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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청 교섭 갈등에 안전 지원 위축까지… 노란봉투법 불확실성 해법은

▷중노위 원청 사용자성 폭넓게 인정…경영계 “교섭 불응 시 형사처벌 부담”
▷법정 안전조치가 사용자성 근거로…“판단 기준 구체화·사회적 대화 필요”

입력 : 2026-08-05 17:03
원·하청 교섭 갈등에 안전 지원 위축까지… 노란봉투법 불확실성 해법은 4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 갈등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앙노동위원회의 편향된 판정과 산업안전 관리의 역설로 현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와 야권은 현장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성과급의 근로조건 제외를 명시하는 시행령 개정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중심의 사회적 대화 등 현실적인 해법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의 무리한 판정 실태와 현장의 불확실성을 조명했다.

 

◇ 원청 사용자성 어디까지…“판정 다투는 동안 형사처벌 부담”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해당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한다.

 

원청이 모든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안에서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는지를 놓고 노동위원회 판정과 기업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구자형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원청 사용자성이 부정된 사건도 중앙노동위원회 단계에서 뒤집히는 사례가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중노위에서 사용자성을 부인받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심문 과정에서 충분한 법리 다툼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놨다. 구 변호사는 “원청 입장에서 법적으로 교섭 의무가 없다는 점을 설명하려 하면 ‘법적인 이야기는 그만하고 교섭부터 하면 안 되겠느냐’는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청이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그동안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경영계의 우려다. 사용자성 여부를 법적으로 다투기 전에 교섭에 응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는 것이다.

 

김동희 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기준정책팀장은 “개정법 시행 이후 1100개가 넘는 하청노조가 400개 이상의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용자성 여부를 재판으로 다투는 과정에서도 부당노동행위 처벌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 안전관리 지원했더니 ‘교섭 책무’로 둔갑… 현장의 역설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 이행이 도리어 단체교섭 사용자성의 근거로 악용되는 '현장의 역설'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팀장은 "노동위는 원청이 산업안전 법령에 따라 하청 근로자의 안전관리 및 시설 개선 지원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실질적 지배력'의 핵심 증거로 삼고 있다"며 "원청의 공익적·법정 안전관리 이행을 단체교섭 의무로 연결해 버리면 원청의 하청 대상 안전지원 활동 자체가 위축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경영계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자 방어권 보완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손해배상책임 완화로 노조의 파업 선택 유인은 커진 반면 사용자의 대항권은 부재하다"며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교섭거부·해태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조항 삭제 등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시행령 배제 조항 신설·경사노위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전문가들은 국회 입법 개정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현장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행정·정책적 해법을 제시했다.

 

구 변호사는 정부 차원의 행정입법(시행령) 활용을 제안했다. "노조법 제2조 제5호의 '근로조건' 범위를 구체화하여, 시행령에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경영성과의 배분에 관한 사항은 근로조건의 결정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소극적 배제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성과급 연동 파업 및 교섭 요구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현장 질의를 통해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현재의 국회 환경상 법 개정안이 단기간에 통과되기는 쉽지 않다"며 "법개정을 국회에만 맡기지 말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학계, 실무, 노사정 합의안을 먼저 만들어 국회로 전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김 의원은 "원청을 절대적 사용자로 만들어 근로계약의 상대성을 훼손하기보다는, 노조법 제29조 등 '교섭 방식과 절차'의 틀 안에서 원·하청 간 갈등을 풀어나가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장석찬 사진
장석찬 기자  seokchanj26@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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