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폴란드 이후 성장축 찾는다…미국·UAE 협력 확대 모색
▷한미 함정 조선 협력·한-UAE 방산 공동수출 모델 논의
▷주한 UAE대사 “양국, 조달 넘어 공동창조자이자 전략 동반자”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 폴란드 수출로 급성장한 K-방산이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를 새로운 협력 축으로 삼아 수출 시장과 무기체계 다변화에 나선다.
국회와 정부, 국내외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UAE 미래협력 및 K-방산 현재와 미래’ 포럼에서 방산 수출 확대 전략과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칼리두스코리아, 한국국방안보포럼, DX코리아 조직위원회 등이 공동 주관했다.
압둘라 사이프 알 누아이미 주한 UAE대사는 축사에서 “한국과 UAE는 단순한 조달 파트너가 아니라 방위산업, 첨단기술, 인공지능 분야의 공동창조자이자 전략적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정상은 무기 판매를 넘어 공동 개발, 현지 생산, 공동 수출을 포괄하는 한 단계 높은 방위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K-방산이 폴란드 중심의 대규모 수출 성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를 중심으로 K9 자주포, K2 전차, FA-50 경전투기 등 한국산 무기 수출이 크게 늘었지만, 특정 국가와 일부 품목에 의존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이 1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한-UAE 미래 협력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위즈경제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은 기조강연에서 미국과의 함정 조선 협력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방산 수출품과 수출국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지속 가능한 방산 수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국제협력관은 미국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 조선업만으로는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조선업이 보유한 생산 기반과 공급망 역량을 활용하면 양국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협력 방향으로 지원함 해외 건조, 전투함 모듈·블록 단위 협력, 법·제도 기반 정비, 함정 유지보수(MRO) 확대 등을 제안했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SK오션플랜트, HJ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가 갖춘 인프라가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UAE와의 협력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제조 역량과 UAE의 방산 솔루션을 결합하면 제3국 공동수출까지 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UAE 방산업체 칼리두스의 칼리파 무라드 알블루시 최고경영자는 한국과 UAE가 첨단 통합형 대드론·방공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내 조립 생산과 MRO 사업 연계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의 방산 제조 역량과 UAE의 통합 솔루션이 결합하면 전략적 방산협력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방위산업과 무인체계, 첨단 제조, 국방기술 협력도 논의됐다. 방위사업청과 칼리두스, 엣지그룹, 라인메탈,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국내외 기관과 기업이 참여해 미래 방산 협력 전략을 공유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UAE 미래협력 및 K-방산 현재와 미래’ 포럼에서 개회사에서 "UAE가 중동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첨담기술로 그 혁신에 응답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진=위즈경제
국회는 방산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병주 의원은 “UAE가 중동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첨단기술로 그 혁신에 응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회는 방위산업 관련 입법과 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양국 협력의 핵심은 상호 이익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UAE의 운용 경험과 한국의 기술·제조 역량이 결합하면 방산 협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장은 K-방산이 단순 수출 확대를 넘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과 첨단 과학기술이 국방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한국과 UAE는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공동 설계자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폴란드 수출 이후 K-방산이 맞은 과제를 분명히 보여줬다. 수출국과 품목을 넓히고, 조선·AI·무인체계 등 미래 산업과 결합해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 업계가 미국·UAE와의 협력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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