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이스피싱 대응망 넓힌 ASAP…조성목 원장 “민간 사기정보도 연결해야”
▷12주간 14만8000건 공유·2705개 계좌 지급정지…“분절 대응 한계 넘은 진전”
▷“실시간 공유·정보 형식 표준화 필요…민간 사기정보까지 연계해야”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금융·통신·수사기관에 흩어져 있던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연결하는 정보공유·분석 플랫폼 ‘ASAP’이 초기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실제 피해 예방 효과를 높이려면 정보공유 속도와 형식을 개선하고 민간이 보유한 사기정보까지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11일 위즈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SAP의 운영 성과에 대해 “기관별로 나뉘어 있던 대응의 한계를 극복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ASAP은 지난해 10월 은행권 정보를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출범 후 12주 동안 14만8000건의 정보가 공유됐으며, 금융회사들은 이를 활용해 2705개 계좌를 지급정지해 186억5000만원의 피해를 막았다.
조 원장은 “범죄는 기관의 행정 절차보다 빠르고, 예방은 정보가 움직이는 속도만큼만 가능하다”며 “그동안 신고와 지급정지, 수사, 통신 차단이 기관별로 분절돼 초단위로 진행되는 범죄를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에 14만8000건의 정보를 공유하고 186억원대의 피해를 예방한 것은 파편화돼 있던 정보망을 하나로 모았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보여준 성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부터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ASAP의 정보공유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통신사와 수사기관, 제2금융권, 가상자산거래소 등이 의심 계좌와 전화번호, 악성 앱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조 원장은 “보이스피싱은 금융거래만으로 이뤄지는 범죄가 아니다”며 “악성 앱 설치와 스미싱 문자,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세탁 등 여러 수법이 결합돼 있어 은행 정보만으로는 범죄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범죄 의심 전화번호와 통신사의 이상 통신정보, 금융회사가 발견한 의심계좌와 이상거래 정보가 연결되면 개별 정보만 활용할 때보다 위험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범죄가 발생한 뒤 범인을 추적하기 위한 정보공유에서 범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정보공유로 대응 방식이 바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ASAP의 성과를 정보공유 건수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보가 얼마나 신속하게 전달됐는지, 이를 통해 의심계좌와 이상거래를 피해 발생 전에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보이스피싱 대응의 기준은 누가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한 정보가 도착했느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금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계좌로 이동하기 때문에 정보공유가 몇 시간만 늦어져도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며 “가능한 한 실시간에 가깝게 정보를 공유하고 기관마다 다른 정보 형식도 통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간 데이터와의 연계도 과제로 제시했다. 더치트 등 민간 사기예방 플랫폼에는 이용자 신고를 통해 축적된 사기 의심정보와 탐지 기술이 있는 만큼 공공 정보망의 신뢰성에 민간의 신속성을 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보이스피싱 대응정책의 최종 목표는 정보공유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라며 “피해 발생 전 차단액과 의심정보 탐지부터 조치까지 걸린 시간, 반복적으로 악용되는 계좌와 전화번호의 차단율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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