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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턱 높아진 5월…20대와 제조업이 먼저 밀렸다

▷취업자 2,912만명, 전년 대비 4만명 감소…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 동반 하락
▷20대 취업자 25만1천명·제조업 14만명 감소…상용근로자도 감소 전환

입력 : 2026-06-11 11:02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새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20대에게 5월 고용시장은 더 좁아졌다.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p 떨어졌고, 20대 취업자는 25만1천명 줄었다. 기업이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채용을 늦추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쪽은 이미 일하고 있는 근로자보다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해야 하는 청년층이다.

 

제조업 현장도 비슷한 압박을 받았다.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자동차와 고무·플라스틱, 식료품 등 일부 제조업 취업자는 줄었다. 제조업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명 감소했다. 수출 호조가 곧바로 제조업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고용지표는 한쪽에서는 회복을, 다른 한쪽에서는 균열을 말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늘고 있지만, 가구를 직접 조사해 전체 취업 상태를 보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5월 취업자가 감소로 돌아섰다. 사업체 단위의 고용보험 통계와 달리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농림어업 종사자, 일용근로자 등 다양한 형태의 취업자를 포함한다. 5월 고용동향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고용 둔화가 아니라, 노동시장 내부에서 어떤 일자리가 줄고 어떤 인구가 밀려나는지에 대한 신호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0.5%p 하락했고, 15~64세 고용률은 70.2%로 0.3%p 낮아졌다. 실업자는 87만8천명으로 2만5천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2.9%로 0.1%p 상승했다.

 

 

2026년 5월 고용동향 (인포그래픽=국가데이터처)

  

◇ 취업자 감소 전환…문제는 ‘총량’보다 줄어든 자리의 성격

 

5월 취업자 감소는 숫자만 보면 4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흐름은 가볍지 않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1월 10만명대, 2~3월 20만명대에서 4월 7만명대로 줄었고, 5월에는 감소로 전환됐다. 국가데이터처는 브리핑에서 중동전쟁 장기화와 유가 상승, 공급망 애로 등이 기업 활동에 누적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특정 산업의 고용 감소를 중동전쟁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고용은 생산이나 가격 지표보다 후행성이 있고, 산업별 취업자 증감은 업황, 인구구조, 채용 방식 변화,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산업별로 보면 취업자 감소의 중심은 제조업과 농림어업이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1만2천명 증가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4만4천명, 운수 및 창고업은 3만6천명 늘었다. 반면 제조업은 14만명 줄었고, 농림어업은 12만1천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8만9천명 감소했다.

 

제조업 감소는 단일 업종의 부진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국가데이터처는 의복·액세서리, 전자제품 제조업 등 일부 업종은 증가했지만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식료품 등에서 취업자 감소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식료품은 그동안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감소로 전환됐고, 자동차는 감소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제조업 고용을 충분히 떠받치지 못한 점도 중요하다. 브리핑에서 국가데이터처는 최근 수출 증가가 주로 반도체 등에서 주도되고 있지만, 반도체 업종의 취업자 비중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수출액과 고용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가 경기 지표를 밀어 올리더라도 제조업 전체 일자리를 회복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 20대는 진입이 막히고, 40대는 주력 업종이 흔들렸다

 

연령별로 보면 고용시장의 균열은 더 선명하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17만1천명 증가했고, 30대는 6만2천명, 50대는 2만5천명 늘었다. 반면 20대 취업자는 25만1천명 감소했고, 40대도 4만3천명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전년 동월 대비 2.4%p 하락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0.6%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16.6%로 0.3%p 올랐다. 공식 실업률뿐 아니라 확장된 의미의 고용 어려움도 커진 것이다.

 

국가데이터처는 20대 취업자 감소에 대해 구조적 채용 환경 변화를 지적했다. 경력직 중심 채용 문화, 대규모 공채 축소 등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중동전쟁과 같은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은 기존 인력을 바로 줄이기보다 신규 채용을 늦추거나 판단을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 그 충격은 노동시장에 새로 들어와야 하는 청년층에게 먼저 나타난다.

 

40대 감소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40대 취업자는 3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보였다. 국가데이터처는 40대가 주로 종사하는 건설업, 도소매업 등에서 취업자 감소가 나타난 점을 언급했다. 40대는 가계의 핵심 소득 연령층이라는 점에서 고용 감소가 소비와 주거, 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30대는 취업자가 늘었지만 실업자도 증가했다. 30대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만3천명 늘었다. 이는 고용 상황이 나빠질 때 30대가 바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기보다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 구직활동을 지속하는 경향과 연결된다. 국가데이터처도 30대는 경제활동을 충분히 해야 하는 연령층이기 때문에 고용 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구직활동을 이어가면서 실업률이 올라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60세 이상에서는 취업자와 실업자가 모두 증가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17만1천명 늘었지만 실업자도 1만3천명 증가했다. 노인일자리 등 정책사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되면서, 일자리를 찾는 고령층이 실업자로 남는 흐름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 상용근로자 감소 전환…일자리의 안정성에도 경고등

 

이번 고용동향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종사상 지위별 변화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7천명 감소했고, 임시근로자는 12만1천명 줄었다. 반면 일용근로자는 1만4천명 증가했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8만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2만9천명 늘었지만, 무급가족종사자는 3만4천명 감소했다.

 

상용근로자 감소는 상징성이 크다. 국가데이터처는 상용직이 2000년 1월 이후 약 26년간 장기간 증가해 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난해 5월 상용직 증가 폭이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그러나 상용직 증가 폭이 그동안 둔화돼 왔고, 제조업 감소 폭 확대와 보건복지업 증가 폭 축소가 맞물리면서 감소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용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로 분류된다. 상용직이 줄고 임시직도 감소하는 가운데 일용직과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고용의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신호다. 전체 취업자 수 감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줄어든 일자리의 성격이다. 상용직과 임시직이 함께 줄어든다면 기업의 정규·준정규 고용 여력이 동시에 약해졌을 가능성을 봐야 한다.

 

직업별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사무종사자는 21만3천명, 서비스종사자는 12만8천명,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7만3천명 증가했다. 반면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는 13만9천명, 판매종사자는 12만4천명, 농림어업숙련종사자는 10만6천명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 현장과 판매 현장, 농림어업 현장의 일자리가 동시에 줄어든 것이다.

 

이는 고용시장의 양극적 변화를 보여준다. 복지·서비스·사무직 일부는 늘고 있지만, 제조 현장과 판매 현장, 농림어업 부문은 위축되고 있다. 산업 전환과 소비 구조 변화, 인구 고령화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 비경제활동인구 26만명 증가…청년은 ‘재학·수강’, 고령층은 ‘쉬었음’

 

취업자 감소와 함께 비경제활동인구는 늘었다. 5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598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만4천명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5.2%로 0.4%p 하락했다. 취업자 감소가 단순히 실업자 증가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밖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함께 나타난 셈이다.

 

활동상태별로 보면 육아는 8만8천명 감소했지만, 가사는 12만6천명, 재학·수강은 12만4천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는 61만8천명으로 4만1천명 줄었다. 청년층 일부가 구직 상태로 남기보다 재학·수강 등 비경제활동 상태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60세 이상에서 8만4천명 증가했다. 고령층 인구 증가와 노인일자리 증가세 둔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농림어업 취업자 감소 역시 고령화와 연결된다. 국가데이터처는 농림어업의 경우 농촌사회 고령화로 구조적인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유가 상승과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기존 종사자가 다른 산업이나 노인일자리로 이동하거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직단념자는 33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천명 감소했다. 전체 고용보조지표3은 8.5%로 0.3%p 하락했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16.6%로 0.3%p 상승했다. 전체 지표는 개선됐지만 청년층의 체감 고용난은 더 커졌다는 의미다.

 

◇ 고용보험은 늘고 취업자는 줄었다…두 통계가 함께 말하는 것

 

최근 고용보험 통계에서는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취업자가 감소했다. 두 지표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조사 대상과 목적이 다르다. 고용보험 통계는 보험에 가입한 임금근로자 중심의 행정자료이고, 경제활동인구조사는 가구를 방문해 노동 공급 측면에서 취업자와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를 파악한다.

 

따라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도 자영업자, 농림어업 종사자, 무급가족종사자, 일부 일용근로자, 플랫폼·특수고용 영역의 변화는 별도로 봐야 한다. 5월 고용동향에서 농림어업과 제조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20대와 40대, 상용직·임시직이 동시에 흔들린 것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노동시장 내부의 약한 고리다.

 

이번 지표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고용시장은 더 이상 단순히 취업자 수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반도체 수출이 좋아도 제조업 고용은 줄 수 있고, 복지서비스 일자리가 늘어도 청년층의 안정적 진입 일자리는 줄 수 있다. 고령층 취업자가 늘어도 ‘쉬었음’ 인구와 실업자가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정책의 초점도 바뀌어야 한다. 단기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조업 전환 과정에서 줄어드는 생산·조립 일자리를 어떻게 재배치할지, 청년층이 경력직 중심 채용 구조 속에서 첫 일자리에 진입할 통로를 어떻게 확보할지, 40대 주력 소득층의 건설·도소매 고용 둔화를 어떻게 완충할지가 핵심 과제다.

 

5월 고용동향은 고용시장이 급격히 무너졌다는 신호라기보다, 회복의 기반이 좁아지고 있다는 경고에 가깝다. 서비스업과 고령층 일자리가 일부 지표를 떠받치는 동안 제조업과 청년층, 상용직 일자리의 약세가 커지고 있다. 숫자 위의 고용률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일자리를 잃고, 누가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가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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