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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Zoom-In] ‘한 시간에 한 대, 정류장까지 15분’… 교통 사각지대에 갇힌 지역의 현실

▷ 배차 간격 1시간 농어촌 버스, 병원·시장 가기도 불편해
▷ 세종 ‘두루타’, 영암 ‘백원택시’ 등 지자체 해결방안에도 한계 뚜렷
▷ “이동권은 권리”…접근성 중심의 교통정책 전환 절실

입력 : 2025.09.12 17:30
[지역 Zoom-In] ‘한 시간에 한 대, 정류장까지 15분’… 교통 사각지대에 갇힌 지역의 현실 한 시민이 터미널에 붙은 버스 운행시간표를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이수아 기자 =영암군의 한 읍면 지역. 고령 주민들은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운영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외출 계획을 짜야 한다. 그마저도 정류장까지 15분 넘게 걸어야 하기에 병원과 시장 방문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런 상황은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흔한 현실이다. 

 

수도권 중심의 철도·광역교통망 확장은 서울과 인접 지역 주민들의 출퇴근 편의를 크게 높였지만, 비수도권과 농어촌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분위기다. 일부 지역은 철도나 광역버스는 물론, 마을버스 운행도 제한적이어서 주민들은 하루 몇 차례 운행되는 대중교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동권의 제약으로 이어져 교육, 의료, 노동, 문화 등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의 접근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의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읍·면 행정리 마을 37,563개 중 약 2,200곳은 도보 15분 이내에 대중교통 정류장이 없다. 이러한 ‘교통 사각지대’는 특정 계층의 이동권 제약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성훈 전라남도청 교통행정과 교통기획팀장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때문에 지금 지방의 버스 회사들은 전국적으로 적자”라며 “전라남도 곳곳이 사실상 교통 사각지대”라고 밝혔다. 그는 “버스 배차 간격이 짧으면 30분에서 1시간 이상까지 걸리지만, 낮에는 승객 자체가 없어 대부분 빈 차로 운행된다”고 말했다.

 

교통정보 시스템 역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도시에는 대부분의 정류장에 버스정보시스템(BIS)이 구축돼 있어 도착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시골은 여전히 종이 시간표에 의존한다. 이성훈 팀장은 “외지 관광객들은 교통 정보를 미리 알아보고 와야 대중교통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이런 교통 소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요응답형 교통(DRT) 시스템인 ‘두루타’를 운영 중이다. 두루타는 이용자가 전용 앱이나 전화로 차량을 호출하면 두루타 전용 정류장과 일반 정류장 등으로 차량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다. 1회 500원이라는 저렴한 요금으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요응답형 버스인 ‘두루타’ (사진=세종도시교통공사)

 

이지원 세종도시교통공사 교통운영2팀 주임은 “두루타는 특히 고령층의 호응이 높고, 하루 평균 250건 이상의 호출이 이뤄진다”“마을 단위로 찾아가는 방식이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기존 1시간 전 예약형에서 부르면 달려가는 ‘즉시콜’로 변경 후 1년 만에 이용객이 108%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전남 영암군은 교통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원택시, 장애인 콜택시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 중이다. 영암군 교통행정팀 류형철 주무관은 “농어촌 버스는 1일 평균 4회 정도밖에 운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버스를 놓치면 외부로 나가기 어렵다”“이미 젊은 인구는 이미 대부분 떠나고 고령자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에듀버스 등 교육청 주관 통학수단이 없었다면 학생 통학이 농어촌 버스만으로는 힘들다”“공영버스 도입 등 지자체 주도의 교통복지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류형철 주무관은 교통망 소외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k-MaaS’(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암군에서 운영 중인 백원택시, 수요응답형 교통(DRT), 장애인 콜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주민들이 더 쉽고 효율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지역 교통문제는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다. 교통이 불편하면 주민은 의료를 포함한 기초생활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워지고, 삶의 질은 지속적으로 저하된다. 유동인구가 줄어들면 지역 경제는 침체하고, 세수 감소와 함께 지자체 운영도 악순환에 빠진다. 이는 결국 지역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로 이어진다.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는 “교통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윤태관 국토연구원 스마트인프라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교통망 투자를 축소하거나 배제하는 구조는 오히려 지역 붕괴를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익성 중심이 아닌 접근성 중심의 수요응답형 교통, 100원 택시 등 교통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교통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응답형 교통, 백원택시, 통학 전용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의 한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 운수업체에 의존한 구조는 지속 가능성이 낮고, 교통망 정비의 공공성 확보가 쉽지 않다.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가 직접 나서 지역 여건에 맞는 교통 모델을 설계하고, 안정적인 예산과 제도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교통망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지역의 생존을 좌우하는 기반 시설이다. 누구도 거주지에 따라 이동권을 차별받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과 지역의 격차는 더 이상 통계 수치에만 머물지 않고, 국민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주거, 일자리, 교육, 의료 등 핵심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은 지방 인구 유출과 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국가의 균형 발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과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즈경제 [지역 Zoom-In]은 단순한 지역 현황 보도를 넘어, 지역소멸이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지역 주민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청년 인구 유출, 부동산 침체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단순히 정책이나 통계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의 삶을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조명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이수아 사진
이수아 기자  lovepoem430@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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