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40년 만에 163엔 돌파…중동 불안·재정 우려 겹쳤다
▷국제유가 급등에 일본 무역수지 악화 우려…엔화 약세 압력 확대
▷원화는 국내 증권자금 유입에 상대적 선방…달러 강세 지속은 부담
엔/달러 환율 장기 추이.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3엔을 넘어서며 약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일본 정부의 재정건전성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대응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영향이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당 162.5엔을 기록한 뒤 미국 시장에서 163.2엔까지 상승했다. 이는 1986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도 오후 3시30분 기준 163.14엔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최근 엔화 약세를 자극한 가장 큰 요인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다. 홍해 폐쇄 우려가 커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1일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섰고, 달러인덱스도 100.9에서 101.2로 상승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엔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7월20일 종가와 비교해 일본 엔화 가치는 0.37% 하락했고, 태국 바트화와 대만 달러화도 각각 0.43%, 0.39%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는 0.06% 하락했다.
◇ 유가 상승에 무역적자 확대…엔화 약세 압력 가중
국제유가 상승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브렌트유 가격은 7월 초 배럴당 71달러 수준에서 93달러까지 오르며 약 30% 상승했다.
일본은 6월 전체 수입액 11조3000억엔 가운데 원유가 9.2%를 차지한다. 특히 원유 수입량의 64.6%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가 오를수록 무역수지 악화 가능성도 커지는 구조다.
실제 6월 일본 무역수지는 4096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1200억엔 적자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가 상승이 수입 비용을 끌어올리면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이는 다시 엔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도 국제유가 상승이 엔화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는 최근 중동 지역의 충돌이 재차 확대된 이후 유가 상승에 대한 달러화의 반응은 앞선 3~4월보다 제한적이지만, 엔화에는 상대적으로 강한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단기간에 약세를 되돌릴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아직 뚜렷한 강세 전환 신호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과거 엔화가 짧은 기간 급격히 강세로 돌아선 사례가 있었던 만큼 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최근 주요 기관의 전망도 실제 환율 흐름과 엇갈린 만큼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화를 함께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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