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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블록체인①] “찾고, 고르고, 결제까지”…AI가 소비자가 되는 시대

▷AI 에이전트, 예약·구매·금융거래 수행하는 경제 주체로 부상
▷2027년 이후 에이전트 커머스 본격화…금융 인프라 경쟁도 재편

입력 : 2026-08-19 14:30
[Next 블록체인①] “찾고, 고르고, 결제까지”…AI가 소비자가 되는 시대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생성형 AI가 검색과 추천을 넘어 예약, 구매, 결제, 자산관리까지 대신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경제’가 다가오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26년 8월 발간한 보고서 ‘블록체인의 다음 진화: AI 에이전트 경제 인프라로의 도약’은 AI가 경제활동의 주체로 부상하면서 금융 인프라의 경쟁축이 단순 결제에서 신원 확인, 권한 관리, 거래 검증, 컴플라이언스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즈경제는 보고서를 토대로 블록체인의 역할 변화와 카드·블록체인 진영의 경쟁, 국내 금융권의 과제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다음 주 부산 출장 일정에 맞춰 숙소를 예약하고, 회의 장소 근처 식당까지 잡아줘.” 지금까지 이런 요청은 AI가 후보를 추천하고 사람이 최종 선택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앞으로는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하고, 조건을 비교한 뒤, 예약과 결제까지 직접 수행하는 구조가 확산될 수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블록체인의 다음 진화: AI 에이전트 경제 인프라로의 도약’ 보고서는 이를 ‘AI 에이전트 경제’로 설명한다. 기존 디지털 경제가 인간이 온라인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구조였다면, AI 에이전트 경제는 AI가 인간을 대신해 경제 활동을 수행하는 구조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AI 에이전트는 단순 챗봇이 아니다.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다른 AI나 디지털 서비스와 상호 작용해 일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주체에 가깝다. 개인 비서뿐 아니라 기업의 구매 담당자, 자산관리사, 고객 상담사, 개발자, 공급망 관리자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보고서는 AI 에이전트 경제의 발전 단계를 네 구간으로 나눴다. 현재는 AI가 예약, 구매, 일정 관리 등 복합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단계다. 주요 의사결정과 결제는 여전히 인간의 최종 승인을 거치지만, AI 간 연계 표준과 전용 결제 인프라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2027~2029년에는 ‘에이전트 커머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이 단계에서는 AI가 인간을 대신해 상품 검색, 예약, 금융상품 가입, 결제 등 소비 활동과 금융 거래를 수행한다. 사용자는 일일이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비교하지 않고 목표와 조건만 제시한다. AI는 가격, 일정, 혜택, 위험 조건을 비교해 실행 단계까지 넘어간다.

 

2030~2032년에는 AI가 다른 AI와 직접 협상하거나 거래하는 A2A 경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기업의 구매 AI가 공급업체의 판매 AI와 납기와 가격을 조율하고, 물류 AI가 결제 조건과 배송 경로를 맞추는 식이다. 2033년 이후에는 개인과 기업이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운영하고, AI가 투자·자산관리·세무·공급망 운영 등 다양한 경제 활동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자율 경제’로 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담겼다.

 

이 변화가 금융권에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AI가 직접 거래를 수행하려면 ‘누가 시킨 AI인지’, ‘어디까지 권한을 받았는지’, ‘거래가 정상인지’,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보고서는 AI가 경제 활동을 하기 위해 인간과 같은 수준의 신뢰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신원 확인, 권한 관리, 결제, 컴플라이언스가 핵심이다.

 

지금까지 금융 인프라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돼 왔다. 고객이 본인인증을 하고, 계좌나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그러나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움직이는 순간 기존 구조는 흔들린다. 결제 버튼을 누른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AI라면, 금융사는 사람의 의사와 AI의 실행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한도와 사용처를 넘긴 거래는 누구의 책임일까.

 

AI 에이전트 경제의 본질은 편의성 경쟁을 넘어선다. 지금은 “AI가 일을 대신해준다”는 점이 부각되지만, 실제 시장을 가를 변수는 AI가 안전하게 돈을 쓰고 계약을 맺을 수 있는지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금융 거래로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AI가 소비자가 되는 시대에는 결제 인프라의 의미도 달라진다. 빠르게 돈을 보내는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다. AI의 신원, 권한, 거래 이력, 책임 소재를 함께 검증해야 한다. 결국 AI 에이전트 경제의 승자는 가장 똑똑한 AI를 가진 곳이 아니라, 그 AI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신뢰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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