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범죄 조직 계보도. 생성형 AI(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금융범죄 X-파일]은 베일에 싸인 최신 금융범죄 수법과 그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는 코너입니다. 보이스피싱부터 각종 사기 범죄까지, 꼭 알아야 할 구조와 예방법을 알기 쉽게 짚어드립니다. (편집자주)
금융사기는 전화 한 통으로 벌어지는 단순 범죄처럼 보이기 쉽다. 하지만 실제 구조는 훨씬 복잡하다. 해외에 거점을 둔 총책 아래 여러 조직이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방식에 가깝다. 이번에는 금융범죄 조직이 어떻게 짜여 있고, 각 조직이 어떤 역할을 맡는지 핵심만 정리해본다.
◇해외 거점 둔 총책, 범죄 조직의 뿌리
가장 위에는 총책이 있다. 총책은 중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에 거점을 두고 범죄 단지나 사무실을 마련한다. 조직마다 규모와 인원은 다르지만, 총책은 자금 관리와 범죄 비용 투자, 공안·수사기관·정치인 관련 작업 등을 맡는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한국인과 공모해 공동 총책이나 사장·부장·팀장·대리 등의 직책을 두고 조직을 갖춘다.
◇해커와 콜센터, 범행 설계와 실행을 맡다
그 아래에는 해커와 개인정보 수집 조직이 붙는다. 이들은 한국인이 상대로 어떻게 하면 돈을 쉽게 편취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조직이다. 대부분 금융권, 수사기관, 기업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또 사기 전과가 있는 사람들, 실제로 해커나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로 꾸려진다. 이들은 사칭과 범죄 공모에 필요한 해킹 자료, 개인정보, 범죄 수법 등을 연구한다. 해외에서 대포폰과 대포통장, 대포계정을 쓰고 가명을 쓰기 때문에 검거가 어렵고, 검거될 확률도 매우 낮다.
피해자와 직접 접촉하는 건 콜센터 조직이다. 팀워크로 계획적인 사기를 치기 위해서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 검사 사칭, 경찰 사칭, 은행 사칭, 군인 사칭, 가족 사칭, 지인 사칭, 기관 사칭, 러브앱 사기, 중고 물품 사기, 로맨스 스캠 등 각종 주변 문서와 명함, 사이트 파일이 활용된다. 이들 역시 해외에서 대포폰과 대포통장, 대포계정을 사용하고 가명을 쓰기 때문에 특정하기 어렵고 검거 확률도 낮다.
◇번호를 속이고 통로를 만드는 지원 조직
전화번호를 조작하는 범죄 중계기 조직도 있다. 범죄 중계기는 전화번호를 임의로 변조하는 장치로, 보이스피싱 같은 전화금융사기에 주로 쓰인다.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나 인터넷전화가 국내 일반 번호처럼 보이게 하거나, 070·002·003 같은 번호가 아니라 국내 핸드폰 번호나 지역 번호 02·051·032 등으로 표시되도록 속이는 방식이다. 이들은 가상전화, 전화, 오토바이, 늘퀸, 공자, 현장, 모니터 등 인터넷·외국어·스타링크 설치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느 현지에서든지 만든 뒤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국내에서 건 것처럼 위장해 국민을 속이는 도구로 사용한다.
이 역시 해외에서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계정을 사용하고 가명을 써 검거가 쉽지 않다. 자금을 받을 통로를 만드는 대포통장·대포유심 확보 및 공급 조직도 움직인다. 보이스피싱, 전기통신금융사기, 체결적인 금융사기를 저지르기 위해서는 타인 명의의 유심과 타인 명의의 통장 확보가 필수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유심과 통장을 확보해 범죄자에게 공급·유통한다. 이들 역시 해외에서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계정을 사용하고 가명을 쓰며, 한국에서 활동하는 조직원 역시 익명성과 조직성을 띤다.
◇인출과 세탁까지 끝나야 범죄가 완성된다
마지막에는 인출과 자금세탁 조직이 붙는다. 금융사기 피해금은 인출책 등을 통해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깡’이나 지인 소개 형태를 동원해 호텔, 모텔, 사무실 등에서 돈을 나르기도 하고, 여러 가지 고수익 미끼를 내세워 은행 계좌를 빌려 쓰거나 명의를 빌린 계좌로 범죄 수익이 입금되면 몇 자리의 이체를 거쳐 암호화폐와 상품권, 금 등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다. 이들도 해외에서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계정을 사용하고 가명을 쓰기 때문에 특정이 어렵고 검거 확률도 낮다.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은 "겉으로 하나하나 떼어 놓고 보면 이 조직들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공공기관, 지인, 가족 등 권위를 위장해 팀을 짜고 한국을 공격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며 “만약 내가 피해자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한 번쯤 스스로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의 저서 『범죄의 심리학』을 참고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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