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규제 25년 만에 손질…가격 남용 판단 요건 완화에 우려 나오는 이유는?
▷공정위, 가격 남용 판단 요건 완화·사업활동 방해 규제 유형 확대
▷전문가 "높은 가격 자체가 시장지배력 남용은 아냐"
▷정상적인 기업활동 제한 우려…경쟁제한성 입증 명확화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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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독과점 사업자의 가격 남용 등을 규제하는 기준을 약 25년 만에 정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존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 남용 판단 요건을 완화하고 규율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러한 규제 강화가 정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높은 가격 자체만으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단정하기 어려운 데다, 과도한 가격 규제가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과 기업의 투자·기술혁신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가격 상승 판단 요건 완화…가격 결정·유지 기준도 마련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독과점 사업자의 가격 남용 판단 요건을 기존 ‘현저한 가격 상승’에서 ‘상당한 가격 상승’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관련 규정 정비는 2001년 이후 약 25년 만이다.
공정위는 기존의 ‘현저한 가격 상승’ 요건을 입증하기 어려워 해당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설명했다. 판단 요건을 완화해 부당한 가격 인상에 대한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부당한 가격 결정·유지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도 마련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하거나 유지·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시행령에는 가격을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에 관한 기준만 마련돼 있다.
개정안은 가격 결정·유지행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이러한 공백을 보완한다. 특히 가격 결정행위는 공급 비용뿐 아니라 다른 시장의 통상적인 가격 수준과도 비교해 판단하도록 했다.
◇ “높은 가격 자체가 남용은 아냐”…시장 진입·투자 위축 우려
반면 가격 남용 판단 문턱을 낮추는 것이 정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진열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거래법은 가격규제법이 아니다”라며 “시장지배력 행사, 즉 가격인상 또는 높은 가격 유지 그 자체는 시장지배력 남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높은 가격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과 생산시설 확대, 투자·기술혁신을 유도하는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남용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시장의 기능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가격 남용 조항에 대해 “그 요건을 완화할 것이 아니라, 가격규제의 부작용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조항 자체의 폐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규제의 핵심은 부당한 경쟁제한행위를 금지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에서도 문제 된 행위가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공정위가 객관적으로 증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입증 책임을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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