되기전에 했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정리매매 기간에 헐값에 주식사들여 경영권 장악 하려다 차질 생기니 이제와서 피해주주들을 생각하는척 하네 지금이라도 정의 실현 할라치면 이화주주연대에 진심어린 협조를 구해 보는건 어떨지? 세상만사 너무 쉽게 보는 코아스네
3코아스의 진정성 이슨 사과와 피해복구를 원합니다
4코아스의 정의는 이화그룹사태로 벼랑에 내몰린 주주들의 피눈물을 밟고서 부르짖는 헛소리에 있고 이화그룹의 정의는 피해주주들을 외면하는곳에 있는가?
5코아스는 언젠가 그대로 돌려받을 것이다. 힘없는 주주들 그것도 정리매매때 인수해놓고 지분모자라니 소액주주연대타령을 해대는구나. 꺼져라.. 이화그룹3사는 마지막 기회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아직까지 남아있는 이화그룹주주연대 2년 5개월을 버텨온 진성주주들과 협의하고 실질적인 보상안을 마련해라
6자본완전잠식으로 신규 차입금으로 상폐 정매기간에 이화그룹을 먹어보겠단 심상인데, 본인들 회사먼저 정상화 시켜놓지ㅠㅠ 개수작들그만하고 진실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아닌가?
7주주들의 피눈물로 이득을 취하려는 코아스는 반성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