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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비] 3040 소비 트렌드…아끼고, 따지고, 신념으로 고른다 ②

▷고정지출 부담에 점심·커피값은 관리…여행·여가에는 과감한 ‘선택적 소비’
▷온·오프라인 실용적으로 오가며 구매…브랜드 충성도와 가치 판단도 영향

입력 : 2026-07-20 14:32
[요즘 소비] 3040 소비 트렌드…아끼고, 따지고, 신념으로 고른다 ② 여의도 증권가 일대(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기보다 아낄 곳과 쓸 곳을 나누는 ‘양면적 소비’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본지는 1020세대부터 3040세대, 5060세대까지 세대별 소비 현장을 통해 불황기 소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3040 직장인들의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무조건 지출을 줄이기보다 아낄 곳과 쓸 곳을 나누는 선택적 소비가 나타나는 한편, 구매 과정에서는 편리와 효율을 따지고, 브랜드를 고를 때는 자신만의 기준과 신념을 반영하는 모습도 두드러지고 있다. 

 

위즈경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와 공덕 일대에서 직장인 8명를 만나 인터뷰를 통해 점심·커피 지출, 여가, 브랜드 충성도 등 3040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짚어봤다.

 

"매달 고정지출이 있다 보니 점심값이나 커피값처럼 자주 나가는 지출은 기준을 정해두고 관리해요. 그렇다고 모든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여행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아끼지 않으려고 합니다"

 

여의도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상현 씨(44)는 평소 소비 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씨의 소비 방식은 예외가 아니었다. 다른 3040 직장인들 역시 점심값과 커피처럼 반복적으로 나가는 지출에는 비교적 뚜렷한 기준을 두고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값의 마지노선은 대체로 1만5000원 안팎이었고, 일부는 1만2000원이나 1만3000원 선에서 식비를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커피 역시 공통적으로 나타난 소비 항목이었다. 인터뷰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3~5회 정도 커피를 구매하고 있었으며, 회사 내 커피머신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 지출을 줄이는 모습도 보였다.

 

◇ 고정지출 부담 속 아낄 곳과 쓸 곳 나누는 ‘선택적 소비’

 


여의도 증권가 일대 식당가(사진=위즈경제)

 

반면 여행과 여가처럼 중요하다고 판단한 영역에서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이민정 씨(35)는 “시간이 있으면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는 편”이라며 “여행 외에는 영화관이나 뮤지컬 같은 공연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영철 씨(47)도 “개인 시간에는 집에서 쉬는 편”이라면서도 “여행을 계획하고 현장에 도착하면 지출에는 비교적 과감해진다”고 했다.

 

인터뷰 응답자 다수는 이런 소비 방식의 배경으로 매달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지출 부담을 언급했다. 이들은 통신비와 대출 원리금, 대출이자 같은 기본적인 금융 비용은 물론 헬스장 등록비, 동호회 회비, 각종 구독료까지 안고 생활하고 있었다. 이른바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먼저 정해져 있다 보니, 남은 금액 안에서 점심과 커피, 생필품 같은 일상생활비를 조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월 소득이 괜찮은 편이더라도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이들의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절약할 수 밖에 없다"며 "1020 세대와 동일하게 절약만 지속하면 심리적 결핍감이 커질 수 있어 취미나 여행과 같이 나의 취향에 맞는 소비 형태인 '취향 소비'에 과감하게 돈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시간·편의 따라 이동…경계 허문 온·오프라인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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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3040세대는 생필품과 취향 소비에서도 온·오프라인을 엄격히 구분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구매 채널을 달리하는 소비 방식을 보였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상품을 직접 확인하고, 반대로 급하게 필요한 경우나 할인 혜택이 있을 때는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식이다.

 

실제 인터뷰 응답자 대부분은 쿠팡과 네이버플러스스토어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필요한 물건이 저렴하게 올라오면 당근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도 함께 활용한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단순히 온라인 소비가 늘었다기보다, 시간과 가격, 편의를 함께 고려해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셈이다.

 

이 교수는 3040 세대의 구독서비스 선호를 '소유에서 사용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로 해석했다. "기성 세대가 소유를 중심에 둔 소비를 해왔다면, 3040 세대는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사용 중심 소비(Use-Centric Consumption)'에 익숙하다"며 "구독은 초기 목돈이 들지 않고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어, 절약과 실리를 챙기려는 3040 세대에게 매우 현실적이고 효용성이 높은 소비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하는 기준이 편의성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있었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도 인터뷰 응답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상현 씨는 “쿠팡은 최근 정보 유출과 관련한 사건이 터진 뒤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반면, 이민정씨는 “급한 상황이나 주말에는 쿠팡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3040세대의 온라인 소비가 단순히 빠르고 편한 채널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신뢰와 편의 사이에서 각자 기준에 따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같은 브랜드를 고르는 이유…충성도와 ‘미닝아웃’은 달랐다

 


생성형 AI(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일부 인터뷰에서는 이른바 ‘미닝아웃’ 소비 경향도 확인됐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피하거나, 반대로 자신이 신뢰하는 브랜드와 제품을 꾸준히 선택하는 방식이다.

 

전자 가전은 LG 제품만 구매하는 경우, 특정 개인정보 이슈 이후 네이버플러스스토어만 이용하는 경우, 특정 필기구 브랜드를 고집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었다. 가격이나 편의만이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개인의 가치 판단이 소비 결정에 함께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전문가는 이 같은 소비 성향을 모두 '미닝아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나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현상에는 '브랜드 로열티(Brand Loyalty)'와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는 서로 다른 동기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브랜드 로열티는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개인의 취향 등 상품 자체의 매력에 기반해 형성되는 충성도인 반면, 미닝아웃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정치적 신념이나 '개념 있는 소비자'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성향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닝아웃 소비의 한계도 짚었다. 이 교수는 "자신의 가치관을 소비로 표현하는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소비를 통해 조성된 기부금이나 후원금이 실제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까지 확인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며 "실질적인 변화나 지속적인 관심 없이 '개념 있는 소비자'라는 이미지나 인정 욕구를 충족하는 데 그친다면, 이러한 미닝아웃 소비는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정지출 부담 속에서 생활비를 조정하고, 필요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구매의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만의 기준까지 반영하는 것. 현장 인터뷰로 본 3040 직장인의 소비는 더 이상 단순한 절약이나 사치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낄 곳은 아끼고, 살 곳은 따지며, 고를 때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소비가 3040세대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장석찬 사진
장석찬 기자  seokchanj26@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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