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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르네상스’ 상징이라던 한강버스…출항과 동시에 비판 쏟아져

▷서울시, 18일 서울 첫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 운행 실시
▷환경단체·정치권, 한강버스에 대한 비판 쏟아져

입력 : 2025.09.18 16:00 수정 : 2025.09.18 16:49
‘한강 르네상스’ 상징이라던 한강버스…출항과 동시에 비판 쏟아져 한강 위를 운항 중인 한강버스(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서울시는 18일 오전 11시경 서울의 첫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의 운행이 실시됐다고 밝혔다. 

 

한강버스는 상행(마곡->잠실), 하행(잠실->마곡)으로 구분해 7개 선착장(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총 28.9km 구간을 오가는 수상 교통수단이다.

 

시는 한강버스가 시민들의 여유로운 이동을 비롯해,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도 매력적인 관광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버스는 이날 11시 첫 출항을 시작으로 1시간~1시간 30분 간격으로 하루 14회 운항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다음 달 10일부터는 평일 오전 7시, 주말엔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해 오후 10시 30분까지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한 왕복 30회(평일 기준)로 증편 운항 방침이다. 

 

10월 말 이후에는 선박 4척을 추가해 연내 왕복 48회 확대 운항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요금은 편도 성인 3천 원이며, 대중교통 환승할인이 적용된다. 기후동행카드 사용자의 경우, 5천 원 추가 시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한강버스는 선내 카페테리아를 운영해 커피와 베이글 등 간단한 간식을 즐길 수 있으며, 자전거 거치대(20대)와 휠체어석(4석) 등 시민편의 시설도 구비했다.

 

한강버스 운항 경로와 통과하는 다리에는 안전한 운항을 위한 지능형 CCTV도 설치·운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진행된 한강버스 취항식을 통해 "오늘 우리는 새로운 길을 연다"라며 "서울의 한강버스가 첫 항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의 출항은 한강 르네상스의 정점을 찍는 역사적인 순간이다"라면서 "한강버스는 서울이 제안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며, 단언컨데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의 관점에서 한강 이용의 역사는 한강버스 이전과 이후로 확연하게 나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십수 년 동안 한강공원이 서울의 일상을 혁명적으로 바꿨듯이 오늘의 한강버스가 또 다시 서울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 서울환경연합은 "17일 오전 진행된 한강버스 취항식은 쏟아지는 비에 반쪽짜리 촌극으로 마무리됐다"라며 "하늘마저 외면한 한강버스 사업을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은 "빠른 출퇴근길이라는 약속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2시간 넘게 걸리는 '느림보 유람선'이라는 진실 앞에 무너졌다"면서 "사업비는 3배나 폭증했고, 운항은 세 차례나 연기됐으며, 선박 건조 경험도 없는 업체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만 무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시는 이 사업을 '민간 재원'으로 진행한다고 포장했지만, 이는 명백한 허위이자 기만이다"라며 "총사업비 1750억 원의 대부분을 서울시 출연기관인 SH공사가 떠안는 구조는 한강의 지속가능성과 공공성을 심각히 파괴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최악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시장은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예고된 참사 앞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폭증한 사업비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적자로부터 도망칠 곳은 없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한강버스 취항식이 있었는데, 비바람으로 한강 시계가 1km로 떨어져 출발하지도 못했다고 한다"라며 "날씨가 궂어도 시민들은 매일 출퇴근을 하는 상황에서 날씨 때문에 멈추는 한강버스가 진짜 시민 교통수단이 될 수 있냐"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정확한 기상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이 가져야 할 예측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으며, 운행 중 예기치 못한 기상변화에 시민의 안전을 어떻게 담보할 것이냐"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차라리 '대중교통'이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저렴한 공공 유람선이라고 인정하라"면서 "오세훈 시장이 고집이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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