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Link 인쇄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90달러대 고착 중인 유가…이란전쟁이 바꾼 기업 경영 셈법

▷유가 1%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률 0.021%p↓
▷현대경제연구원 "일시적 충격 아닌 구조적 전환…중장기 대응전략 재설계 시급"

입력 : 2026-06-09 13:00
90달러대 고착 중인 유가…이란전쟁이 바꾼 기업 경영 셈법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미·이란 전쟁이 발발 100일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90달러대에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쟁 전 배럴당 65~70달러 선에서 유지됐던 유가가 40% 이상 뛰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에 직접 경고등이 켜졌다.

 

8일(현지시간) 중동 긴장이 재고조되면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91.3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도 94.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달 2일 발표한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기업 경영 파급 효과' 보고서는 이 상황을 수치로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 상승할 때마다 국내 산업 전반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0.021%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산출됐다.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치솟은 지금을 대입하면 영업이익률 누적 하락 폭은 약 0.84%포인트에 달하는 셈이다. 정유·화학·철강·해운·항공 등 유가 변동에 민감한 업종을 시작으로 충격파가 전 산업군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연구원은 이번 상황이 단기 위기 관리를 넘어 경영 전반의 재설계를 요구한다고 보며, 세 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첫째, 사업계획의 전면 재조정이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2025년 말에 수립한 사업계획의 국제유가 기준치를 현실화하고, 시나리오별 손익 영향을 재산정해 2026년 경영 목표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럴당 9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연간 지속되는 상황을 기준 시나리오로 설정하고, 화학·건설·농업 등 유가 연동 원가 비중이 큰 고위험 업종은 매출 목표 달성보다 손익분기 유가(BEP Oil Price) 이상의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제품·고객군을 선별하고, 가격 전가가 어려운 영역은 물량 축소 또는 계약 조건 재협상을 추진하는 방향도 함께 제안했다.

 

둘째, 조달 전략의 구조적 재설계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상시화되는 상황에서 에너지·원자재 조달 전략을 공급 안정성과 리스크 분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동 단일 루트에 대한 원유·LNG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고 미주·호주·아프리카 등 대체 공급처와의 장기 계약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는 장기 고정가 공급 계약(PPA 등) 체결, 연료 전환(LNG·전기·수소) 투자를 병행해 원가 구조의 유가 민감도 자체를 낮추도록 설비 투자 계획을 재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단기적으로는 주요 원자재의 전략적 재고 수준을 상향 조정하고, 해상 운임 급등과 전쟁위험보험료 인상을 감안한 물류 비용 버퍼를 원가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공급망·시장·투자 전략의 중장기 재편이다.

 

미·중 전략 경쟁, 러-우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맞물리며 글로벌 공급망 분절이 가속화되는 만큼, 보고서는 이를 일시적 혼란이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인식하고 전략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원자재·부품의 조달 경로와 생산 거점을 지정학 리스크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고유가 구조 장기화에 대비해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앞당기는 한편 고유가 수혜 사업으로의 다각화 기회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유가·환율·공급망 시나리오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전략 기획 및 예산 편성 프로세스와 연동하는 위기 대응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